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2곳 초등학교 ‘기공식’
미얀마 어린이에 희망 전했다
지난 5일 미얀마 양곤시 남다곤타운쉽에 있는 따인때야 사원에서 진행된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이 끝난 후 한국스님들과 미얀마 어린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잠들어 있는 나라 미얀마가 한국 스님과 불자들의 ‘자비의 손길’로 꿈과 희망이라는 나무를 심었다. 국제개발구호단체인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미얀마를 방문해 따인때야와 바고에 각각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을 개최한데 이어, 샴마띠다 화석죽초등학교와 에뒹공 공생중학교 준공식을 거행했다.
지구촌공생회의 자비행에는 조계종 종책모임 화엄회(회장 도공스님), 청도 운문사 승가대학 졸업생 모임 화석죽회가 동참했다.
지난해 5월 사상 최대 규모의 나르기스 태풍으로 수십만 명의 인명손실과 재산피해로 큰 상처를 받은 미얀마인 들은 지구촌공생회를 비롯한 한국불자들의 자비심에 위로를 받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 따인때야 화엄초등학교
빈곤층 어린이에 양질의 교육서비스
지구촌공생회는 조계종 종책모임인 화엄회가 전달한 성금으로 양곤시 남다곤타운쉽에 위치한 따인때야 사원과 양곤시 외곽의 바고에 있는 마닛야마 사원에 화엄초등학교를 세운다. 지구촌공생회와 화엄회는 미얀마 현지에서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을 거행하고 미얀마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갈 공간을 마련하는 불사를 본격화 했다.
따인때야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은 지난 5일 한.미얀마 양측 관계자 5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열렸다. 기공식에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우리는 더불어 공생하며 서로의 존재에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면서 살고 있다”면서 “당국의 협조와 주민들의 성원 속에 소중한 교육시설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따인때야 사원 주지 바단다지너다야 스님은 “그동안 법당에서 수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들이 불편이 많았다”면서 “화엄회가 후원하고 지구촌공생회가 건립하는 초등학교 기공식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학생들과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기공식이 끝난 후 한.미얀마 양국 관계자들은 학교가 세워질 부지 앞에서 테이프 커팅과 시삽식을 갖고 본격적인 학교 공사의 시작을 알렸다. 따인때야 화엄초등학교가 완공되면 그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남다곤타운쉽 지역의 어린이를 비롯해 모두 500여 명이 교육 혜택을 받게 된다. 그동안 빈민층이 거주하는 남다곤타운쉽에서 법당을 임시 학교 건물로 사용해온 따인때야 사원은 화엄초등학교 건립으로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기공식에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화엄회장 도공스님, 전 중앙종회의장 자승스님, 전 불국사 주지 종상스님, 중앙종회 부의장 성직스님, 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 원행스님 등 20여 명의 한국 측 인사가 참석했다. 미얀마 측에서는 따인뜨야 사원의 바단다지너다야.바단다나야빠띠.우산더바다.우옥따마.우똔다야 스님과 남다곤타운쉽 구청장을 비롯해 어린이와 마을주민 등 500여 명이 동참해 성대한 가운데 기공식이 진행됐다.
한편 따인때야 화엄초등학교와 마닛야마 화엄초등학교는 조계종 종책모임 화엄회가 지구촌공생회에 전달한 2억 원을 예산으로 건립된다.
# 마닛야마 화엄초등학교
국가발전 초석 될 인재양성 도량으로
지난 7일 미얀마 바고 마닛야마 사원에서 거행된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에서 한·미얀마 스님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지구촌공생회와 화엄회는 미얀마 양곤시 외곽에 위치한 바고의 마닛야마 사원에서도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을 거행했다. 지난 7일 마닛야마 사원에서 열린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에는 한.미얀마 양측에서 1000여 명이 동참했다.
기공식에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마닛야마 화엄초등학교가 무사히 공사를 마치고 지역의 소중한 교육시설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면서 “미얀마 국가발전의 초석이 될 인재를 양성하는 도량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마닛야마 사원 주지 바단따담마따라 스님은 “학생들이 건강하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게 새로운 학교를 짓게 되어 마음이 기쁘다”면서 “학교가 세워질 수 있도록 관심을 지원을 해준 지구촌공생회와 화엄회 등 한국스님과 불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전달했다. 양국 대표 스님들의 축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신축공사 현장으로 자리를 옮겨 테이프 커팅과 시삽식을 갖고 원만 회향을 기원했다.
현재 학생수가 75명인 마닛야마 지역에 화엄초등학교가 내년 1월 완공되면 지금보다 10배가 넘는 80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화엄초등학교 기공식에 참석한 스님들은 한결같이 ‘꼭 필요한 일’을 했다며 국제구호개발 사업에 한국불교계가 적극 동여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중앙종회 부의장 성직스님은 “불자들이 성지를 순례하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비를 실천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불사”라면서 “미얀마뿐 아니라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한국불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인사승가대학장 법진스님은 “교육이 없으면 지혜와 원력이 있을 수 없다”면서 “경제적 상황이 좋고, 많은 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3세계의 빈곤 국가의 교육과 복지를 돕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고양 노적사 주지 종후스님도 “미얀마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면서 “보다 많은 한국불자들이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미얀마=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화석죽초등학교 기공식이 끝난 후 학교에 다니는 미얀마 비구니 동자승들이 한국스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샴마띠다 화석죽 초등학교 준공식
화석죽회 비구니 스님들
십시일반 기금모아 ‘회향’
청도 운문사 승가대학에서 함께 정진한 인연으로 35년간 도반의 정을 이어온 비구니 스님들의 원력이 미얀마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으로 회향됐다.
지난 5일 미얀마 양곤시 북부지역에 자리한 샴마띠다 사원에서 한.미얀마 양측 인사 5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준공식을 거행한 화석죽초등학교는 운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한 비구니 스님들의 모임인 화석죽회(花石竹會)가 십시일반으로 조성한 기금 8000만원으로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화석죽초등학교 건물은 교실 4칸과 사무실 1칸으로 구성됐다.
준공식에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화석죽 모임의 비구니 스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뒤 축사를 통해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은 물론 미얀마에서 제일 좋고 신뢰를 받는 학교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면서 “앞으로 미얀마를 이끌어갈 새싹들이 화석죽초등학교에서 꿈을 키워가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날 준공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박기종 주미얀마 한국대사는 “한국과 미얀마는 불교와 농업이라는 전통을 함께 갖고 있는 ‘형제이며 친구의 나라’로 비슷한 점이 많다”면서 “지구촌공생회와 한국 불교계가 미얀마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를 짓는 것은 양국 우호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식 내내 샴마띠다 스님과 교사.학생 들은 한국 불교계의 따뜻한 자비 손길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샴마띠다 주지 스님은 “가난해 학교를 못 다니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스님과 불자들 덕분에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화석죽 모임을 대표해 준공식에 참석한 법중스님(완주 위봉사 주지)과 선혜스님(청양 죽림선원)은 화석죽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학용품과 축구공 등의 선물을 전달했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연마웅세인 전(前) 주한 미얀마대사는 “한국스님들의 도움으로 미얀마 어린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면서 “오늘은 미얀마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기쁜 날”이라고 축하했다.
운문사 승가대학 재학 당시 학인스님들이 공부한 건물의 이름을 그대로 모임 명칭으로 사용했다고 밝힌 법중스님과 선혜스님은 “화석죽 모임에 참여한 스님들이 미얀마 어린이들에게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을 심어주기 위해 세운 원력을 원만히 회향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법중스님과 선혜스님은 “좋은 교육시설에서 미얀마 어린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 2558호/ 9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