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엽 가천대 강사 불교미술사학회 세미나서 강조

19세기 영축총림 통도사 백련암에서 제작된 불화들이 당시 사찰에서 행해졌던 만일회(萬日會, 만일의 기한을 정해 염불을 행하는 결사)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최엽 가천대 강사는 불교미술사학회가 지난 15일 통도사성보박물관에서 연 학술대회에서 “이곳에서 제작된 불화들은 1863년 대불사에 맞춰 이듬해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신앙경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강사는 이날 만일회와 가장 관련 있는 성보로 백련암의 ‘석가모니후불홍탱’을 제시했다. 백련암 만일회에 관해서는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관련 기록 2건이 소장돼 있다. 이 중 1875년 한판 기록인 ‘통도사백련정사만일승회기’를 통해 19세기 백련암 만일회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당시 사찰이 쇠퇴한 모습에 개탄하며 암주 관허스님이 발심해 1863년 공사를 시작, 낙성연을 1864년에 실시했다. 1867년엔 정토미타대회를 창설해 이를 유지해가면서 만일 법회를 열고 3일 주야로 염불 정진했다.

최 강사에 따르면 이 불화 화기 첫 부분에 1863년 전라도 목수 30여명을 불러 정월에 공사를 시작해 7월에 마쳤다고 돼 있는데 이는 만일승회기의 기록과 일치한다. 최 강사는 “법당 건립 후 불화를 제작, 봉안했기 때문에 당시 신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강사는 이 불화가 경상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많은 불화를 남긴 하은응상 스님이 수화승(우두머리 스님 화가)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도상과 화풍에서 지역성과 시대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 강사는 불화의 화기와 사찰 불사 기록을 통해 이 스님이 어느 정도 지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866년 김룡사 대성암 불사 기록에도 대웅전을 관장하는 스님으로 등장한다.

최 강사는 “1888년 제작한 김룡사 ‘십육나한도’ 화기에 수화승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산중질(山中秩)에 불법을 전해 대중으로부터 존숭 받는 큰스님 27명 가운데 7번째로 기재돼 있어 이런 사실을 확인해 준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060호/2014년11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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