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 동국대서 열려
지금 상태 이어가면 사찰분담금으로 종단 운영 불가

중앙종무기관·산하기관 시스템 변화시켜
10년 후에는 분담금 폐지하고, 본사 역할 강화해야

총무원은 직영·직할사암 분담금으로 운영
교육원 포교원 역할은 교구본사로 이관
중앙분담금 대신 본사서 포교·교육해야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상월결사 회주)이 10월31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상록원에서 제18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상월결사 회주)이 10월31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상록원에서 제18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상월결사 회주)이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청년 불자 20만 명을 모아 달라이라마 초청법회를 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신도 및 분담금 감소에 대비해 중앙종무기관을 체질개선 하도록 계획을 수립하라고 당부했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중앙종회 제229회 정기회를 하루 앞둔 10월31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상록원에서 제18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스님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상월결사 회주),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 서울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조계사 주지 담화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성화스님 등 부실장 스님들도 함께했다.

화엄1회 회장 심우스님 이하 22명, 화엄2회 회장 선광스님 이하 16명, 화엄3회 회장 삼조스님 이하 17명, 무량회장 일화스님 이하 9명, 비구니 회장 정운스님 이하 9명 등 중앙종회의원 73명 스님도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자승스님은 먼저 최근 조계사 주지로 임명된 담화스님에게 죽비를 전했다. 자승스님은 “11월1일 조계사 주지 스님 취임법회를 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가서 죽비를 전달해야 하지만, 상월결사 공식행사가 아니면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대신 죽비를 전한다”며 죽비를 수여했다.

자승스님으로부터 죽비를 받은 담화스님은 세 번 죽비를 친 후 “회주 스님 말씀 잘 받들어서 불교중흥과 대학생 전법을 실천하고, 조계사 불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자승스님은 “상월결사 공식행사가 아니면 참석하지 않는다. 다만 신흥사 무산스님 부도탑 제막식과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스님 취임법회 때는 모든 것을 상월결사 정신으로 취임법회를 준비해서 참석했다”며 “20년 동안 어디 가서 법회를 한 적이 없다. 봉은사, 보문사, 교구본사에 가서도 법문을 한 적이 없는데, 법문해달라고 초청하는 분이 지금도 있다. 저는 상월결사 뜻과 정신으로 행하는 행사 외에는 참석하지 않으니, 행사 초청은 공식적으로 사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 모습.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 모습.

총재 스님은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상황을 공유하며, 중앙종회의원과 총무원 부실장 스님들이 불교중흥을 위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먼저 스님은 2027년 8월 카톨릭 세계청년대회를 환기했다. 참석인원이 최대 100만 명으로 예상되는데, 카톨릭 청년 가운데 국외에서 30만 명이 한국을 찾고, 국내 인원이 7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보호자 및 어린이, 청소년들까지 포함하면 참여 인원은 200만 명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스님은 “카톨릭 행사 후 한국불교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우려하며 “2027년 우리 종단도 세계 불교청년대회를 준비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카톨릭처럼 100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청년 범위를 중학생부터 50세 이하로 넓혀 20만 명이라도 모아서 청년 불교 행사를 개최해보자는 것이다. 더 나아가 스님은 달라이라마를 초청해, 한국불교가 아직 건재함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자고 했다.

“총무원 사회부나 중앙종회에서 달라이라마 초청행사를 기획하면 좋겠다”며 “틀이 짜이면 중앙종회와 전 종도, 세계 불교도와 함께 일을 추진하도록 계획을 세워보자”고 독려했다. 스님은 “역대 정부들이 중국 압력으로 달라이라마 초청을 수락하지 않았으나 과거는 과거의 일”이라고 현실적인 우려를 타파하고 “우리도 20만 청년 불자들을 모을 수 있게 준비해보자. 집행부가 모든 계획안을 수립해 내년 3월 종회 전에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미래 10년을 내다보고,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운영방안을 혁신하기 위해 중앙종회 의원 스님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재 스님은 “종회의원 스님 가운데 누군가는 ‘재미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재미없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라며 “하나는 제가 모든 걸 다 해서 종회의원이 할 일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고, 또 하나는 신심과 원력이 부족해서 할 일을 못 찾아서 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자승스님은 중앙종회법 제17조 ‘선서’ 중 “중앙종회의원에 취임함에 있어 불조의 가르침을 거울삼아 종헌 종법을 준수하고 종단과 사부대중의 법익을 증진할 중앙종회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가 삼보 전에 맹세합니다”는 조항을 읽도록 해 종회의원 스님들의 초심을 강조했다. 스님은 “종회의원 스님들 가운데 자의반 타의반 소임을 맡은 경우도 있지만, 종헌종법을 숙지해서 종단을 바로 세우겠다는 원력을 세워서 하는 스님도 있을 것”이라며 “종단 미래를 내다보고, 어떻게 하면 한국불교 중흥할 수 있는지를 우선으로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 모습.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 모습.

자승스님은 종단을 혁신하는데 있어 종회의원 역할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스님은 “중앙종무기관을 비롯해 산하기관까지 포함하면 종무원 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 지금과 같은 상태로 10년을 이어가면 사찰분담금만으로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종단 운영을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스님은 “10년 후에는 중앙분담금을 폐지하고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10년 후 종단은 직영사찰과 직할사암 분담금만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직을 축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했다.

