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야단법석서 불교공동체 위한 다양한 해법 제시돼

6월12일 열린 4번째 야단법석에는 5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가해 불교공동체를 위한 지혜를 모았다. 
불교공동체의 현실을 되짚어보고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하는 법석이 마련됐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스님)는 오늘(6월12일) 오후7시 서울 조계사 100주년기념관에서 ‘공동체의 오래된 미래, 한국의 승가는 안녕하신가’라는 주제로 4번째 야단법석을 열었다.

지난 3차례에 걸친 야단법석이 백양사 도박파문으로 촉발된 최근 종단 현안에 대한 점검의 시간이었다면, 이날 야단법석은 ‘부처님의 상가전통에 비쳐본 불교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공동체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열린 토론광장으로 마련됐다.

사부대중이 자현스님의 주제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신호승 비폭력대화 실천가의 사회로 2시간 여 동안 진행된 이날 야단법석은 제4교구본사 월정사 교무국장 자현스님과 조현 한겨레 기자, 불교 및 대안문명 탐구 재미작가인 안희경 작가 등 지정발제자의 이야기를 들은 뒤 참가대중의 자유로운 발언으로 이어졌다.

자현스님은 ‘부처님은 상가를 어떻게 운영하셨나’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한국불교가 속한 대승불교는 부파불교가 사회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하며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불교에서는 사회성을 너무나 무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율성이 자의성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자현스님은 이어 “부처님께서 위대하다는 점은 깨달음을 얻어서 라기 보다 45년간 걸어다니며 민중을 위해 설법하셨다는 점”이라며 “승단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이끌어 가라고 말씀하셨던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되살려 오늘날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야기에 앞서 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조현 한겨레 기자는 ‘종교전문기자의 눈에 비친 불교계의 공동체문화’라는 주제 발제를 통해 “스님은 자유만 있지, 성직자 가운데 책임의식이 가장 없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해서는 불교의 미래나 비전은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불교는 내 옆에 있는 부처에게 귀를 기울이는 게 부족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면서 “불교처럼 이상을 제시하는 종교가 없는 만큼 야단법석 같은 열린 장에 나와서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희경 작가는 ‘서양의 불교공동체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라는 주제 발제를 통해 어큐파이 삼사라(OCCUPY SAMSARA)와 젠 마운틴 센터(ZEN MOUNTAIN CENTER) 등 미국 내 여러 불교단체를 소개한 뒤 “미국인에게 불교는 웰빙이고, 스님과 재가자 모두가 한데 모여 수행하고 생활하는 곳이란 인식이 머리깊이 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불자가 자유롭게 발언을 하고 있다.
지정발제자의 주제 발제에 이어 참가대중의 자유로운 발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세용 종무실장은 “한겨레가 (1면) 톱으로 낸 불법사찰 기사를 잘 아실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불법사찰에 항의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세용 실장은 “오늘(12일) 종단에서 불법사찰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조계사는 15일 불법사찰과 관련 청와대를 항의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세용 실장은 정보기관과 사정기관의 정보보고를 단독 입수한 <주간한국>에 보고서 내용을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도 천명했다.
이세용 실장은 자신에 대한 악성 댓글에 대해서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실장은 “야단법석 통해 간곡히 호소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서 “모 일간지 기자가 (조계사) 홍보팀장에게 종무실장 뒷조사를 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실장은 “저에 대한 댓글이 많이 올라온다”면서 “(근거 없는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고 강조했다.
 

야단법석에 참가한 강남포교원 이윤스님은 “오늘 지정발제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생활불교이고 사부대중공동체인 미국불교가 우리 한국불교에 들어와야 승가가 바뀌지 않을까라는 우려감마저 든다”면서 “수행이라는 강한 결집력이 아닌 잘 산다는 곁 모습에만 치중하다보면 승가사회는 더욱 더 고립될 뿐”이라고 질타했다.

수원에서 온 이현수 씨는 “잘못될 길을 걷는 도반 스님을 경책하기 위해 뺨을 때려 본 적이 있는지 스님들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라며 “부처님께서 무엇보다 도반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듯이 도반과 바른 길을 걷는 마음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주영 불교여성개발원 사무국장은 “포교와 사찰 주지 소임 등을 위해 독살이를 하더라도 인근 사찰 스님들과 지역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는 오는 7월24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7시 서울 조계사에서 천일정진정진 1차 야단법석을 연다. 다음주 화요일에 열리는 5번째 야단법석은 ‘마하트마 간디의 눈에 비친 성철스님’이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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