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연구소-대불청, 불교문화유산 보존위한 업무협약

김해 진례면의 팔성사지는 통일신라 후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로 이름이 높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곳에 복합스포츠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지 내 대표적인 문화재로 천연 암반에 새긴 마애여래삼존좌상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각한 수준이다.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사지 일대를 조사하고 올 초 발간한 <한국의 사지 현황조사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다.

팔성사지 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폐사지가 무분별한 개발과 무관심 등으로 훼손 위험에 처해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스님)와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전준호)가 폐사지 보호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양 기관은 지난 13일 전법회관에서 ‘불교문화유산의 보존ㆍ관리ㆍ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그동안 상당수의 폐사지가 개발과 경작 등으로 역사적, 학술적 가치규명 없이 훼손ㆍ멸실 되는 등 보호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폐사지에 대한 조사연구와 체계적인 보호 관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불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재청의 문화재지킴이 활동 우수사업 공모에 폐사지 지킴이들의 365프로젝트가 선정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속초, 수원, 화성, 포항, 구미, 김해 등의 지회에서 지역의 유서 깊은 폐사지를 찾아 문화재에 대한 모니터링, 주변 정비 등 자원봉사, 교육 등을 실시한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전국 비지정 사지와 문화재에 대한 자료 제공 및 현장 강의 등을 담당한다.

양 기관이 활동을 펼칠 폐사지는 총 10곳. 한국 가톨릭의 발상지로만 잘못 알려진 여주 주어사지를 비롯해 보물 372호 용암사지 부도와 경상남도유형문화재 4호 석불좌상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관리감독 소홀로 대책이 필요한 진주 용암사지, 강원문화재자료 127호 노학동삼층석탑이 있는 노학동사지 등이다.

이날 정안스님은 인사말에서 “성보는 문화유산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행해 온 역사와 전통의 의미가 더 깊다”며 “성보에 대한 의미를 일반에 공유하고, 종단과 불자들이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선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준호 회장은 “지난해부터 폐사지 지킴이 활동을 해 왔지만 교육 부분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이번 활동을 통해 폐사지가 일반 시민들에게 가치 있는 성보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대불청 브랜드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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