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최고 어른 프란치스코 교황이 천주교 아시아 청년대회와 시복식 참석차 방한한다고 발표가 나자 전 언론에서는 대대적으로 환영일색의 보도가 나왔다.

그의 방한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교단 내에 조직을 꾸리고 벌써부터 방한 준비 기사까지 쏟아내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축하도 하고 박수도 보낸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종교지도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씁쓸함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

타종교 지도자를 시샘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세계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너무 신속하게 처리돼 차별이 있는지 돌아 본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자비와 관용이 넘치며 비폭력을 주장하는 종교지도자로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써, 국제적으로도 대환영을 받고 있어 일본이나 타이완에는 이미 여러차레 방문 한 적이 있다. 많은 불자들은 일본이나 타이완에 가서 친견하고 오는 경우도 있다.

인권을 가장 앞 세웠던 김대중 정부 때도, 노무현 정부 때도 역대 어느 정부 때도 달라이 라마는 오지 못했다. 지금도 못 오는 연유를 누가 묻는다면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달라이 라마가 못 오는 것이 불교내부의 문제라면 지금부터라도 준비 하면 될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라면 한번은 짚어 봐야 하지 않을까?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황이 방한할 때 함께 와서 공동으로 손 잡고 세계평화를 말하면 전 세계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고, 함부로 정치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두 분이 함께 와서 북핵 포기와 평화통일을 축원한다면 북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만약 함께 오면 중국의 압력도 피해 갈는 묘책이 될 수 있다. ‘무조건 안 된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 검토가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번 기회에 함께 와서 서양종교와 동양종교 지도자 간의 만남은 그저 생각만 해도 드라마틱하다.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는 두 지도자가 한반도에서 대면하고 함께 손잡고 평화선언과 대북 핵 포기를 주문하면, 일거에 한반도 큰 평화와 통일의 물결이 넘치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종단이나 단체에서 초청해 수행한다면 불자들에게도 커다란 자긍심을 심어주지 않을까.

[불교신문3001호/2014년4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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