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HK연구단 성과 발표회

신의로 갈등 해소 가능

지난 7일 동국대 인문한국연구단 세미나.

 

최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갑을 관계에 대한 불교적 해답은 무엇일까? 지난 7일 서울 충무로 영상센터에서 열린 동국대 인문한국(HK)연구단(단장 김종욱 교수) 제2회 아젠다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삼국시대 설화를 통해 본 신의의 유형과 그 불교적 기능’이란 발표에서 김호귀 동국대 HK연구교수는 “신의(信義)에 대한 보편적인 관념은 불교의 수용을 통해 보다 풍부하게 전개됐다”면서 △남녀 사이의 수평적이고 절제적인 신의 △군신간의 구도적인 신의 △이류(異類)간의 평등적인 신의 △사제 상호간의 돈독한 신의 등을 예로 제시했다. 즉 상호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의견 차이를 신의(信義)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계룡산 중턱에 있는 오뉘탑(男妹塔)을 예로 들어 “여기에는 남녀 간의 절제적이고 숭고하며 아름다운 믿음이 개입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면서 “각각의 인간이라는 측면의 상호인격을 존중했다는 점에서 신의가 가능했다”고 신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호귀 교수는 “특히 불교의 인과응보 사상은 이들 신의의 필요성과 더불어 그 당위성으로 발전되기에 충분한 요소를 부여했다”면서 “신의에 대한 불교의 입장은 정신(正信)과 신실(信實)을 통한 지혜와 자비의 구현으로 전개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김호귀 교수는 공동체 사회에서 신의의 불교적 기능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는 “(삼국시대) 불교사상의 수용은 신의를 보다 확실하게 다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불교를 통한 신의의 관념이 보편화됨으로써 신의를 통한 불교의 신뢰성이 확보됨에 따라 당시 사회질서의 형성과 그 유지에 크게 공헌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호귀 교수의 발표에 대해 논평자로 나선 김승호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유교적 덕목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던 불교적 신의의 유형과 기능이 균형 잡힌 시각아래 구체화되었다”면서 “불교적 신의는 자기 구심적 윤리의 성격이 강한 유교적 신의에 비해 현대 공동체적 사회를 선도하는데 있어 보다 적절한 방향타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글로컬리티의 한국성 - 고유성의 전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연구성과 발표회에는 △전란기에 있어서의 불교식 위령과 국가(정영식 동국대 HK연구교수) △동아시아 ‘왕즉불(王卽佛)’ 전통과 미륵불 궁예(박광연 동국대 HK연구교수) △조선 태조 4년 국행수륙재(國行水陸齋)의 설행과 그 의미(강호선 동국대 HK연구교수) △신라 사원노비 발생과 사신(捨身)(이자랑 동국대 HK연구교수) △<화엄경문답(華嚴經問答)>에 나타난 의상의 화엄사상연구(박서연 동국대 HK연구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발표에 이어 각각 김영미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한기문 경북대 사학과 교수,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최연식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토론을 했다.

[불교신문2920호/2013년6월1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