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5> 보리수 ②

부처님이 인류를 위해 여신 새로운 깨달음의 현장에 있었던 보리수를 알기 위해 함께 알아두어야 할 나무가 보통 니그로다(Nigrodha, Nigodha)나무라 부르는 니구율수(尼拘律樹, 니구타, 尼拘陀)이다.

국명으로는 뱅골 고무나무라도 하는데 니그로다수는 삐빨라수와 마찬가지로 뽕나무과의 무화과나무 속 상록교목으로, 가지는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줄기에서 수많은 기근이 자라나 땅 속에 박혀 다시 뿌리가 되어 자라는 속성이 있다.

줄기에서 흘러내린 어린 기근은 어린이들의 그네로 활용되거나, 원숭이들의 이동수단이 되기도 한다. 건물 틈새에서도 자라나 건물 전체를 옭아매기도 하지만 인도인들은 니그로다수에 신령이 있어 진실한 인간은 도와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자라는대로 내버려 둔다.

삐빨라수 아래서 깨친 부처님

니그로다수 주변서 기쁨 나눠

인도 國木…신령스럽고 귀해

“한 그루 나무 드넓은 숲 이뤄”

특히 인도의 힌두교도들은 1년에 수차례씩 이 나무 밑에서 금식기도를 올리기도 하는데 인도가 원산지이면서 인도의 국목(國木)이기도 한 나무이다.

이 나무의 껍질은 잿빛을 띤 흰색이고 어린 가지에는 털이 있다. 잎은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원형인데 열매는 삐빨라수와 마찬가지로 무화과처럼 생겨 두개씩 달리며 식용이 가능하다. 잎은 코끼리의 사료 또는 접시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이 나무는 학명이 Ficus indica 또는 Ficus benghalensis 이며 영명은 Banyan tree(반얀나무)인데, 재미있는 것은 이 반얀 트리는 태국의 푸켓을 포함하여 빈탄, 몰디브, 세이셀 등 세계 곳곳의 유명휴양지에 위치해 있는 고급 리조트 클럽의 이름이기도 한데 이 나무의 신성성과 넓게 퍼짐 등의 상징성과도 썩 잘 어울리는 듯하다.

니구율수의 열매.
또한 이 나무는 뒤에 다루어질 과거 일곱 부처님 즉 석가모니부처님 이전에 이 세상에 출현하였다고 하는 일곱 분의 부처. 과거 장엄겁(莊嚴劫)에 나타난 비바시불(毘婆尸佛).시기불(尸棄佛).비사부불(毘舍浮佛)의 3불과, 현재 현겁(賢劫)에 나타난 구류손불(拘留孫佛).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가섭불(迦葉佛).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등에서 여섯 번째 부처인 가섭불의 보리수(깨달음의 나무라는 의미)인 점을 보아도 이 나무가 매우 신령스럽고 귀하게 여길만한 나무임을 알 수 있다.

니그로다수에 관해서는, 부처님께서 삐빨라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그 기쁨을 수일간에 걸쳐 이 니그로다수와 삐빨라수를 오가며 만끽하셨다고 하는 설이 있다.

이 두 나무는 크기도 크고 잎이 무성하기도 해 덥고 습한 지역인 성지의 수행자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였을 것이며 특히 니그로다수는 상당히 성장 속도도 빠르며 기근을 통해 단 하나의 나무가 드넓은 숲을 이루는 고마운 나무여서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았을 나무이다.

니구율수의 수형.
삐빨라수가 인도보리수, 니그로다수는 뱅골보리수라는 국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주변에서 ‘보리수’ 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들의 종류도 한번 챙겨 보기로 한다.

보리수라 부르는 종류는 참 많다. 우선 중국이 원산이면서 피나무과의 낙엽 활엽수인 보리자나무가 있고, 역시 피나무과 낙엽 교목인 염주나무, 같은 과의 유럽피나무가 있는데 피나무과 나무들은 가벼워서 가구재로 많이 쓰이며 보리자와 염주나무는 염주를 만들기도 하나 그리 단단하지는 않다.

보리수나무과(科)로는 우리나라의 자생종인 보리수나무가 있는데 이 열매를 시골에서는 보리똥, 보리밥, 파리똥이라고도 하며 술을 담가 마시거나 정원수로 이용하기도 하고 뿌리와 잎, 열매는 약용하는데 생약명으로는 목우내(木牛奶)라 한다.

유사 종으로는 우리나라 자생 수종인 녹보리똥나무, 보리장나무, 보리밥나무, 큰보리장나무, 왕볼레나무등이 있다. 우리나라 사찰에 있다는 보리수들은 거의 보리자나무인 경우가 많으며 유럽피나무의 경우는 슈베르트의 가곡 ‘보리수(린덴바움)’의 바로 그 나무이다.

주변의 보리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알고 나아가 부처님과 함께 하였던 보리수들과 비교를 해봄으로서 부처님이 사셨던 곳의 환경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것도 우리 불자들의 과제일 것이다. 오늘부터 절 주변 보리수들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보자.

[불교신문 2849호/ 9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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