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노인종합복지관 ‘우리 동네 장 담는 날’
종로&장금이 전통 장문화 전수
고추장 된장 간장 함께 담그며
문화 전승하고 세대간 소통해
장체험관과 장카페 운영하며
순수 재래식 장 상품 판매까지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3월11일 복지관 5층 장마당에서 ‘우리동네 장 담는 날’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관장 정관스님과 장만들기에 동참한 참가자들의 모습.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3월11일 복지관 5층 장마당에서 ‘우리동네 장 담는 날’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관장 정관스님과 장만들기에 동참한 참가자들의 모습.

 

한국인 밥상에서 항상 등장하는 양념이라 하면 고추장 된장 간장 같은 장류를 꼽을 수 있다. 요새는 마트에 가면 손쉽게 살 수 있고, 각종 첨가식품까지 가미돼 다양해졌지만 옛날 그 맛을 느끼기엔 전통장만한 게 없다. 고유의 장 담그기 비법을 지키고 이어가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관장 정관스님)이 올해도 지역주민과 장을 담그며 전통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동네 장 담는 날’ 행사가 열린 3월11일 복지관 5층 장마당은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고소한 메주 냄새와 더불어 소금물, 누름대나무와 띄움 재료들 사이로 전통장 문화를 전수하는 종로&장금이 어르신들과 장독을 분양받은 지역주민들이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60여 명이 장독 분양을 희망한 가운데 20명만 참석해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전통장을 담그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열정은 그대로다.

이날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전문가 동원스님이 참석해 시민들에게 전통장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전통장 담그기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동원스님의 지휘 아래 장독분양을 받은 주민들은 차근차근 장 담그는 법을 익혔다. 3년 전 키트를 구매해 집에서 혼자 장을 담궜다가 실패했던 기억을 갖고 전통장을 제대로 배워보기 위해 동참했다는 한 시민은 “스님과 종로&장금이 어르신들이 도와주고 장 담그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생애 두 번째로 도전한 장 담그기가 성공할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대표하는 특화사업 가운데 하나인 ‘종로&장금이’는 어르신들이 주도해 후배 세대에게 장 담그는 비법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장되는 전통 장을 담그는 문화를 전승하고, 전통 장을 매개로 세대가 소통하는 취지에서 시작돼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종로&장금이를 통해 장독을 분양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전통장 문화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장체험관과 장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장체험관과 장카페는 노인 일자리까지 창출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여준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장 정관스님은 “오늘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장 담그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복지관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며 “어르신들의 노하우를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요즘 종로&장금이 장이 맛있다고 입소문을 타서 올해에는 판매용 된장, 간장을 장독 약 80개 분량으로 담갔다”며 “순수 재래식 장 상품은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사전 예약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관은 4월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장 가르기’ 11월 숙성된 장을 가져가는 ‘장독 비우기’를 연이어 진행하고, 9월에는 우리의 전통장 문화를 알리고 바른 먹거리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제4회 종로 장 문화제’도 개최한다.

장 담그기 후 금줄과 명패를 매다는 참여자와 종로&장금이
장 담그기 후 금줄과 명패를 매다는 참여자와 종로&장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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