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교회·성당만 운영…공간부족 이유 ‘뒷짐’

일부 국공립 병원에 개신교와 카톨릭 종교시설은 있는 반면, 불교계 종교시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종교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국공립병원은 서울대, 강원대, 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제주대병원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병원 내 불교 종교시설인 법당이 없는 곳은 전북대병원과 강원대병원 등 2곳 뿐이다.

강원대병원의 경우는 2층을 타 종교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전북대병원은 불교 종교시설인 법당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이들 병원에는 개신교와 천주교 시설인 전용 예배공간이 갖춰져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교계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제17교구본사 금산사(주지 원행스님)와 전북 불교계는 “지난 3월 법당 개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북대병원측에 발송했지만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재가단체의 한 관계자도 “병원 측에 2년여부터 불자 환우와 가족을 위해 법당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정식 공문까지 보낸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미온적인 태도로만 일관하는 것은 전북 불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불자 이모(54)씨는 “병원에 법당이 없는 것은 사실상 불자 환자들에게 종교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는 환자들의 종교를 차별하는 명백한 종교편향”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2년여 전부터 지역 불교계에서 불자들을 위한 법당 설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건물 전체가 모두 포화상태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올해 리모델링 공사와 완료되는 데로 불교법당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전북불교시민연대, 익산불교신도연합회, 전북포교사단 등 18개 전북지역 재가단체들은 오는 11일 오후7시 전주 불교회관에서 전북대병원 법당 설치를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결의할 예정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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