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도하는 출판시장에 불교소설 활성화하려면…

과거 인기작가들 활동 줄고

젊은 작가들 불교에 무관심

불교문학상 제정해 동기 마련 

 

 

 

최근 여름 출판 성수기를 맞아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소설류들이 즐비하다.

 

 

올 여름 출판시장을 달구고 있는 책이 소설류다. 계속 침체되는 출판시장이지만 올 여름에는 일본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비롯해 토종작가 정유정의 <28>, 조정래의 <정글만리> 등 굵직한 소설이 베스트 대열에 올라 있다. 지난해만 해도 이들 소설은 베스트셀러 대열에 흔적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주로 20대와 30대 여성이 주로 독서층을 이루는 소설시장에 소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뭘까. 출판인들은 이 점에 대해 소설이 탄탄한 구성으로 독서애호가들을 흡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루키의 소설과 정유정의 소설은 일찌감치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 있고, 조금 늦게 나온 조정래의 소설 역시 발간과 동시에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중 세계문학상으로 문단에 이름을 알린 정유정의 소설 <28>은 독자들을 소리소문 없이 끌어들인다. 전작 <7년의 방>에 이어 이번에 나온 <28>은 '불볕'이라는 뜻의 도시 '화양'에서 28일간 펼쳐지는, 인간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생존을 향한 갈망과 뜨거운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리얼리티 넘치는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을 바탕으로 파괴된 인간들의 도시를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5명의 인물과 1마리 개의 시점을 톱니로 삼아 맞물린 6개의 서사적 톱니바퀴는 독자의 심장을 움켜쥔 채 현실 같은 이야기 속으로 치닫는다.

이런 소설들을 보면서 불교소설은 왜 베스트 대열에 없는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간간이 베스트셀러나 굵직한 문학상에 불교소설이 등장했다. 80년대 백금남의 <십우도>라든지 90년대 고은의 <화엄경> 등은 당대의 문단에 떠들썩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에 경허스님을 소재로 나온 최인호의 <할> 정도만 보인다. 작가의 무게감이 있지만 그마저도 독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최인호 작가의 소설이지만 불교소재의 소설이 독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불교관련 소설이 독자들로부터 관심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이 같은 물음에 책 관련 기획자들은 불교관련 소재를 쓰려는 작가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김영사 전윤호 기획위원은 “과거 불교를 소재로 작품활동을 왕성하게 했던 작가들은 활동이 뜸하고 인기를 구가하는 젊은 작가들은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 위원은 요즘 인기작가는 여성이 많고 이들이 불교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베스트셀러 작품을 냈던 작가들은 대부분 남성이었고, 중량감 있는 소재를 선택했는데 그 내용에 불교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가볍고 읽기 쉬운 소설이 경향으로 자리잡았고, 불교소재는 무겁다는 선입감을 가지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젊은 소설가들이 불교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불교서적 기획자인 김창현씨는 “몇년 전부터 포교원이나 문화부에서 주관해 작자들을 초청한 템플스테이를 여는 것을 봤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이러한 기회를 구체적으로 제공해 불교작품을 쓸 수 있도록 불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불교계에서는 고료가 많이 걸린 공모전을 여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인다. 가칭 ‘1억원 고료 불교문학상’이라든지 재단이나 개인 명망가의 이름을 딴 불교소설 공모전 개최는 불교소설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불교출판사가 불교관련 소재를 발굴해 소설가에게 의뢰하는 적극적인 방법도 필요해 보인다.

[불교신문2937호/2013년8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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