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수불자연합회,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와
‘대학생 전법을 위한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간담회’
대불련 활성화 및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 개진 공유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모임 (가)부르나교수단 발족 제안

10월21일 서울 봉은사 향적원에서 ‘대학생 전법을 위한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간담회’
10월21일 서울 봉은사 향적원에서 ‘대학생 전법을 위한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간담회’

 

교수 불자들이 불교학생회 지도교수 노하우를 공유하고 대학생 전법의 원력을 세웠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이상훈 대전대 교수, 이하 교불련)는 10월21일 서울 봉은사 향적원에서 ‘대학생 전법을 위한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상훈 회장을 비롯해 불교동아리 지도교수와 불교동아리 창립을 준비하는 불자 교수들은 이날 머리를 맞대고 기존 동아리 운영 및 새 동아리 창립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이 참여했으며, 조계종 포교원장 선업스님도 참석해 대학생 포교현장에서 활동하는 지도교수 이야기를 경청했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대학생 전법은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가 사활을 걸고 해야 한다. 스님들도 대학생 전법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불교가 사회에 필요한 이유는 불교는 세상 모든 만물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세계 갈등은 서로를 다르게 보기 때문이며, 실상은 너나가 다를 게 없다. 부처님 법을 사람들 마음에 심어주면 세계가 평화롭고, 행복해진다”며 “불자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부처님 법 전하는 큰 힘이 돼 달라”고 덧붙였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은 “한국불교 화두는 대학생 전법에 있고 대학생은 우리 몸 가운데 허리와 같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게 회주 스님 말씀이다”라며 “7월에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가 출범했고, 한 달에 서너번 회의를 하면서 전국 500여 명 스님과 전법위원회를 구성했다. 말로하는 전법이 아니라 함께하는 전법을 말씀하신 회주 스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전법위원장이라는 소임 무게가 크다”며 “11월11일 상월결사 4주년을 맞아 조계종을 비롯한 여러 종단을 모아 포교기금을 마련한다. 교수님이 주머니 털어 하던 대학생 전법활동을 개선해 교구본사와 상월결사가 후원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

 

간담회에서 이상훈 회장은 대학생 불교동아리 운영방안을 공유하고, 지도교수단 발족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역할을 △연속성 △영속성 △연결성 △여의성 크게 4가지로 정리했다. “대학생은 졸업하지만 지도교수는 근속한다. 불교동아리 선배(OB)들의 모교 교수다. 인접 사찰 등과 네트워크를 열고 확장할 수 있다. 학교예산 및 행정상 각종 편익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지도법사 스님과 함께 전법하는 파트너십-역할 분담과 상호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Z세대 요구에 부합하는 활동을 고민해야 한다”며 불교동아리 명칭도 불교학생회 외에 선명상수련회, 보현행, 문화유산답사 등을 제시했다. 청년들이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명상을 배우고 싶어하는 예가 많고 또 생기부에 봉사활동 시간을 입력해야 하는 세대라 봉사가 익숙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보현행 같은 봉사동아리를 부각시키는 것도 좋다고 했다.

또 부모를 따라 여행이 익숙한 만큼 문화유산답사회 등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탐방할 수 있는 모임 명칭도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세대들이 선호하는 템플스테이 외에 국외성지순례를 기획해 다양한 불교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학생들은 졸업하면 떠나지만 소나무처럼 학교를 지키는 교수들이 불교학생회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며 지도교수들 신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각 대학에서 나홀로 지도교수 활동을 하고, 신행활동만 해온 불자 교수들을 위한 공유의 장을 제안했다. 11월경 불교동아리 지도교수단(가칭 부르나교수단)을 발족해, 불교학생회 지도교수 뿐만 아니라 불교동아리 재창립에 뜻을 둔 교수, 불교학생회와 병행해 별도의 불교문화 동아리를 창립하는 교수들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조발제 하는 이상훈 교수
기조발제 하는 이상훈 교수

 

자유토론 시간에는 기존 동아리를 운영해 온 교수들이 노하우를 전하고, 새 동아리 창립을 준비하는 교수들 고민을 들어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2022년 불교동아리 재창립을 이끈 김용진 경상국립대 교수는 새로운 동아리 창립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불교학생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만들었다고 해서 잠깐이라도 소홀하면 금방 와해를 하고 만다. 김 교수 역시 사라졌던 동아리를 다시 만드는 과정에서 혼신의 힘을 쏟았다. 매달 정기법회 외에 지역 사찰과 연계해 템플스테이, 명상 수행, 다도 수업 등을 진행했고, 학생들 장학금 마련은 물론, 신입회원 모집 등을 지원했다.

