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여덟명 국사 배출 도량

백련결사 도량으로 고려시대 8명의 국사가 배출된 강진 백련사는 6년째 학술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5월15일 백련사 만경루에서 열린 학술대회 개회식 모습.
백련결사 도량으로 고려시대 8명의 국사가 배출된 강진 백련사는 6년째 학술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5월15일 백련사 만경루에서 열린 학술대회 개회식 모습.

고려시대에 여덟 명의 국사(國師)가 주석한 1200년 고찰 강진 백련사에서 학술대회가 열렸다.

강진 백련사(주지 보각스님)는 5월 15일 오후 1시 20분 ‘백련사 전래 전적에 대한 서지및 사상적 연구’라는 주제로 제6회 만덕산 백련사 학술대회를 경내 대웅보전 앞의 만경루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개최했다.

최종남 중앙승가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 남권희 경북대 명예교수는 ‘<천태삼대부보주(天台三大部補注>와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판본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라는 주제발표에서 만덕사와 백련사에 주석한 스님들의 관련 기록을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강진 지역 사찰에 머물렀던 스님들에 대한 자료도 선보였다. 남권희 교수는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하여 가칭 ‘만덕·백련 아카이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대별, 주제별로 가중치를 부여하고 연결하여 관계망을 연구하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시대 만덕사(지금의 백련사)의 팔국사(八國師)는 다음과 같다. △원묘요세(圓妙了世, 1163~1245) △정명천인(靜明天因, 1205~1248) △원환(圓晥) △진정천책(眞靜天頙) △원조(圓照) △진감무외(眞鑑無畏) △목암(牧菴). 이 가운데 진정국사는 1250년대 후반 백련사에 주석하면서 ‘백련결사문(白蓮結社文)’을 공포하고 <호산록(湖山錄)>을 펴냈다.
 

백련사 주지 보각스님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백련사 주지 보각스님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오덕 한국국학진흥원 박사는 ‘강진 백련사 관련 시문(詩文)분석’이란 주제발표에서 “백련사 관련 시문은 고려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 많은 인물들이 다녀가며 감회를 시로 남겼는데, 백련사의 사세와 주변 승경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오덕 박사는 “현재까지 약 40여 명 100여수 이상의 한시가 밝혀졌고, 산문류(散文類)는 20여 명 30여 편 이상이 확인됐다”면서 “이러한 자료의 정리를 통하여 향후 <만덕사지>의 증보 및 백련사 평가에 있어서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장승 · 최기척 경북대 연구원은 ‘백련사 주석 승려들의 찬술 문헌에 대한 연구 - <법화영험전>, <선문보장록>, <선문강요집>을 중심으로’에서 “요세국사의 불교사상은 13세기 전후의 혼란상에 처해 있었던 피지배층을 대상으로 정토신앙이 민중 속에 정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련사 대웅보전.
백련사 대웅보전.

‘만덕·백련 아카이브’ 구축 제안도
전남 문화역사 살피는 기회 희망

이밖에도 이날 △백련사 전래의 진정국사(眞靜國師) <호산록(湖山錄)>에 대한 연구(석혜영 경북대 BK21 연구원) △<만덕사지>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서강선 부산대 교수) △고려후기 백련사와 법화삼매참(法華三昧懺) 불서에 관한 연구 - <묘법연화경 삼매참법>, <법화경삼매참조선강의(法華經三昧懺助宣講儀)>를 중심으로(박용진 국민대 교수) △조선 후기 영남문인들의 백련사단 결성과 활동(전재동 한국전적문화재연구소 박사) 등에 대한 연구결과가 선보였다.

백련사 주지 보각스님(중앙승가대 명예교수)은 개회식에서 “학교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으로 백련결사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 자료가 정리가 안돼 아쉬웠다”면서 “주지로 있는 동안 이런 부분을 정리하여 인물 사상 역사 등을 담은 <한권으로 읽는 백련사>를 발간해 전승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각스님은 “앞으로 한자를 보기 어려운 시절이 되면 과연 어떻게 정리될까 걱정이 앞선다”면서 “해마다 초파일 기념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여 백련사뿐 아니라 대흥사를 중심으로 전남권 문화와 역사까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백련사 학술대회는 각처에 산일(散逸)되어 있는 전승 불전 및 기록물, 스님들의 찬술서, 관련 시문(時文)들 종합하여 서지학 및 사상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해 오고 있다. 백련사가 지닌 오랜 역사와 사상, 그리고 전승 문화를 돌아보며 현재에 뿌리내려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있는 자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진=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maha0703@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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