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의 불교계 정화운동 연구

진관스님 지음 / 운주사

한국 근현대 불교의 올곧은 역사관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교정화 운동의 정통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이 책은 기존 연구와 달리 불교문화사적인 충돌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사건으로 통합적으로 규명하고, 불교정화운동에 대해 체계적이고 객관성 있게 접근했다.

책은 한국불교 정통을 계승하고 정화운동을 주도해 오늘날 한국불교의 기반을 구축한 동산스님의 생애와 정화운동의 역정을 심도 있게 추적함으로써 불교정화운동 지도자로서의 스님의 업적을 새롭게 재조명했다. 정화운동의 핵심인물이자 한국불교의 선맥과 율맥을 전승한 스님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상태에 있다.

동산스님은 출가 전 주시경, 오세창 등 민족주의 사상가들에게 배우고, 범어사로 출가해 일제 하 불교계 민족주의자의 거두인 용성스님 문하에서 불교교학과 선 수행을 배우고, 스승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민족사상과 실천적 불교사상을 터득하게 된다.

정화운동에 대한 논쟁들

철학ㆍ사회적 관점 해석 시도

동산스님 업적 복원에도 심혈

“한국불교 정통성 바로 세우고

위상 드높인 불교정화운동

심층 연구 꾸준히 이뤄져야”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님이 정화운동 지도자로 떠오르게 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스님은 직지사 정혜결사를 필두로 일제 식민지 불교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선 불교계를 쇄신하기 위해 전국수좌대회에 참여하는 등 민족불교의 지도자로 활동했다.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올곧게 계승하려고 한 의지가 정화운동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책은 정화운동의 역사성을 규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결과적으로 본래 순수성이 왜곡돼 정치화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이승만의 개입과 이에 따른 정화운동의 왜곡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이승만의 친기독교 정책이 1960년대 기독교의 빠른 성장과 불교의 상대적 저발전의 조건이 됐다는 점을 따져봤을 때, 당시 동산, 청담, 금오스님 등 비구 스님 측의 정치적 선택이 역사적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명백한 한계를 갖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승만이 불교계에 개입하려 한 정치적 의도가 불순한 것이었음에도 비구 측에서 이를 적극 환영함으로써 정화운동이 순수성을 잃고 왜곡됐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은 것이다.

저자는 “일제 탄압에 맞서 불교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시대사적 문제를 정면으로 받아들였던 용성과 동산의 불교운동을 생각하면, 내부 상대에 집착하는 동안 외부 무서운 적을 경계하지 못한 것은 후학들의 아쉬움을 더한다”고 밝혔다.

불교정화운동은 한국 불교 위상을 드높여 준 역사적인 사건이다. 사진은 1960년 11월19일 조계사에서 대법원까지 거리행진에서 종정 동산스님이 지프차 위에 올라 앉아 대열을 선도하는 장면. 불교신문 자료사진

책은 정화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성격, 동산스님의 생애와 사상, 정화운동 이전의 동산스님이 실천한 불교활동, 동산스님과 정화운동, 정화운동의 계기와 아픔을 동시에 가져다 준 이승만의 개입과 정화운동의 왜곡, 정화운동 과정에서 정화운동의 정통성과 역사적 위상을 세우고자 분투한 스님의 노력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진관스님은 ‘불교정화운동의 정통성을 실천하자’는 제목의 머리말을 통해 “아직도 한국 불교계에는 불교정화운동을 제대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으며, 동국대나 중앙승가대에서 불교정화운동을 제대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다”며 “대한불교조계종의 경우에도 조계종사 연구가 중심 교육과목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공하는 학자들이 몇 명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님은 “한국 근현대 불교사를 탐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가 되는 것은 불교정화운동”이라며 “종단 차원의 연구와 중앙승가대에 불교정화운동이 교과목으로 채택돼 이를 전공하는 후학들이 더 많이 배출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사 법맥 전승의 등불’이라는 추천사에서 “동산 대종사님의 공덕과 은덕을 기리며, 대한불교조계종의 정통성을 지켰던 역사를 깊이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동산 대종사를 스승으로 모신 무진장 대종사의 후학인 진관스님께서 이 책의 출판을 통해 선찰대본산 금정총림의 위상을 높인 점에 경의를 표하며, 용성ㆍ동산문도에서 더 많은 학자들이 배출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자 진관스님은 2010년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12년 중앙승가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학술저서로 <고구려시대의 불교수용사연구>, <불교의 생명관>, <청담대종사 실천사상 연구> 등이 있다.

[불교신문3003호/2014년4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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