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게 삶 마무리…남은 가족도 평안 줘야”


대한민국 고령화 속도 가장 빨라
2026년에는 ‘초고령화사회’ 진입
빈곤 질병 등 다양한 문제 발생


연명치료 유지중단 뜨거운 화두
임종케어 호스피스 정부 차원서
예산과 시스템 구축해 대응해야


불살생, 생명존중사상 관점에서
노인 요양 임종 3대 복지 마련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하여 대응

초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출처=pixabay
초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출처=pixabay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026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노인 인구 증가로 빈곤, 질병, 고독감 등 다양한 문제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불교사회복지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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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현장인 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및 중중장애인요양시설, 노인요양시설 등에서의 소임을 보면서 복지현장에서 전법포교의 길을 걸었다. 복지현장에서의 나타나는 고령화사회 노인들의 문제점과 지역사회의 병원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 점차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많은 현안의 문제에 마음이 아팠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적 지원과 시스템의 발 빠른 대처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코로나 19로 국가사회 전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복지현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거의 모든 시스템이 비상으로 가동되는 중에, 그 동안 차일피일 미뤄두었던 연구논문을 이번에 집중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고령화사회에서 연명치료를 중단하느냐 유지하느냐는 시대적으로 누구에게나 뜨거운 화두이다. 그러나 이 연명치료의 중단 여부의 문제는 불교의 생명존중사상과 불살생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생명권 존중 부분에도 위배되고 부모가 준 천부의 고유 인간의 권한(인권)을 인간의 법으로 함부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점차 고령화시대에 접어드는 현 상황에서 경제적 우위 또는 가성비라고 하는 잣대에 맞추어 한 방향으로 치우치면서 천륜을 저버리는 상황이 재현되는 듯하여 논문을 통하여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우리나라도 연명치료 중단의 법이 2018년 개정되어 서약서를 미리 받지만 이는 모순된 것이다. 선진국인 핀란드나 네덜란드의 경우는 국가에서 무한대 연명치료를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서약서를 받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서구의 다른 나라들처럼 연명치료에 대한 지원은 없는 상황에서 비용의 부담을 슬그머니 개인에 안기면서 연명치료를 중단하도록 서약서를 받는 것은 불살생의 사상과 생명존중사상에 위배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개인에게 자신의 삶을 포기하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초고령사회에 있어, 노인의 폭언, 폭력, 학대, 경제적 생활고, 임종에 대해 시한통고 받은 노인의 방치로 더 살고 싶어하는 욕구의 좌절, 시한부 임종을 맞는 노인들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의 법제화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시정하도록 정책적 제언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식물인간일지라도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싶어하는 것임에도 대한민국의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노인들을 이제는 쓰임이 없어졌다고 해서 헌신짝 버리듯하는 것은 불교의 사상적으로나 국가적 윤리적인 면에서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기 집이나 평소 익숙한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희망하지만, 이는 법적·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적으로 이제 현대 사회는 어쩔 수 없이 나이 들면 대부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생활이 보편화되어가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제도는 실제 현실을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어렵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국가가 노인 장기요양보험 제도처럼 재원은 보험 제도를 통해 마련하고, 제도적·법적인 부분은 평상시 생활하고 있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임종시스템을 갖춰 임종케어를 통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OECD 국가에 들어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으므로 과거 과감히 국민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시행했듯이 이제는 터미널(임종)케어와 호스피스 등의 분야에 국가적 차원의 예산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제는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영역에 AI가 투입되어 실제 간호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 점차 빨라지고 있는 이즈음 우리 불교는 한 발 앞서 이에 걸맞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고도로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일들을 하지 않으려는 기피현상이 벌어지는데 아마도 요양 서비스도 일정한 단계가 되면 점차 AI가 여러 부분에 걸쳐서 부분 부분 나누어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단순한 단답형의 대화 단계를 지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서비스를 AI가 구현해내는 시대(설거지전문, 청소전문, 말벗전문, 포행전문 등 각각의 AI를 자동차나 가전제품 갖추듯 갖춤)가 다가오므로 그 전에 이 문제에 우리 불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점차 고민의 깊이가 더해져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우선 종교가 우리 생활에서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모든 종교들은 코로나 시대를 통해 새로운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종교는 특히 우리 불교는 어떻게 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할 것인가 심도 있는 고민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에 곧 직면하리라 생각한다.

