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랍 300년 화엄사 '華嚴梅' 친견하는 상춘객들"
매서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마침내 찾아온 따스한 기온에 기지개를 펴고 꽃망울을 터트린 남도사찰에는 매화들의 화사한 화장세계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말부터 3월초까지 절정을 맞았던 양산 통도사 자장매를 시작으로 구례 화엄사의 화엄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 등 사찰매화 4대 천황들이 봄바람에 매화향기를 실어 보내며 남녘을 자비의 향기로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4대 사찰매화의 으뜸인 '통도사 자장매(慈藏梅)'는 수령 370년 된 매화나무로 신라시대 때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뼛속까지 사무칠 때 향이 더욱 짙어진다는 매화의 특성이 수행자의 구도행과 닮아 자장스님의 지계 정신을 표현한다 해서 '자장매화(慈藏梅花)'라 불리기도 합니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華嚴梅)'는 들매화에 더해 2월 19일 천연기념물로 추가 지정된 각황전 홍매화로 붉은 색깔이 짙고 선명해 흑매화로 불리기도 합니다. 화엄매는 조선 숙종 25~28년(1699~1703년)경 각황전과 원통전을 중건한 계파 선사가 중창불사를 기념해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제18교구본사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는 담홍색 매화를 꽃피우는 홍매화로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이름이 유래 합니다. 1700년 경 백양사 앞뜰에 여러 그루의 매화나무를 심어서 가꾸어 왔는데, 절의 중심이 바뀌면서 홍매나무와 백매나무 한그루씩 옮겨 심었지만 홍매만이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꽃 색깔이 아름답고 향기가 그윽해 꽃이 절정을 이룰 때면 매화향이 온 도량을 뒤덮어 매화가 아름다운 호남지역에서도 ‘호남 5매’로 꼽힐 만큼 명성이 높습니다.
순천 선암사 선암매(仙巖梅)는 원통전의 600년 된 백매와 각황전 돌담길의 홍매 두 그루로,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선암사 경내 곳곳에 피는 매화는 세월의 무게를 보여주듯 곧고 단아한 자태와 짙은 향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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