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자 급감, 대안은 없나 ① 점점 줄어드는 출가자

 

출가자 감소 속도 빨라져

지난해 출가한 총 인원

2000년도 절반에 못미쳐

 

20~30대 청년들 대다수

불교나 승단에 대해 무지

종단이 알 기회 제공하고

 

등록행자 25%는 중도포기

퇴사 비율 낮추려 노력 

교육원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지난 6월28일부터 7월6일까지 해남 미황사에서 개최한 세 번째 청년출가학교에는 39명의 행자들이 참가해, 고민을 내려놓고 희망을 찾아 나섰다. 불교신문자료사진

본지는 출가 현황을 점검하고 출가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5회에 걸쳐 연재되는 기사는 2000년대 들어 종단의 출가현황을 짚어보고 출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우선 출가경로 다변화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이와 함께 출가하겠다고 찾아온 행자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행자생활과 수계교육의 개선점과 행자교육현장에서 종사하는 스님들을 통해 출가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는 조계종단의 현실이자 미래다. 출가자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종단 안팎에서는 전국의 사찰보다 스님 수가 적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는 예견 아닌 예견을 하기도 한다. 사찰보존의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전법을 담당할 스님들이 없다는 것은 승단의 위기이며 한국불교 존립과도 직결된다.

21세기 들어 출가자는 얼마나 줄었을까. 2000년대 이후 사미·사미니계 수계교육 수료자 통계를 보면 급감하는 출가자 수를 실감할 수 있다. 1990년대 연간 400~500여명에 달하던 출가자는 2000년 52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0년 수계교육(당시 행자교육)을 보면 상반기에 302명, 하반기에 226명이 수료해 사미·사미니계를 받았다. 이후 서서히 줄다 2010년을 전후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는다. 2009년부터 연간 수계를 받는 사미니 수가 두 자리 대로 떨어진 것이다. 2013년 한 해에 사미·사미니계 수지자는 236명으로, 이 중 사미니는 73명에 불과했다. 2000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고령출가자의 비율도 높다. 교육원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종단등록행자 320명 중 40대 이상 행자가 135명으로 42%에 달한다. 2013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322명 행자 가운데 131명이 40대 이상, 45세 이상은 68명으로 20대가 64명인 것과 비교된다.

20~30대 젊은 층들은 왜 출가를 하지 않을까. 대다수는 출가를 생각해 본적이 없고, 불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종단이 운영하는 출가사이트(monk.buddhism.or.kr) 게시판에 올라온 출가관련 문의를 보면, 컴퓨터는 놓고 가야 되나, 돈은 얼마나 준비해야 하나, 서류는 무엇이 필요한가 등 승가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질문도 있다.

출가를 고민했다가도 사회와 단절 고립된 수행자의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는 이도 있다. 실제로 한때 출가자의 길을 고민했다가 취업을 택한 김 모(30)씨는 “열심히 포교하고 수행하며 사는 스님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출가하면 그 스님을 좇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출가할 마음을 접었다”고 한다.

출가자의 길은 위대하지만 내 자식만큼은 안 된다는 불자들의 생각이 출가자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경기도에 포교당을 운영하는 한 주지 스님은 오랜 신행생활을 한 신심 있는 신도를 만나 자녀의 출가를 권했다가 신도가 화를 낸 당혹스런 경험을 전하기도 한다.

종단 출가상담사 보문스님(이천 영월암 주지)는 “20~30대 젊은 사람들은 승가와 불교에 대해 무지하다”며 “청년출가학교 같이 불교와 스님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마당을 여는 게 출가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출가하겠다고 찾아온 행자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가르치지 못해 돌아가는 경우를 줄이는 것도 출가자 확대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교육원이 집계한 행자등록현황과 퇴사자 현황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 2011년 등록행자는 남행자 205명, 여행자 111명으로 총 316명이고 이듬해인 2012년엔 1.3% 증가해 남행자 223명, 여행자 97명, 총 320명이 행자로 등록했다. 2013년에는 0.6% 증가해 남행자 219명, 여행자 103명 등 322명이 등록을 했다. 이런 수치는 출가를 결심하고 사찰을 찾는 이들이 꾸준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들 중 25%가량은 중도 포기한다. 사찰에 왔다 돌아가는 행자들의 비율만 낮춰도 출가자 수는 유지될 수 있다.

교육원 교육국장 가섭스님은 출가에 대한 인식개선작업이 선행돼야 출가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가자라고 해서 반드시 세상과 단절한 것은 아니다”며 “자비를 실천하고 대중과 함께 하는 다양한 수행자상을 제시해주고 공감하는 자리를 통해 출가와 수행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전환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야 청년들이 불교에 대한, 출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028호/2014년7월23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