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학술원 ‘전적’ 조사발표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사업단(단장 인환스님)이 15세기 초 6종의 경전을 모은 <기독구유육장(豈獨龜有六藏)> 등 지암정사 소장 총 167책의 디지털촬영을 마쳤다.

‘ABC사업단’은 일제하 조선불교조계종 종무총장(현 총무원장)을 지낸 지암 이종욱스님의 소장본 서책을 간직해온 강원도 평창 지암정사(주지 대석스님)에서 관련 책들을 조사 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영상센터에서 총 8253컷을 촬영하고 52항목의 작업목록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등 2개월여 작업끝에 인터넷 정보서비스 체제를 갖췄다.

사업단은 지난 14일 영상센터에서의 조사발표회에서 관련 고서들을 공개하고 주제별 소장현황 등 종합정보를 발표하고 소장자인 지암정사 대석스님에게 CD를 증정했다.

이날 공개된 서책 중 최고(最古) 고서인 <기독구유육장>은 충식(蟲蝕) 등으로 훼손이 심하지만 본문 글자가 정교하고 인쇄상태가 양호해, 권말에 가정(嘉靖) 16년(1537)이 묵서(墨書)로 선명했다.

이종욱스님 서책 간직 평창 지암정사 소장본

8253컷 촬영 52항목 ‘정보서비스 체제’ 갖춰  

‘금강반야바라밀경’ 대불정수능엄주 등

세조6년 ‘육경합부’ 最古 안심사본 버금 가

특히 경전 내용을 담았으나 표제(表題)가 특이해 6종의 경전을 모아 한 책으로 간행한 <육경합부(六經合部)>의 형태와 같다. 내용에는 <금강반야바라밀경>과 <대불정수능엄주>〈사진〉가 나타나며, <육경합부> 최고본 세조 6년(1424) 전라도 고산 안심사에서 개판본에 육박하고 있다.

그 외 운문사 학인이 필사한 교본 <제경유초(諸經類?)>는 ‘금강저도’와 ‘태극도’ 등 도해가 다수 나오고 있어 1910년도의 강원 교육의 질적 수준을 가늠할 사료가 된다. 또 <팔상록>은 1854년 최성녑이 가족의 만수무강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장지(壯紙)에 필사한 것으로 글자체가 정숙미가 넘친다.

또 <삼사비전(三師秘傳)>과 <한양가사(漢陽歌史)> 등은 19세기 말 사찰을 중심으로 풍수지리학과 문학서들이 광범위하게 유통됐음을 반증하고 있다.

<한양가사>에 대해 불교학술원 김종진 교수는 “<한양오백년가> 이본(異本)으로 한양에 도읍한 조선왕조 오백년 역사를 노래한 가사로 1913년 사공수(司空, 1846 ~1925)가 창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사 내용에서 지사적 성향이 강한 작자에 의해 쓰여져 흥선대원군과 명성왕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일제 침략을 받게 된 경위와 망국 후의 상황도 상세히 서술해 조선의 멸망 원인을 사색당파와 적서차별의 폐해로 지적했다”고 밝혔다.

조사된 책들은 강원도 평창 지암정사에서 오동나무 보관함으로 나눠져 소장되며 관련 정보들은 디지털화돼 인터넷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불교신문 2826호/ 6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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