그는 “기존의 대학은 기존 대학대로 계속 운영이 되도록 적극적인 활동과 후원도 필요하고요. 새로운 그걸 발판으로 새로운 대학에 파급되도록 하겠다”며 “짧은 경험과 노하우를 불교동아리 지도교수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현효 공주대 교수도 불교학생회 재창립 및 교수불자회 창립 과정을 공유했다. 지난해 봄 마곡사 스님이 공주대 캠퍼스에 천막을 치고 학생들에게 단주 같은 기념품을 나눠주면서 불교학생회 모집에 나선 것이 시발이 됐다. 스님이 캠퍼스에서 매주 한 번씩 걷기명상을 지도하면서 김 교수에게 지도교수를 제안했다. 22년 5월부터 9월까지 준비 과정을 거쳤는데, 1학기 동안 학생들한테 홍보하면서 스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명상지도를 하고 끝나면 저녁도 챙겨줬고 여름방학에는 마곡사 템플스테이도 제공했다. 4개월 여 활동 자료로 준동아리 신청을 한 사이 마곡사에서 동아리방에 불단을 마련해 불상을 모시겠다고 연락이 왔다. 김 교수가 학생처, 총장실을 찾아가고, 제6교구본사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이 총장까지 만난 덕분에 동아리방을 법당처럼 장엄할 수 있었고, 9월에 정동아리로 등록됐다.

김 교수는 불교동아리와 학생간 공감대 중 첫 번째를 무료 템플스테이를 꼽았다. 무료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고 친구도 데려와도 된다고 하니 학생들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절, 불교를 내세우기보다 명상한다고 하니 더 쉽게 다가온 것 같다. 지도법사 스님이 교내 잔디밭에서 매주 1번 40분씩 걷기명상을 한 후 학생들과 대화하고 공양까지 챙겨주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 1년 반정도 활동을 이어가니 학생들 관계도 돈독해졌다.

“동아리 단톡방에 지금 61명이 있는데, 마곡사 부처님오신날 봉사활동 가자고 제안하면 참석하겠다는 학생도 많다. 교내에서 부처님오신날 기념 연등 나눔 행사를 했는데, 정문에 2m 높이에 큰 연등 두 개를 설치했고 학생들에게 단주도 나눠줬다. 불교학생회 활동이 계기가 돼 9월 교수불자회도 창립했다. 학생들과 템플스테이 함께 가자고 제안했는데 참여하는 교수가 늘어서 현재 13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발제를 경청하는 교불련 회원과 스님들.
발제를 경청하는 교불련 회원과 스님들.

 

장상목 동아대 교수는 대학생 지도과정의 어려움과 성과를 공유했다. “부산지역 학생들에게 통도사 템플스테이를 하자고 했는데 신청자가 2명 밖에 없어서 취소된 적이 있다. 도저히 안되서 학생들 참석하면 밥도 사주고 영화도 보여주자고 했는데 그나마도 취향이 갈려, 이제 학생들이 원하는 상품권을 나눠줬다. 한 학기에 한 번 템플스테이 그다음에 문화 탐방 이렇게 하기로 하고 계산을 해보니까 한 2000만 원 정도가 필요했다. 108명이 한달에 1만원 씩 내면 되겠다 후원회를 결성해서 후원금을 모아 활동을 하기도 했다.”

활발했던 동아리 활동은 그러나 코로나팬데믹 이후 위기에 처했다. “대학에서 불교동아리를 없애겠다고 해서 학생처를 찾아가 대한민국 3대 종교 중 하나인 불교동아리를 없애면 종교차별이 될 수 있다고 해 겨우 막았다. 그러다 한 학생이 찾아와 불교동아리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뜻을 세운 후 동아리 활동이 급격하게 활발해졌다. 돈도 돈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들 의지와 열정적인 학생이다.”

또 장 교수는 1달 이상 장기적인 불교체험을 제안했다. “전임 부산교수불자회장 박영병 교수가 학생들 데리고 1달 중국에서 무전여행을 하면서 6대 사찰을 성지순례 했다. 그런 활동이 자기소개서 작성에도 도움이 되던데 1달 성지순례 등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대만 불광산사 1달 체험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저희 아이들이 다녀왔다. 불광산사에는 아시아인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사람들도 많은데 해외문화 체험과 교류를 통해 시야를 넓히는 자리를 마련해주면 취업은 물론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장호경 대구한의대 교수는 대구 경북 이야기를 했다. 장 교수는 1980년 대불련 대구경북지부장 대행을 하고, 대의원 의장을 했는데, 당시 대구경북지역에 2000명 학생이 모였다고 한다.

“활성화됐던 불교학생회가 왜 다 사라졌을까 원인을 하나 살펴봐야 된다. 1980년대 대불련을 했던 그 당시에는 모든 주체가 학생이었다. 학생이 지도법사를 모시고 스님한테 부탁을 하고 학생들이 어떻게 행사를 하기 위해서 신도회를 찾아가 권선했다. 그때는 학생들이 그렇게 할 만큼 여유도 있고 사회적 분위기도 불교에 아주 우호적이었다. 2000년대에는 이미 대학생들이 취업 등 여러 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동아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에서 제가 대구한의대 불교학생회 지도교수가 되었다.”

