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설법학 박사학위 받은 남장스님

현역 육군 대령으로 복무중인 스님(군법사)이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군사령부 남장 김갑영 법사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남장스님이 최근 ‘플랫폼 구축을 위한 붓다의 설법시스템 연구-아함경을 주심으로’란 논문으로 원광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은 설법학을 체계적으로 다룬 불교계 최초의 박사학위여서 의미가 크다.

남장스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종단에서 운영하는 동국대나 중앙승가대에 ‘설법학’이 부재하고, 임관하는 군법사들이 설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보고,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최근에는 군법사 임관시 설법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설교학을 정식으로 배우고 들어오는 다른 종교의 군신부ㆍ군목사에 비해선 아직도 과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원광대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도 설법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다. 지도교수인 정순일 원광대 교수가 국내 유일의 설법학 전공자이기 때문이다. 남장스님은 “초임 시절 정순일 교수의 초청 강연을 듣고 <설법의 실체>라는 책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설법학을 배우기 위해 원광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계룡대에 근무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원광대가 위치한 것도 이유가 됐다.

남장스님은 “현대인이 직면하고 있는 모든 상극(相剋)의 상황을 벗어나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붓다의 가르침을 따라 길을 찾고, <아함경> 안에 모셔진 붓다의 설법에서 시대적 소명의 답을 구하고자 했다”면서 논문 집필 배경을 밝혔다. 이어 논문에서 남장스님은 “이를 위한 융합과 상생 가치의 등장을 이전시대와 비교해 총체적인 패러다임 전환이라 할 수 있다”면서 “패러다임 전환의 도구로 기획된 것이 바로 ‘설법 플랫폼’이다”라고 강조했다.

남장스님의 박사학위 논문은 △서론 △붓다설법 플랫폼의 시스템과 논리구조 △붓다 설법플랫폼의 평면적 구조 △설법플랫폼의 입체적 구조 △설법플랫폼의 구동원리와 실현방안 등으로 구성됐다.

남장스님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비록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초보자’에 불과하다”면서 “아직은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학문적으로 좀 더 체계화하고, 현장의 경험을 살려 기회가 되면 후배들을 위해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은 원력도 있다. 남장 스님은 명선스님(원로의원)을 은사로 출가해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후 군법사로 임관했다. 동국대에서 ‘조선시대 불교사상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이번에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1군 사령부에 근무하고 있다.

[불교신문2928호/2013년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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