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사상의학의 만남

불교와사상의학연구회 편저 / 올리브그린

2013년 3월21일부터 6월18일까지 OO대학 OO학과 재학생 78명. 이들에게 명상수행의 구체적인 내용인 동작, 호흡과 이완을 ‘심리적 안정과 집중’이라는 목적에 최적화해서 구성된 명상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스트레스 관련 평가지표인 심박변이도와 대표적인 정신과 유발정서인 우울, 분노, 불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체질별로 적용하여 명상의 긍정적 심리효능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김근우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를 비롯해서 김병수ㆍ이필원 동국대 한의학연구소 연구교수 등이 연구에 대거 참여했다.

이들 교수진은 “명상효과의 범위를 축소해서 살펴보면 자율신경계의 조절이나 뇌파의 변화를 통한 신체적 이완과 집중의 긍정적 효과로 볼 수 있다”며 “명상의 최대이점은 스트레스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대처방법으로서의 역할로 명상수행을 통한 안정된 마음으로의 이행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피력했다.

동국대 병원ㆍ관련학 교수

‘불교와 사상의학 연구회’

“명상 염불 등 불교수행이

사상의학적으로 적용되나…”

연구는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임상시험심의위원회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뒤 연구에 참여를 신청한 지원자의 동의에 따라 인구학적 정보를 청취하고 사상체질진단을 위한 신체계측을 시행했다. 체질에 따른 명상 전후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명상 전에 분노와 우울척도, 심박변이도 등을 측정하고 명상 후에 다시 측정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처럼 동작과 이완, 호흡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개발한 명상프로그램을 선정집단에게 시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효성 있는 긍정적 변화가 있어 심리적 안정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별 분석에서는 소음인에 있어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포함한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왔다. 둘째 심리척도 평가에서도 우울지수, 특정분노, 분노억제, 상태불안, 특정불안의 각각 지수에서 유의성있게 긍정적인 효과가 증명됐다.

특히 체질별 분석에서는 소음인과 태음인에 해당되는 음인(陰人)이 심리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우울증 집단에 비해 불안증 진단 집단에서는 명상프로그램을 통한 불안지수가 확연히 감소됨에 따라 향후 불안장애 환자에 임상적 효과를 가질 것으로 연구진들은 내다봤다. 체질별 분석에서는 역시 태음인과 소음인에 해당되는 음인에게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명상과 염불, 간화선까지

실제 수행현장서 임상시험

수행의 긍정적 효과 ‘연구’

조기룡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교수 등이 연구한 ‘간화선 수행이 중ㆍ고령자의 심리적 특성에 미치는 효과’ 주제 논문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이 프로젝트 역시 중ㆍ고령자를 대상으로 4주간 간화선 수행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연구 대상자의 우울과 불안, 분노 등 심리적 특성변화를 살펴봤다.

임상시험 결과 간화선 수행 역시 명상과 마찬가지로 우울과 불안척도가 유의미하게 감소됐다는 결과다. 이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식관 명상이 우울과 불안 수준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마음챙김 명상이 대학생의 우울증을 경감시킬 가능성을 시사한 또다른 연구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연구진들은 “간화선 수행이 현대인에게 점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울, 불안 등의 정신질환을 감소 또는 예방하고, 치료적 차원에서 충분한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간화선과 명상에 이어 염불은 인간의 심적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2012년 8월3일부터 사흘간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산하단체 수련법회에 참여한 51명을 대상으로 염불의 영향력을 연구한 결과도 눈길을 끈다.

양승규 동국대 한의학연구원 연구교수 등 5인의 연구진에 따르면 이 수련법회에서 활용된 염불수행의 방법은 ‘관세음보살’을 칭명하는 관음정진으로 오전과 오후 1시간씩, 저녁에 2시간씩 진행됐다. 조사결과 염불수행 후에 정신적 불안이 다소 감소됐고 성별로 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이 불안요인 감소율이 높다.

참선과 염불, 명상수행을 하면 막연하게 건강에도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책은 임상시험을 거쳐 불교수행과 사상의학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실이다. 사진은 해인사 여름수련회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결과적으로 연구진들은 “염불수행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자기 스스로 행할 수 있는 명상의 한 방법으로 본 연구를 통해 우울, 불안, 분노가 모두 수행후에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염불수행은 우울과 불안의 경향성을 더 효과적으로 감소시켰음을 알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책은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심신치유의 프로토콜 구축을 위한 불교와 사상의학의 융합연구’라는 과제로 진행된 결과물이다. 연구팀은 불교와 사상의학의 철학적 특징을 인간론적 관점에서 이해를 추구했고, 불교의 수행론이 사상의학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헌적 검토를 거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적인 적용이 가능한가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연구결과의 핵심은 책의 말미에 제시된 ‘α version(체질별 명상프로그램)’이다. 동작명상을 통해 몸의 경직과 긴장을 풀어주고, 이완명상을 통해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도록 구안했다. 그리고 이완명상은 호흡명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전체 6단계의 아우토겐 이완 프로그램 호흡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호흡명상은 수식관을 사용했는데, 들숨과 날숨을 하나로 헤아려 열까지 헤아린 다음, 이것을 반복하는 불교 전통의 방식을 그대로 채용했다. 마지막 이완은 바디스캔으로 의자에 앉거나 선 자세로 실시하는 방식이다.

책은 하루에 30분 본 프로그램을 혼자서도 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연구진들은 “바쁜 일상에서 30분이라도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다면 보다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046호/2014년10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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