생명존중사상의 가르침을 지닌 불교계는 초고령화사회에서 다양한 역할로 노인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 = pixabay
생명존중사상의 가르침을 지닌 불교계는 초고령화사회에서 다양한 역할로 노인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 = pixabay

 

이번 논문에서 종교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려고 한 부분이 있는데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종교와 신념과 실제 행동이 다소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종교에 몸담은 입장에서 상당히 큰 충격이었는데 우리 종단이 이제는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제도화와 정책, 그에 따른 교육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가가야 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기존에 있는 교육 분야에서도 고령화시대의 좀 더 현대화된 노인 수준에 맞는 교육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예전의 순수한 노인세대들은 다소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세대들이었다면 이제 새롭게 등장하는 노인세대들은 젊은 감성을 갖춘 고학력과 높은 생활 수준과 정신세계를 지향하는 세대들이므로 이전의 방식으로 포교와 교육 등을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심각한 상황에 바로 빠질 것이다.

그러므로 종단은 이제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와 교육은 물론 신구의 변화가 함께 병존하는 노인세대의 욕구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교육도 고학력의 높은 생활수준과 정신세계에 맞는 커리큘럼이 뒷받침되어야하고 지속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웰다잉교육은 물론 그에 걸맞는 연명치료에 대한 의식까지를 지속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단계에 맞는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에 발맞추어 그것을 시행하고 이끌어갈 인재 양성까지 폭넓은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진행하여, 고령화 사회에서 임종케어와 호스피스 분야에서 한 부분을 종단이 구축해야 한다. 임종(터미널)케어나 호스피스를 받는 임종 환자들에게 영적치료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것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졌지만 앞으로는 종단과 각 교구별 차원에서 이루어져 직영 노인요양원과 요양병원의 건립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함이 중요한데 아직 미진한 실정이다.


적어도 총무원과 각 교구본사로 보면 요양원과 노인요양병원이 약 60여 개가 있어야 하지만 안 된다면 적어도 요양원 정도는 갖추어야 불교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통해 일목요연한 임종에 대한 대처 방안과 커리큘럼들이 있어서 일반 신도나 그 가족은 물론 임종을 맞는 노인들이 예측 가능한 미래 즉 교리에 맞는 삼생의 생각이 정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반듯한 불교적 생명관인 윤회와 생사불이의 사상인 아미타 정토신앙과 미타신앙, 염불신앙을 통해 각 기간별 프로그램(1개월, 3개월, 6개월, 1년, 2년 등의 기간)을 연구·개발, 교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또한 초고령화사회의 임종케어에 있어 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한 과학적인 접근,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시기별에 따른 기도법이라든가 명상 방법들을 체계화하는 것) 역시 우선시되어야 하는 점도 우리가 안고 갈 새로운 화두이다.


이런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게 함으로써 남아있는 가족들에게도 평안을 주는 일은 미래 포교에서도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조계종의 미래는 노인복지포교, 요양복지포교, 임종복지포교가 3박자가 되어 사찰의 경제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


재가에서서 대학원을 마치고 불가의 인연으로 늦은 출가를 하였다. 출가 후 행(行)자 돈(敦)자 은사 스님을 만나 미래의 진정한 포교는 불교사회복지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듣고 강원을 마치며 바로 사회복지 공부에 몰입했다. 운이 좋게도 석·박사 과정에서 노인복지의 거장인 동국대 석좌교수 성운스님과 석·박사과정 전액 장학금을 주신 지산장학회 윤삼효 이사장의 도움으로 공부를 잘 마쳤다. 인연들에 감사드린다.
 

수안스님= 충북 보은 출생으로 지리산 대원사에서 행돈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석사를 취득했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를, 동국대 일반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지도교수는 성운스님이다. 군포 매화종합사회복지관장, 구례군장애인복지관장, 거제 중증장애요양시설 반야원장, 수원 영통종합사회복지관장을 역임했다.

[불교신문3664호/2021년5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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