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하진희 지음/ 인문산책
 
 
 
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신은 가네샤 신이다. 10가지 화신으로 현신하는 가네샤는 코끼리 머리를 한 뚱뚱한 신이다. 그의 동생인 카르티케야는 키 크고 날렵하며 잘생겼다. 인도의 국조인 공작이 동생의 상징이자 애완동물이다.
 
이들 두 형제 신은 시바와 파르티바의 아들이다. 동생은 형과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고 형은 책읽기를 즐긴다. 형에게 ‘이 세상을 세바뀌 도는 경주’를 요청한 동생은 이길 자신에 들떠 전 우주를 돌았지만, 형은 생쥐 위에 올라타고 어머니 주위를 돌았다. 먼저 도착한 형에 대해 어머니 파르티바는 “너의 속도는 형의 지혜에 맞먹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뚱뚱한 코끼리가 인도인의 사랑을 받는 지혜의 신이다.
 
 
신화를 삶의 지혜로 일상화
 
인도인 정신세계 접근 첩경
 
인도神 자연숭배보다 진일보
 
종교 다변화 입각 現 힌두교
 
 
민화로 보는 복잡한 인도신화는 부담이 없다. 인도는 동양 신화의 보고이다. 11억 인도인들보다 많은 힌두교의 신들이 존재하며, 탄생과 죽음, 행복과 불행, 정의와 음모, 희생과 배신, 축복과 저주, 진실과 거짓, 평화와 전쟁, 성자와 악마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실체를 담고 있다. 핵미사일과 우주선을 독자 개발한 첨단과학의 강대국이지만, 인도인들은 신을 경배하고 신화를 삶의 지혜로 일상화하고 있다. 수많은 인도 민화들이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유도 그렇다.
 
인도 민화는 인도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첩경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다양한 신들의 형상이 그 일상에 잘 접목되고 이를 신화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신들은 대개 기원전 300년에서 기원후 300년 사이에 힌두교와 더불어 등장했다. 힌두교 이전에는 자연물이 숭배 대상이었고 동양의 자연숭배와 조상숭배사상 및 권선징악의 구조와 맥을 같이한다.
 
결과적으로 인도의 신은 자연숭배에서 보다 진일보한 사상적 형태를 띤다. 정서적으로는 동양권의 동질성을 갖고 있으나, 내용의 구체성이 종교의 다변화와 더불어 전개된 격이다. 이 책은 다양한 인도 신의 체계를 체계화하고 족보를 그려 흥미를 끈다.
 
인종의 다양성 만큼 지역적으로 제작 형태가 달라, 남부지방은 다양한 면직물과 천연염료가 많이 생산되는 탓에 말린 나뭇잎과 비단과 면직물에 식물성 염료와 광물성 염료를 섞어 아주 섬세하게 그려진 민화가 많다.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제작된 왈리 민화는 벽화가 주종이며 단순한 인체 표현과 유사한 형태이다.
 
<사진>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지혜의 신 가네샤. 뚱뚱한 코끼리가 쥐 등에 올라탔지만 지혜의 상징이다.
 
집 안쪽의 흙벽에 흰쌀가루로 그려져 있거나, 소똥을 여러번 발라서 마련한 천이나 종이에 그려진 것도 있다. 동인도 지역의 비하라 주에서 제작된 마두바니 민화는 가장 오랜 전통을 지녔으며, 여백이 거의 없이 모든 사물들의 특징이 가장 잘 보이는 각도를 구도로 잡아낸 특성이 있다. 가령 얼굴은 거의 대부분 옆모습이고 가슴은 정면으로 그려져 팔의 형상이 잘 드러나게 했다.
 
저자는 청계천문화관과 충북대 제주대 등 대학 박물관에서 ‘인도신화전’을 통해 인도문화 소개에 적극적이다. 인도 정신과 예술 세계가 폭 넓기에 그 안에서 우리 정신세계의 정체성을 탐구하려는 의도이다. 홍익대와 대학원을 거쳐 인도 비스바라티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 강사이면서 1500여 점의 인도 미술품 소장가이다.
 
김종찬 기자  kimjc00@ibulgyo.com
 
 
[불교신문 2621호/ 5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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