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통해 삶의 위안 얻고 사회문제도 해결”

 


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 

 

 

미국불교 현황 현장에서 ‘탐색’

1970년대 시작한 선열풍 퇴조

명법스님

“여성들만의 안거, 여성들의 연대, 불교 수행 속에서 여성의 성품을 개발하고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하는 ‘여성을 위한 안거(Women’s Retreat)’는 미국불교가 만들어낸 독창적 형식이다.”

조계종 교수아사리 명법스님의 미국 탐구의 결론은 “후기 산업사회에서 필요한 개인의 행복에 집중하는 명상보다 연기와 공생을 실천하는 불교윤리”라며 10여 곳 미국의 독특한 안거 체험에서 재가불교로 이행되는 미국불교의 현황을 진단했다.

서울대 박사후 방문교수로 2년 남짓 체류했던 스님은 미국 재가불자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안거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주로 주말 3일 동안의 안거로 진행되는 미국의 안거 시스템에서 저자는 “우리가 출가라는 틀에 갇혀 현대사회의 변화와 현대인들의 문제에 소홀하다면, 미국인들은 수행을 통해 삶의 위안을 얻고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모색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저자는 불교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풍토에 맞게 변화하며 발전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출가승단이 완전 배제된 불교의 발견이 화두이다. 또한 미국불교에는 재가신도가 스님들에게 보시한다는 불교 전통 개념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기술하며, “미국인들은 그들에게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무언가 구체적으로 제공될 때에만 보시한다”는 기조를 도출했다. 이어 “1970년대 불었던 선 열풍은 퇴조하고 있는 흐름”이라며 “재가중심의 미국불교에서는 삶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불교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책은 2008년 3월, 3일간 몬테규 팜 젠도에서 이뤄지는 여성을 위한 안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곳은 미중부 매사추세츠 인근지역인 뿐만 아니라 동부 뉴욕 뉴저지 동남부의 롱아일랜드 중북부의 시카고 등 지역과 독일에서도 참가자가 왔다. 불교수행자이며 재정 후원자로서 10년전 작고한 산드라 지슈 홀멘스(일본이름 ‘자비의 정수’)의 추모를 겸한 안거에 직접 참여한 저자는 안거의 특색을 샅샅히 탐방한다.

안거 프로그램은 4명의 공동 진행자들에 의해 진행됐다. 그룹토론, 좌선, 느낌 표현, 천도법회 등으로 이어지는 독창적 프로그램의 상황을 책이 깔끔하게 전해준다.

셋째날 아침 좌선을 끝내고 새로운 프로그램에서 파트너를 구성해 각자의 느낌을 표현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행위자는 눈을 감고 자신의 몸의 느낌에 집중하면서 그것을 동작으로 표현하고 그 다음 내부의 관찰자와 외부의 관찰자가 보고 느낀 것을 서로 맞추어 보고 이야기 한다.”

2008년 3월27일부터 몬테규 팜 젠도에서 열린 ‘여성을 위한 안거’에 참석 중인 저자 명법스님(사진 오른편 위쪽 맨끝줄)

저자의 기록은 자신의 차례에서 겪은 느낌에서 구체적이다. “파트너 앞에 서서 눈을 감고 그냥 몸의 움직임을 맡겼다. 손가락 끝을 움직이고 어개를 돌리고 목을 돌리다가 서서히 손을 배에 가져다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가를 몇 번 반복하다가 두 손을 모으고 연화좌 자세를 취했다. 몸과 마음에 집중하면서 나는 완전히 삼매에 들어버렸다.”

저자의 미국형 안거의 체험 결과는 이렇게 기록됐다. “동작이 끝난 뒤 우리는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내부의 관찰자와 외부의 관찰자의 관찰이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놀라운 체험이었다.” 저자는 여기서 한국형 편견 하나를 발견했다. 미국 불자들이 참선만 좋아하고 의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간의 생각이 편견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는 천도재에서 염불을 따라하던 여성 참가자에게 물어보았더니 “염불을 무척 좋아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의례가 복잡하기 때문에 도입하기 어려웠을 뿐이지, 일본불교의 의례는 약간의 변형을 통해 미국에 성공적으로 안착된 것 같다.”

저자는 지난 5월30일 기자간담회에서 “1970년대 불었던 선 열풍은 퇴조하고 있어 재가중심의 미국불교에서는 삶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불교로 다가가야 한다”면서 ‘한국불교 세계화’ ‘간화선 세계화’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한국불교 중국불교 일본불교 등 다양한 불교 전통들은 차이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고 말하고, 조계종이 간화선을 종지로 삼는만큼 종조는 중국의 대혜종고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불교신문2920호/2013년6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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