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 “10년간 대학생 전법에 매진하겠다"
11월27일 교계 언론사 간담회서 밝혀 종교편향, 대학생전법위, 출가자 급감 등 다채로운 주제 질의에 허심탄회한 답변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불교계 언론사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10년간은 대학생 전법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을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11월27일 서울 봉은사 구생원에서 열린 불교계 언론사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불교신문을 비롯해 법보신문, 현대불교신문, BBS불교방송, BTN불교TV 편집(보도)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자승스님은 기자들의 질의에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밝히며 정성껏 소통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종교 편향 인사와 관련된 문제부터 출가자 감소와 관련된 생각, 대학생 전법위원회 활동 방향, 동국대와 중앙승가대의 통합 추진, 순례의 의미 등 다채로운 주제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밝혔다.
자승스님은 “그간 어떤 언론하고도 인터뷰나 개인적인 접촉을 일체 한 적 없다”며 이날 교계 언론사 간담회가 특별한 시간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승스님은 “어떤 사안에 대해 내가 직접 얘기한 적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이야기들이 퍼져 나가고 오해하는 것들이 많아 직접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시간을 마련했다”며 자리를 마련한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본격적인 기자들의 질의에 앞서 자승스님은 상월결사 정신에 대해 역설했다. 자승스님은 “상월결사 정신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상월결사는 ‘수행’과 ‘전법’을 통해 사부대중이 차별 없이 화합하는 미래 불교를 지향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승스님은 “상월결사 정신엔 수행과 전법이라는 가치와 의미가 함축돼 있다”며 “이런 취지를 잘 이해하고 상월결사가 나아갈 방향을 교계 기자들이 잘 일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과 교계 기자들의 일문일답 정리.
Q. 중앙일보 대학 평가에서 동국대학교가 역대 최고 성적 8위를 기록했다. 회주 스님이 건학위원회를 만들고, 장학 사업과 취업에 신경 쓴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데.
A: 동국대학교는 종립학교로서 30만 이상의 동문이 있고, 100년이 넘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다. 하지만 그동안 건학 이념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어서 이를 ‘바로 잡아보자’는 취지로 건학위원회를 만들었다. 또한 인구 감소로 인해 10년, 20년 후에는 대학을 어떻게 유지시킬 것인지 관심을 가졌고, 이를 위해서 입학하는 학생들은 장학금 등록금 걱정없는 학교, 졸업생들은 취업이 보장하는 학교를 만들어야 명문으로 갈 수 있다고 판단이 건학위 설립 배경의 하나다.
솔직히 말해서 동국대 동문이 어디 가서 동국대 출신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 몇 프로나 될까 생각한다. 적어도 동국대 동문의 자녀가 어디가서 “우리 부모님은 동국대 출신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을 만들어주기 위한 점도 있다. 대학 평가 순위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건학위 역할보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더욱 노력해서 지속적으로 활성화한다면 조금 더 순위가 올라갈 것이고, 여유를 갖고 한 눈 판다면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릴 것이다. 앞으로 동국대 이사장과 총장의 신심·원력에 달려있다. 대학 평가 순위 5위까지 가는 길은 우리 노력 여하에 달려 있기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현재 윤석열 정부의 종교 편향적 인사에 대한 불교계 공분이 일어나고 있다.
A: 중앙종회의원,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인사 편중’ 문제와 ‘불교 관련 공약 미이행’ 등 크게 2가지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전체 종교 인구 등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특정 종교에 편중인사로서, 항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항의는 항의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불자 인재가 없다는 데 있다. 정치인을 비롯해 유명한 공인 중에 어느 하나 불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우리가 그동안 인재양성에 소홀했던 허물이 드러난 것이다.
임명권자가 종교 등을 고려해 임명하면 좋겠지만, 많은 후보 가운데 능력 등을 검토하다 보면, 그 중엔 불자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답답하지만, 우리가 불자 인재를 키우지 못했다는 성찰과 자성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젊은 대학생 포교부터 시작해서 각계각층에 불자 인재들을 키우고 양성해야 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Q. 윤 정부의 종교 편향적 인사에 대해 불교계 항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성명서 채택 등은 너무 미약한 대처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구체적인 행동이나 움직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A: 지금의 상황을 갖고 범불교도 대회나, 승려대회를 열자고 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생각이다. 시기적으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다.
현재 불교계가 해야 할 일은 현 정부를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에게 대선 당시 발표했던 불교 공약 사항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Q.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성공을 위해선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이와 관련된 생각은?
A: 대학생전법위원회 성공의 핵심은 해당 대학을 지원하는 본사 주지 스님과 지도 법사 스님들의 신심과 원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책임과 의무를 갖고 젊은 대학생 불자 포교를 위해 나선다면 성공을 거두리라 생각한다. 이들 중 어느 하나 자기의 책임과 의무에 소홀하다면, 진척이 늦어질 것이다.
그 일환으로 해당 대학의 지도교수, 지도법사, 그리고 불교동아리에 근본적인 지원을 펼칠 것이다. 지난 11월11일 전법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를 열어 151억원이라는 기금을 모금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앞으로 10년이 가장 중요하다. 모은 기금을 앞으로 10년 간은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0년이 지난다면 어느 정도 시스템이 잡힐 것이라 예상한다.
