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우선, 생명존중 사회를 지향하며”

“지난 4월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탐욕과 관료의 부패,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함을 그대로 들어낸 사건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 유족들을 기억하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이 철저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경제성장이라는 우상에게 눈이 멀었던 세상을 생명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세상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용주사와 경기종교인평화회의, 정조대왕문화진흥원이 7월11일 오전11시 제2교구본사 용주사 효림당 앞마당에서 연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의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같이 서원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11명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추모제는 불교와 개신교, 천도교 등 경기지역 7대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사람이 우선되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길 서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추모제는 명종5타를 시작으로 헌향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헌화, 추모 종교의식, 추모사, 추모시 낭독, 희생자 유족대표 인사, 사람 중심 생명 존중 사회를 위한 결의문 낭독, 마음의 소리 제창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추모 종교의식에서는 불교와 개신교, 천도교 등이 자신의 종교의식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빠른 귀환을 기원했다.

용주사 전강문중회 의장 정호스님(정조대왕문화진흥원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우리의 삶은 1회적 삶이 아닌 윤회의 삶이다보니 수많은 생을 통해 가족의 인연으로 만났고 또 다시 좋은 인연으로 만나기 마련”이라며 “유족들의 마음이 공명을 통해 희생자들에게 전해지는 만큼 희생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유족이 먼저 평정심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추모사를 통해 “세월호 대참사는 사람과 생명, 안전보다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 만들어낸 비극이자 기본을 망각하고 원칙을 저버린 우리에게 닥친 필연”이라면서 “이번에는 단 한명의 생명도 살려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마지막 한명까지 귀하게 여기고 모두 구해낼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김병권 세월호 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장은 희생자 유족 대표 인사를 통해 “이미 87일이 흘렀지만 아직도 11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많은 국민들이 함께 아파해주셔서 너무나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면서 “세월호 참사가 헛되이 잊혀지지 않고 보다 안전한 나라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에 동참하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고 발원했다.

한편 이날 추모제는 용주사 전강문중회 의장 정호스님과 용주사 주지 직무대행 성직스님, 채수일 경기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정정숙 천도교 교화단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채인석 화성시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