종단에서 축소할 기관으로 교육원과 포교원을 꼽았다. 교육원과 포교원 출범 이후 오랫동안 예산과 인력을 투여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원이 있어도 출가자는 줄고 수행풍토는 흐려졌다. 포교원이 있어도 어린이 법회는 줄었고, 청년 불자는 물론 신도도 점점 감소하면서 두 기관 모두 형식적인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자승스님은 “조계종은 교구본사 중심제이고, 본사에서 포교도 하고 교육도 할 수 있다”며 본사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임명된 교육원장 스님과 포교원장 스님이 5년 임기를 마무리하면, 이후 역할은 교구본사에서 할 수 있도록 종헌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운영 경비를 줄일 수 있게 “특수직 종무원을 제외하고, 일반직 종무원 퇴직하면 그 역할을 교역직 스님들이 하도록 해 인건비를 줄여가고, 스님들은 중앙종무기관에서 업무를 익혀 본사에서 종무행정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대한 종단을 축소하지만, 이것이 곧 총무원장 스님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스님은 “본사 중심으로 업무를 이관하되 총무원장은 본사를 감사와 징계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교구본사 주지의 권한이 막강해지는 것에 대비해 교구종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승스님은 “10년 후에 중앙분담금제도를 폐지해 본사가 포교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하자”며 “조계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10년 미래를 내다보고, 종회의원 스님들이 집행부와 논의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종회에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사안을 보완하고, 순차적으로 추진해나가라고 당부했다.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이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달하는 모습.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이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달하는 모습.

또 조계종이 현재 모습으로 안주하다가는 한국불교 장자 종단이라는 위상조차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지금이라도 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승스님은 “불교계 언론에서 보면 조계종은 후퇴하는 반면, 태고종, 천태종은 우리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며 조계종이 위축되는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불교와 종단을 위해서는 스님과 불자들이 합심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승스님은 “정치권이 불교계를 신경 쓰지 않는 이유는 불교는 신경을 안 써도 도와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불교에 여야가 어디 있나. 불교에 반하는 정책을 펴는 사람이 있다면 따끔하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아예 반응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계종 신도동원이나 조직력 한계를 꼬집으며 “시의원, 구의원, 대통령도 못 만들어내는 조계종을 누가 존경하고 따르겠냐”며 내년에 총선도 있고, 대선도 다가오는데 불자들이 결집하는 모습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어떤 식이든 잘잘못을 가려, 잘했을 때는 칭찬하고, 잘못했을 때 꾸짖지 않으면, 한국불교계에서 조계종은 장자 자리를 천태종, 태고종에 물려줘야 한다”며 의욕과 열정을 보여주는 종단이 돼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또 “시대를 뚫고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게 지금 조계종의 한계”라며 “열심히 사는 분들도 있지만 다수는 안일하게 사는 게 우리 종단의 한계다. 우리가 조계종에 몸담고 부처님 은혜와 빚을 갚으려면, 포교, 부처님 법 전하는 데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자승스님은 이날 상월결사가 추진하는 대학생전법 불사를 위해 종회의원 스님들이 1000만원 씩 전법 기금을 후원하는 데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두세 달치 사찰 운영비에 달하는 큰 금액인데, 열악한 사찰 재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전원 불사에 동참해준 비구니 종회의원 스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자승스님은 “원력과 신심을 가지면 늦지 않았다. 10년을 내다보고 나와 여기 있는 스님들과 후손들이 조계종을 탄탄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 종책모임별로 참석한 종회의원은 다음과 같다. 화엄1회에서는 회장 심우스님을 비롯해 오심스님, 제정스님, 만당스님, 우석스님, 태효스님, 정덕스님, 진각스님, 도성스님, 원경스님, 묘장스님, 탄웅스님, 성로스님, 연규스님, 향문스님, 보화스님, 성제스님, 보관스님, 원각스님, 해량스님, 향록스님, 법륜스님이 참석했다.

화엄2회에서는 회장 선광스님을 비롯해 재안스님, 설도스님, 탄원스님, 태진스님, 도림스님, 대진스님, 종봉스님, 성웅스님, 현담스님(쌍계사), 학암스님, 종원스님, 혜한스님, 탄보스님, 성원스님이 참석했다.

화엄3회에서는 회장 삼조스님을 비롯해 정범스님, 법원스님(대흥사), 보인스님, 화평스님, 설암스님, 진각스님, 가섭스님, 탄공스님, 각진스님, 각연스님, 탄하스님, 법성스님, 무경스님, 허허스님, 덕운스님이 참석했다. 

무량회에서는 회장 일화스님을 비롯해 진화스님, 현무스님, 덕현스님, 경암스님, 호암스님, 지현스님, 시공스님이 참석했으며 비구니회에서는 회장 정운스님을 비롯해 정관스님, 철우스님, 혜도스님, 진상스님, 혜성스님, 법해스님, 지인스님, 설해스님이 참석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불교광장 총재)이 조계사 주지 담화스님에게 죽비를 전달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불교광장 총재)이 조계사 주지 담화스님에게 죽비를 전달했다.
저녁공양에 앞서 공양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저녁공양에 앞서 공양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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