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사, 개원 109주년 기념 학술대회
4일간 다양한 행사로 창건 정신 계승

창건 109주년을 기념해 열린 통도사 마산포교당 기념학술대회. 이번 학술대회를 비롯한 기념행사는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창건 109주년을 기념해 열린 통도사 마산포교당 기념학술대회. 이번 학술대회를 비롯한 기념행사는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일강제병합으로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한국불교 근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 구하스님이 창건한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가 109주년을 맞아 기념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정법사(주지 도문스님)는 4월8일 만불전에서 ‘일제강점기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의 기록과 문화유산’이란 주제로 창건 109주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부제는 ‘교육의 초석 민족정신의 도량, 역사의 울림 속으로’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지안스님(전 조계종 고시위원장, 통도사 반야암 회주)은 ‘개화시기 포교당 역사의 조명’이란 제목의 기조강연을 통해 불자는 물론 민초와 함께 해온 마산포교당 정법사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강조했다.
 

지안스님이 '개화시기 포교당 역사의 조명'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지안스님이 '개화시기 포교당 역사의 조명'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지안스님은 “마산포교당 창건 당시 조선사회와 불교는 외세침탈과 스님들의 도성출입금지 해제로 전환을 맞이하며 새로운 각성을 하게 된다”면서 “시급한 문제로 ‘산중에 있는 불교’에서 ‘도시로 나가는 불교’를 지향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인식한 교단과 주요 사찰들이 서울 각황사(조계사)를 비롯해 도시에 포교당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통도사 주지 구하스님이 개항 도시인 마산에 포교당을 창건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

지안스님은 “외세가 우리나라를 잠식하고 기독교를 비롯한 서양종교가 상륙하는 상황에서 불교가 더 이상 산중에 갇혀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 부처님 법을 펴기 어려운 실정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런 위기 의식과 함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마산포교당이 설립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화사상에 관심이 많았던 구하스님은 만해스님이 통도사에 주석해 <불교대전>을 저술하도록 도움을 주고 교류하는 등 민족의식을 지닌 분이었습니다.”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는 마산포교당 정법사 주지 도문스님.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는 마산포교당 정법사 주지 도문스님.

지안스님 “포교, 문화, 사회 역할 수행”
민족 자주, 독립, 교육 정신 구현 도량
도문스님 “역사 이어 미래 방향 설정”

지안스님은 “마산포교당은 구하스님의 특별한 원력이 깃든 도량이며, 경봉스님이 초대 주지로 부임하여 지역 인사들과 교분을 나누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면서 “단순히 포교만을 위해 설립된 사찰이라기보다는 문화활동을 비롯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특히 불교의 왜색화를 막기 위한 정화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민족 자주, 독립, 교육정신을 구현한 도량”이라고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교무국장 인경스님이 대독한 축사에서 “통도사 마산포교당이란 이름으로 개원한 정법사는 조선 500년 숭유억불 시기 산중불교의 틀을 떨쳐내고 민중과 함께 숨 쉬는 도심포교의 장을 마련한 첫 포교당이었다”면서 “세미나를 위해 노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리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역불자들의 일생을 묵묵히 지켜온 정법사가 지난 100년의 역사를 이어 앞으로 새로운 1000년의 역사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마산포교당 정법사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 왼쪽부터 도문스님, 석문스님, 안수진행 회장
마산포교당 정법사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 왼쪽부터 도문스님, 석문스님, 안수진행 회장

정법사 주지 도문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포교당의 역사를 알고 재조명하면서 앞으로 가야할 미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기에 창건 기념행사를 갖게 되었다“면서 ”매일 ‘교육의 초석, 민족정신의 도량 통도사 마산 포교당 개원 109주년 정법도량 정법사’라고 시작하는 축원을 한다“고 말했다. 도문스님은 ”이러한 내용의 축원을 신도들과 같이 매일 하면서 포교당 역사를 알고 창건정신을 깊이 새기는 기회를 삼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장 석문스님과 안수진행 정법사 신도회장도 세미나 개최를 축하했다. “정법사는 개항지에 처음 도심포교당으로 문을 연 포교와 전법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정법사의 역사를 새로이 조명해가면서 또 다가오는 영남불교의 미래를 준비해가는 디딤돌로서 불법홍포와 문화향유의 계기가 될 것이다.”(석문스님)

“창건일을 맞아 민주주의 성지, 교육의 초석이 되었던 정법사에서 세미나를 통해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신 주지 스님께 감사드린다. ‘역사의 울림 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뜻에 따라 큰 울림이 있는 아름다운 사찰이 되도록 하겠다.”(안수진행 신도회장)
 

세미나에 앞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주지 도문스님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세미나에 앞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주지 도문스님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학술대회는 기조강연에 이어 홍은미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연구실장 사회로 △마산 정법사 목조보살좌상 연구 - 조성 시기와 작가를 중심으로(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일제강점기 마산지역 일본불교의 활동과 마산포교당의 대응에 관한 고찰(김성순 동국대 연구교수) △근대불교 사진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 논구 - 마산포교당을 중심으로(황정일 동국대 연구교수)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문헌속 마산포교당 정법사> 봉정식, 장학금 수여식, 정법사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의 업무협약 체결식도 진행됐다. 정법사 1층에서는 창건이후 활동을 담은 옛날사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밖에도 4월8일부터 12일까지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김정대 경남대 교수 초청강연(4월9일) △최조웅 안동대 교수, 시명스님 토크쇼(4월10일) △김복근 전 거제교육장 강연(4월11일) △묘허스님 초청 특별법회(4월12일) 등 다양한 창건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한편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는 1911년 창원시 추산동 65에 설법전을 건립하고, 1912년 4월9일 개원법회를 봉행하면서 전법의 역사를 시작했다. 이후 마산불교진흥회(1922), 배달학원(1927, 지금의 대자유치원), 영축불교대학(1990), 만불봉안 점안(2019), 원통보전 준제보살·천수천안보살 점안(2021) 등 다양한 활동으로 경남을 대표하는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원=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이천운 경남지사장 woon3166@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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