26일 자운계율사상연구원 출범

조계종단의 대표 율사이자 계율의 중흥조로서 큰 역할을 한 전 조계종 전계대화상 자운스님의 사상을 조명하고 그 뜻을 널리 알릴 연구단체가 출범했다. 자운계율사상연구원(이사장 세민스님)은 11월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단과 계율’을 주제로 출범 기념 학술세미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자운스님은 종단 전계대화상(스님들에게 계를 내리는 최고 책임자)을 역임하며 구족계단, 식차마나니계단, 사미계단, 보살계단 등 승단의 계율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등 흐트러진 계단(戒壇)을 정비했다.

이를 통해 종단은 이전까지 수계로 인해 발생했던 혼란을 종식시키고 승가 기강을 직접 관장할 수 있게 됐다. 일제강점기와 정화 등을 거치며 조계종 본질이 급격히 훼손될 정도로 혼란에 빠져 있었던 시기, 스님은 계맥을 단절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조선시대 거의 단절됐다가 1982년 복원한 이부승수계 제도도 스님의 원력에 힘입은 바 크다. 비구니 수계제도 부활은 한국여성 불자들의 수계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고영섭 동국대 교수는 자운스님의 계학 중흥과 율풍 진작을 통해 우리사회 중심 종교로 기반을 확고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조계종단 삼학의 수행전통’을 주제로 한 발표문을 통해 “스님은 계율 관련 책들을 번역하고 간행, 유포시켜 한국불교 계율 대중화에 기여했으며 한국계본 간행과 보급에도 노력을 기울였다”며 “스님이 확립한 단일계단 형성은 계정혜 삼학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출가자의 위의를 분명히 하고 조계종과 불교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해인사 경성스님이 ‘조계종 청규와 계율’, 이자랑 동국대 HK연구교수가 ‘조계종단 계단(戒壇)의 역사 및 성격’,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조계종단의 율원(律院)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정기 세미나는 물론 자료수집, 출판 등을 통해 스님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계율 연구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자운스님 뿐 아니라 계율사상, 율장, 율원, 계단, 수계, 청규와 관련된 연구도 적극 진행한다. 또 근대 계율사상 구현에 이바지한 석암스님, 종수스님, 일타스님, 지관스님 등의 생애와 사상도 연구한다. 연구원 이사장은 조계종 원로의원 세민스님, 초대원장에 원로의원 인환스님, 운영위원장에 원로의원 성우스님 등 원로스님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기획실장은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맡았다.  

이날 이사장 세민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스님의 고귀한 뜻과 가르침은 조계종단 구석구석에 배어 있다. 오늘날 조계종단과 한국현대불교는 자운큰스님의 가르침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종단과 한국불교 중흥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대원장을 맡은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스님도 “오랜 불교역사가 증명하듯 계율이 잘 지켜지면 불교가 왕성해지고 계율이 문란한 시기엔 쇠미했다”며 “우리사회 소금 역할을 해야 할 불교가 거꾸로 걱정의 대상이 됐다. 자운큰스님의 원력을 다시 되새겨 한국불교 승풍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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