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硏, 1월25일 日 남선사서 보고회

  

초조대장경 <어제불부(御製佛賦)> 권제21, 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들이 남선사에서 서지조사를 하고 있는 모습.

 

초조대장경 간행 1000년을 맞는 2011년을 앞두고, 고려대장경연구소(이사장 종림스님)가 일본에 전해오는 초조대장경에 대한 학술조사 및 디지털 촬영을 마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역불전 비교·대조 통해 교정역사 ‘한눈에’

지난 2004년부터 일본 하나조노대 국제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초조대장경 디지털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영인본 출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고려대장경연구소는 오는 2010년 1월25일 일본 교토 남선사에서 완료보고회를 연다. 이사장 종림스님은 “하나조노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과 조건 없이 공개해준 소장자 남선사의 선의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보고회를 개최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한일 양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이날 보고회에서 연구원은 지난 6년간 진행했던 대장경 이미지 촬영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한 내용을 시연하고, 1만20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서지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연구소의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기존의 한역대장경 가운데 공개되지 않은 마지막 자료인 초조대장경의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2년(1011) 발원해 선종 4년(1087)에 완성된 고려 최초의 대장경이다. 대구 부인사에 소장돼오던 경전은 그러나 1232년 몽골침입 때 소실됐다. 전체 6000여 권 가운데 현재 국내에 200여 권이, 남선사에 약 1800권만이 전해 내려온다.

하지만 남선사 소장 초조대장경본은 일본의 전문가들에게조차 공개되지 않은 비장(秘藏)으로, 전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소는 초조본에 대한 디지털 사진촬영을 통해 이미지 검색을 하는 것 외에, 재조대장경과 연동해 초조와 재조대장경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비교.대조해 보는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높였다.

오윤희 소장은 “이번 연구소의 초조대장경 이미지 DB작업은 최초 공개 외에도 한역대장경 역사를 추정할 수 있는 마지막 연결고리가 완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한역불전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조대장경의 우수성까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 소장은 “초조와 재조를 비교해보면 오랜 세월동안 교정과 편집을 통해 재조가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며 “재조의 정확성은 물론 불전교정 역사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초로 공개된 초조본에 대한 이미지 자료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술과 32억이 넘는 국내자본으로 만들어진 DB이기 때문에, 연구소 측은 학자들이 조건 없이 볼 수 있도록 시점을 조정해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2010년 초조대장경 간행 1000주년에 맞춰 ‘고려 초조대장경 복원출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는 초조본 사진을 한지에다 사진을 그대로 인쇄해 두루마리 형태의 옛 경전모습으로 재현하는 것과 동시에 영인본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연구소는 2010년 1월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완료보고회에 함께 참여할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남선사 초조대장경을 친견하는 것 외에도 교토 인근의 사찰과 고베의 선창사, 나라의 동대사 등 고려대장경과 인연있는 사찰을 순례하는 시간을 갖는다. 종림스님은 “역사 속에 사라졌던 초조대장경을 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학자들은 물론 불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577호/ 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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