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봉스님 열반 30주기 맞아 ‘운수산고’ 재발간

 운수산고

향봉문도회조계총림 송광사

조계총림 송광사(주지 무상스님)가 향봉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운수산고(雲水散稿)>를 재발간했다.

향봉스님의 어록, 한시, 편지, 법문 등을 담은 이 책은 1979년, 1983년에 이어 다시 발간된 것이다. 1979년 향봉스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후학들의 간곡한 요청에 스님이 마지못해 승낙해 첫 발간됐다. 당시 향봉스님은 “평소에 문인 등이 누차 착수(着手)하려는 것도 ‘너희들 정진보다 그게 더 바쁘냐?’고 기타 요청도 일일이 거절하여 오던 노승이 이제 새삼 제 자랑하는 격이라 쓴웃음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 <운수산고>는 간행후 제방선원은 물론 일반불자들의 ‘수행지침서’로 애독했다. 향봉스님이 입적한 1983년에야 2쇄를 간행했다.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무상스님은 “올해 큰스님 열반30주기를 맞아 대선사의 문인들과 인연 있는 불자들이 뜻을 모아 새로운 모습으로 3쇄본을 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상스님은 “수행자의 올바른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귀감을 보여주신 큰스님의 뜻을 잘 계승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큰스님의 가르침이 많은 분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운수산고> 재발간의 의미를 밝혔다.

출가 전에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두루 배우고 일본대학에서 신학문을 익힌 향봉스님은 외전을 겸비했다. 하지만 출가후에는 참선 수행에 전념한 운수납자(雲水衲子)였다. 스님은 생전에 “한마디로 말해서 선(禪)은 내 생애의 전부였다”면서 “때로는 한국불교 조계종단의 야당(野黨) 소리를 듣고 살아왔던 부운유수(浮雲流水)의 생애였다”고 회고했다. “감투 따위의 위촉장을 누차에 걸쳐 사절, 심지어는 묵연 피신했던 것이었다. 이러한 처여서 새삼 책을 낸다는 것은 의외의 망상인 것이다.”

향봉스님이 불교신문에 실린 법종(法宗) 수좌의 입적 기사를 보고 지은 한시이다. “痛惜斯人不惑年(통석사인불혹년) 餘生尙遠忽昇天(여생상원홀승천) 幾多淨化同嘗苦(기다정화동상고) 此日分明現眼前(차일분명현안전) 통석타 이 사람이여 불혹지년에, 여생이 요원한데 승천은 무삼 일, 얼마나 많은 정화한 동지들이냐, 분명 이날에는 눈 앞에 나타나리”

1940년 송광사에서 석두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42년 부산 범어사 금강계단에서 동산스님을 계사로 보살계와 구족계를 수지했다. 1953년부터 강원도 만월산 백운사에서 20여 년간 주석하며 수행 정진했다.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며 불교정화에 참여했다. 1983년 5월31일 서울 법련사에서 세수 83세, 법랍 44세로 원적했다.

[불교신문2920호/2013년6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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