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답

김영재 지음 / 책만드는집

서정시가 갖는 심미적 역설의 미학을 집약하고 있는 풍경첩과 같은 시집이다. 시인은 자연형상의 심미적 잔상에서 번져나오는 다양한 풍경들을 채집하고 그것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그것들로 하여금 근대가 상실한 느릿하고도 풍요로운 역설의 미학을 구축하게끔 하고 있다.

시인이 견지하고 있는 사랑의 힘은 ‘고향’이나 ‘어머니’ 같은 근원적 귀속처에 대한 오랜 그리움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김영재 시조미학에서 간취할 수 있는 제1요소는 삶의 궁극적 이법을 직관하고 해석하는 힘을 독창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삶과 죽음, 빛과 어둠, 생성과 소멸, 진화와 퇴화 같은 것들이 분절적 개념이 아닌 한몸으로 묶여 등장한다.


그대에게

조선희 지음 / 천수천안

‘새벽을 일으키는 사물(四物)의 울림, 산허리를 감아도는 안개, 파초잎 위에 뒹구는 맑은 이슬, 수행자들의 독경소리, 그 모든 것을 끌어안고도 고요와 안식을 주는 산사의 장엄함.’ <아버지의 연인>, <길 위에서 길을 찾다> 등의 수필집을 낸 저자 조선희가, ‘고뇌하는 그대에게’, ‘이상과 꿈의 경계’, ‘가을이 사랑’, ‘나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요’, ‘꽃입니다’ 등의 타이틀로 에세이를 묶어 책을 냈다.

오래전 몸이 아파서 꼼짝없이 방안에 누워 창밖으로 흐르는 구름과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살다 다시 거리를 활보하게 된 저자는 “길 위에서 어느 자유인을 만나 그분에게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글을 엮었다”고 말했다.


한상준의 식초독립

한상준 지음 / 헬스레터

‘식초 교과서’에 기록될 만하다. 쌀누룩으로 천연곡물식초 제조하는 비법을 백과사전처럼 공개한 식초학 개론서다. 우리나라 전통식초 제조방법을 고스란히 되살린 식초 기술서 겸 식초 응용요리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식초제조 대중서이다.

한국전통식초연구소장인 저자는 현미와 보리, 수수와 차조, 기장 등 5가지 곡물로 빚은 식초제조 비법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100년간 끊긴 한국전통식초를 복원한 식초명인인 한 소장은 한국전통식품 곡물식초규격 초안을 작성했고 품질인증 규격을 완성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발효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일제에 의해 식초 식민지 100년 겪은 사연도 낱낱이 전해준다.


공자가 들려주는 관계의 미학

공자가 들려주는 관계의 미학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책은 이러한 관계의 문제를 전통적인 동양사상, 특히 공자에 의해 정리된 유교의 오륜과 삼강이란 원천에서 찾고자 한다. 뿐만아니라 공자와 유교가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인류에게, 특히 인간관계에 얼마나 유효하고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지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담론을 유불선 사상에 오랫동안 침잠해온 저자의 깊은 학문적 수행적 체험을 바탕으로 설득력있게 풀어내고 있다. 자신과의 조화, 나아가 타인과 세상과의 조화와 평화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책을 통해 깊고 풍성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불교신문2991호/2014년3월8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