그때부터 불교동아리 주체가 바뀌었다. 불교 지도교수가 스님을 모시고 돈을 권선해서 학생회를 겨우겨우 유지하게 된 것이다. “잘 되다가 제가 안식년을 갔다 오면 그 학생회가 다 사라져 버렸다. 다시 또 돈을 모으고 법사님들을 모아서 학생회를 활성화시키고 제가 본관에 기획처장을 했다. 처장 마치고 내려오니까 또 학생이 없더라. 반면 기독교나 천주교 동아리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생존하고 있다. 근데 불교는 거의 사라졌다. 불교가 강하다는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25개 대학에서 불교학생회가 유지되고 있는 데가 겨우 4~5개밖에 안 된다.”

그럼 기독교 동아리는 어떻게 살아 있을까? 답은 간단했다. “같은 과 기독교 동아리 지도교수에게 들으니, 경산에 있는 교회 세 군데에서 20만 원씩 매월 60만 원의 돈을 주고, 전도사 두 명이 온다. 지도교수에 전도사 2명, 매달 60만원이 후원되니 학생이 유지된다. 근데 저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치고 꽹가리까지 치고 있다. 제가 평교수 있을 때는 학생회가 되는데 보직에 올라가면 없어진다. 저는 영남대 불교학생회 출신인데 지금도 동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법회를 보면서 영남대 불교동아리 학생회를 어떻게 살릴까 고민한다. 그러던 차에 상월결사에서 대학생 전법을 한다고 해서 가슴이 뛰었다. 자동차가 굴러가려면 4개의 바퀴가 있어야 하듯이, 대학생 동아리를 활성화하려면 학생, 지도교수, 지도법사,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도법사 스님이 있고, 지도교수가 있는 상태에서 재정이 편성되면 학생을 모으면 된다. 4개 중 하나라도 빠지면은 또 1년 하다가 없어지고 또 1년 하다가 없어진다. 아까 회주 스님이 10년을 하겠다 하니까 제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100억을 모아 10년 동안 한다니 진짜로 대학생 전법이 되겠구나 해서 기쁘다. 그래서 대구경북에서 20개 대학에 불교학생회를 만들어 대학생 전법에 앞장서겠다.”

불교학생회 지도교수 '부르나교수단' 설립 추진
1달 이상 해외순례 및 해외사찰 템플스테이 제안
"대구경북지역 20개 대학 불교동아리 창립할 것"
지도교수 통해 학생 장학금 지급하는 방식 필요해

송윤미 강원대 교수도 학내 사례를 공유했다. “저 역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도 교수의 활동비를 준다고 했는데 이게 핵심은 아니다. 기독교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같은 거를 만들어준다. 그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살면서 이제 기독교 활동을 열심히 하고, 기독교 신자가 된다. 대불련 출신 장학금을 준다고 하는데, 여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국립대 경우에는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데, 학생들이 한 학기 장학금을 직접 받으면 오히려 지도교수의 연락을 회피한다. 물질이 정신을 흐려놓는 것이다. 지도교수를 통해서 학생들한테 장학금 형식으로 하는 것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다.”

이상훈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상훈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학생 전법을 위한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간담회’
 ‘대학생 전법을 위한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간담회’

 

이날 포교원장 선업스님도 대학생 포교의 원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선업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서 내 삶이 행복해지고 내 삶 자체를 보살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모든 청년 대학생들이 동참하지 않을까 한다”며 “2030년까지 대학생 전법활동이 활발발해져 100만 젊은이들이 불교를 만날 수 있도록 2030 100만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도교수 간담회를 끝까지 참석한 이사장 돈관스님은 40여 불자 교수들에게 당부와 감사를 잊지 않았다. “저는 어느 경전 구절보다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시대에 따라 종교가 변해야 된다’는 것이다. 해인사 행자실에 ‘들어오는 사람 잡지 말고 나가는 사람 잡지 마라’는 글귀가 있었는데, 이제는 ‘들어오는 사람 붙잡고 나가는 사람은 더 못 나가게 붙잡아라’가 돼야 한다. 지금 불교학생회 창립은 대학마다 절을 설립하는 것이고, 설립한 곳은 중창불사를 하는 시기이다. 아마 다시는 이런 시절인연이 오지 않을 것이다. 회주 자승스님 말씀대로 이게 한국 불교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사부대중이 함께 움직여 제주도부터 강원도까지 모든 대학이 지금 서서히 움틀거리면서 다 함께 마음을 모아서 염원을 이룰 수 있다.”

이어 스님은 “옛날처럼 3000배 하고 또 부처님 말씀 듣는 시절은 지났고, 템플스테이처럼 학생이 원하고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도교수들 자주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대학생 전법 불사가 이렁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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