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스님

조계종 의례위원회가 스님들의 전유물인 전통한문의식인 삼귀의와 사홍서원을 한글화하고 전통범음을 붙이기로 결의했다.

의례위원장 인묵스님은 “스님들의 전유물같은 전통적인 한문 삼귀의와 사홍서원을 현대화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글로 가사를 만들고 범음으로 운곡을 붙여 장엄한 의식곡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귀의 사홍서원은 불교의식의 처음과 끝이다. 부처님과 가르침, 승단에 귀의하는 것으로 시작해 번뇌를 끊고 중생을 구제하여 부처님 가르침을 회향하겠다는 사홍서원으로 끝난다. 대승불교의 요지를 담고 있는 삼귀의와 사홍서원은 그동안 찬불가 형태와 전통한문의식 두 가지로 집전돼 왔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로 익숙한 찬불가 삼귀의와 사홍서원이 불자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귀의불 양족존”으로 시작하는 삼귀의는 스님들의 전유물과 같았다.

한글가사에 전통 운곡 붙여

장엄한 의식곡으로 재탄생

인묵스님은 “전통범음으로 삼귀의 사홍서원을 하려면 선창과 후창이 있어야 하고, 아니면 동음으로 합송해야 하는데 집전하는 스님이나 의식에 참여하는 스님 모두 어정쩡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스님들간 통일성이 부족하다보니 불교의식이 장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새롭게 의식을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전통식으로 한문을 사용하기보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한글 삼귀의와 사홍서원이 필요하다는 데 여러 의례위원 스님들이 공감하면서 한글화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회에 함께 하는 불자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전법교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작용했다.

의례위원회는 현재 소위원회를 구성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삼귀의와 사홍서원을 한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사가 채택되면 그에 맞는 운곡을 새로 붙인다. 기본적인 틀을 갖추면 공청회를 개최해 보다 많은 스님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통범음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삼귀의와 사홍서원 역시 기존의 칠정례와 반야심경처럼 승가기본교육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된다. 대중화되면 재가자에게도 보급할 예정이다. 인묵스님은 “삼귀의 사홍서원은 애국가만큼 중요한 의식”이라며 “원래 뜻과 의미를 잘 살려서 스님들에게 보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례위원회에서는 <천수경> 한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반부 한글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후반부만 남겨 두고 있다. 

[불교신문 2826호/ 6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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