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도 한국 사찰문화에 매료돼

영국 명문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생 42명이 7월14일부터 15일까지 한국 사찰문화 체험을 위해 하동 쌍계사를 찾았다. 사진은 학생들이 예불을 하는 모습.
영국 명문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생 42명이 지난 14부터 15일까지 한국 사찰문화 체험을 위해 제13교구본사 쌍계사(주지 성조스님)를 찾았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여름방학을 맞아 경남 진주보건대학교에 한 달간의 영어회화 언어봉사를 온 영국 명문대학생들이 주말을 활용해 한국 전통문화 체험의 최적지로 쌍계사를 택한 것으로, 전년도 참가자들의 적극적 추천으로 쌍계사로 문화체험에 나서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지리산 일원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14일 도착한 일행은 입재식에 이어 사찰예절과 사찰견학을 거친 뒤 발우공양, 저녁예불, 한국문화의 이해, 스님과의 차담 등의 일정에 이어 15일에는 아침명상, 108참회기도, 다도체험 등의 과정을 수행했다.

처음 입재 때 쏟아지는 비와 이질적인 문화적 충격에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지만 탁월한 이해력과 집중력으로 곧바로 한국문화의 정수에 젖어들었다.

포교국장 혜성스님과의 차담시간.
칠흑 같은 산사에 폭우는 양동이로 쏟아 붓는 듯한 14일 쌍계사 시민선방에서 시작된 포교국장 혜성스님과의 ‘스님과의 차담’ 시간. 피곤이 역력하던 이들의 눈빛은 이내 빛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님 나이, 출가 동기, 북(법고)의 재질, 스님 사이에도 등급이 있느냐는 등의 평이한 질문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어느 결에 서양 스토아철학과의 차이, 스님이 바라는 세상, 과학은 생각을 통해 세상을 발전시키고 인간을 이롭게 만들었는데 불교에서 생각을 버리라고 하는 까닭, 절 안 스님이 절 밖의 세상을 돕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으로 예정시간을 배 가까이 넘기며 진지한 토론과 질문이 계속됐다.

이번 일정 내내 지도하는 스님과과 동료 대학생 사이를 출중한 한ㆍ영어 실력으로 통역한 한국출생의 이혜수(옥스퍼드대 동양학과)양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9세 때 사업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이주해 영국에서 성장해 온 이 양은 “쌍계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친구들에게 모국의 문화적 향기를 소개하게 돼 무척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회향식에 앞서 옥스퍼드대 1학년 꼴리떼 양은 “템플스테이는 처음 접해 본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도에 대해 많은 이해를 가져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고, 같은 대학의 2학년 라우션 군은 “사찰체험은 대단했다. 일정에 없었지만 저녁예불에 앞선 범종각에서의 법고, 범종 연주가 경이로웠다”며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내 마음을 더욱 잘 조절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이들을 지도한 포교국장 혜성스님은 “종교적인 의식인 예불, 108참회 등은 희망자만 참가토록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원이 참석하는 적극성과 진지성이 돋보였다”며 “시민선방과 내년 준공될 전통불교문화예술회관 등을 활용해 템플스테이를 더욱 다양한 계층에 널리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발우공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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