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쇄신안 관련 전화설문 결과 발표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약 80%가 사찰운영위 예산회계법 등 주요 쇄신안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퇴휴스님)는 오늘(6월20일) 중앙종회의원 재적의원 가운데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쇄신안 전화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중앙종회의원 재적의원 46명이 응했다. 이 중 41명이 찬, 반, 유보(잘 모르겠다)의 입장을 밝혔다.

결과에 따르면 선거공영제에는 29명이, 예산회계법에는 34명이, 전문종무원 양성법에는 30명이 찬성하는 등 다수가 찬성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기명 투표’에 대해서는 22명이 반대했다. 불시넷은 이에 대해 “기명투표에 대한 반발이 많은 것은 눈에 띄지만, 대체로 찬성여론이 높다”고 분석했다.

불시넷은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중앙종회가 종단 쇄신안의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부탁하는 호소문도 발표했다.

불시넷은 호소문을 통해 “종단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쇄신을 안팎에 천명하였기에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종회의 결과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불자들은 이번 임시종회를 통해 종단쇄신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무원이 마련한 쇄신안이 큰 훼손 없이 중앙종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대중 공의로 사찰을 운영하자는 쇄신안의 기조가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종회의원 스님들 각자는 현 시스템이 갖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모두 대표성을 갖고 있는 분 들”이라며 “종회가 다툼과 경쟁의 구태를 벗어나 대중공의를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두가 기대하는 진정한 쇄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시넷은 “이번 종회가 과거 잘못을 반복하거나 적당히 미봉하려 한다면 원로회의에 종회해산을 정식으로 건의할 것”이라며 “종회의원 스님들이 불퇴전의 자세로 종회에 임해 쇄신입법 제도화를 꼭 이루어 불자들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중앙종회가 쇄신입법에 불퇴전의 자세로 임해주십시오!

- 불교시민사회가 임시중앙종회를 앞두고 종회의원들께 드리는 호소문 -

21일 열리는 중앙종회에 세간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종단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쇄신을 안팎에 천명하였기에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종회의 결과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불자들은 이번 임시종회를 통해 종단쇄신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조계종이 자발적 내부개혁을 할 수 있는 집단인지 아닌지를 가늠해보려 할 것입니다.

총무원이 발표한 1차 쇄신안은 사실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승풍실추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했고, 또한 쇄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중의 공의를 충실히 모으지도 못했습니다. 중점 과제인 제도개선안도 종단의 현실을 온전히 다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에 총무원이 마련한 쇄신안이 큰 훼손 없이 중앙종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첫째, 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대중의 공의로 사찰을 운영하자는 쇄신안의 기조가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 종단의 근간인 사찰에서 사회변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수용하여 발맞추어 나감으로써 불교계 전체의 사회적 신뢰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쇄신안의 대부분이 이미 교계 안팎에서 여러 차례 논의되고, 검증된 바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이유로 이번 정기중앙종회가 쇄신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기를 바랍니다.

일선 사찰이 처한 현실을 반영하여 약간의 손을 보거나 좀 더 깊이 숙고해야 할 사항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만약 부족한 점이 있다면 종회의원스님들이 며칠 밤낮을 세워서라도 논의하여 보완하면 될 것입니다. 회의장에서 주먹밥을 먹으며 한데 잠을 자더라도 반드시 이번에 쇄신안들을 통과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임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저희도 미력이나마 외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종회는 현재 비구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계가 있지만, 그렇더라도 종단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대의기구입니다. 종회의원 스님들 각자는 현재의 시스템이 갖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 분 한 분 모두 대표성을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종단이라는 공동체가 어디로 갈지 그 향배가 종회에 달렸습니다. 이번에 열리는 종회가 다툼과 경쟁의 구태를 벗어나 대중공의를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모두가 기대하는 진정한 쇄신이 될 것입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중공사를 해주십시오. 불자와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십시오.

우리는 이번 종회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거나, 적당히 미봉하려 한다면 원로회의에 종회해산을 정식으로 건의할 것입니다. 현재의 대의기구를 전면 부정하고 전국의 불자들과 연대하여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부디 종회의원 스님들이 불퇴전의 자세로 종회에 임해 쇄신입법 제도화를 꼭 이루어 불자들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2012. 6. 20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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