특히 인연의 끈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각 부대에서 군장병 수계법회를 하면 많은 이들이 참석하지만, 이들이 전역하고 사회에 나갈 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초코파이 신심은 전역할 때 사라지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계종 포교원, 군종특별교구, 그리고 상월결사가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군에서 수계를 받은 장병들이 전역 후에 다시 다니던 학교에 복학하면, 이를 각 학교 동아리 지도법사에게 전달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연계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내년 1월에 포교원, 군종교구, 상월결사가 첫 모임을 갖고 정례적으로 모임을 갖고 군장병 포교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Q. 일전에 언급한 달라이라마 방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A: 달라이라마 초청은 어느 누구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지금 세수가 89세로 고령이시기 때문에 초청이 될지 안될지도 모른다. 달라이라마 초청의 본질은 방한 할 수 있냐 아니냐가 아니라, 청년 불자들을 결집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는 데 있다.
특히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이 사안에 중심이 돼서 활동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이 전엔 단체별, 개별 스님별로 초청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미약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공식적으로 종단협이 달라이라마 초청 결의를 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포교에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Q. 중앙종무기관 개편 방향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구체적인 개시 시점은 언제쯤 되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A: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은 성급하게 추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원, 포교원 개편에 대해서는 이미 다수의 종도들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기본으로 진행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언급한 것이다.
총무원장 스님이 중심이 돼서 조직 개편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별도로 만들기 바라는 마음이다. 원로의원 스님, 종회의원 스님, 교구본사 주지 스님을 비롯해 종단 사정에 밝은 스님들과 불교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변호사 등 각 3명씩이 함께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3년간 치열한 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큰 틀의 로드맵을 마련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시대에 맞는 종헌종법 개정안 등도 필요하다. 이처럼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안을 마련해야 중앙종회나 원로회의에서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늦더라도 제18대 중앙종회 임기가 마무리 되기 전(2026년 11월)까지 구체적인 안을 통과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Q. 동국대와 중앙승가대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런 통합 추진이 동국대 발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A: 통합 추진이 순조롭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론 동국대의 대학 순위를 평가보다 중요한 게 중앙승가대와의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3년 내로는 중앙승가대에 신입생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폐교가 되면 5000억 가까운 종단의 삼보정재가 국가로 넘어갈 것이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동국대가 손해를 보고 대학 순위가 내려가고 매년 100억 이상의 적자를 내더라도 그보다 중요한 것은 중앙승가대학을 지켜내느냐는 문제다. 뼈를 깎는 인내를 갖고 합병을 신속하게 추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동국대가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중앙승가대를 살려야 한다. 동문, 학교, 그리고 재단이 함께 노력해서 극복해 동국대와 중앙승가대가 한 몸이 되길 바란다.
Q. 걷기 순례라는 새로운 수행 풍토를 만들었는데 혹시 다음 순례 계획이 있는지?
A: 이제 걷기 수행은 각자 알아서 하면 될 것 같다.(웃음) 앞으로 내가 주관하는 순례는 없을 것 같다.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
지금까지 위례 상월선원 천막 결사를 시작으로, 자비순례, 삼보사찰 순례, 인도순례까지 걸었던 것은 내가 행복하고 즐겁고 체질에 맞아서 했던 게 아니라 포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 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포교와 전법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그 원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진행한 것이다. 원력을 결집시킨 덕분에 지난 대학생전법기금 마련 행사에서 거액의 기금이 모금됐다고 생각한다.
Q. 총무원장 퇴임 이후에 더욱 많은 활동을 하며,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고민과 방향은 언제부터 계획했는지?
A: 1984년 수원포교당 주지 소임을 맡을 당시, 지하철을 출퇴근을 하다 보면 하루에 한 두 번 반드시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을 만났었다. 그 사람은 내가 승복을 입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종교를 설파했다. 그때부터 나는 우리 스님들이 부처님 법을 전하는데 정말 소극적이구나를 느꼈다.
이후 수원포교당 주지를 그만 두고, 대덕사를 창건해 사시 기도 이후 오후에는 무조건 축원표 주소에 적힌대로 신도들 집에 방문을 해 기도해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첫 법회때 5명이 왔었는데 1년 후 초하루 법회때는 150명이 참석하더라. 그때부터 포교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종단의 재무부장, 총무부장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그리고 총무원장을 할 때에도 이같은 생각을 항상 갖고 전법을 위해 노력했다. 언제부터가 아니라 포교의 소중함을 느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나는 전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Q. 출가자 급감 문제와 관련해서, 일단 출가자 숫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출가자는 적더라도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한 입장은?
A: 정부도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불교가 출가자를 늘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5년 후에는 10명 안팎으로 출가자 수가 급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때가 바로 종단이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출가자를 늘리는 것보단 현상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그 대안으론 인공지능 AI가 꼽힌다. 사찰 경비도 AI가 신행 상담도 AI가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관세음보살 기도를 하면 관세음보살이 응답해주는 AI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도 나올 것이다.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에도 실패할 것이라 본다.
Q. 현재 세상에는 다양한 수행법이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종단의 수행방법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A: 간화선이든 명상이든 모두 한 단어 속에 있다. 하지만 몇몇 속인들이 본인들 입맛에 맞게 이상한 것을 만들어서 그것이 마치 부처님이 추구하는 명상처럼 왜곡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에 2년 전부터 동국대에 명상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명상센터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마음 다스리는 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정통에 맞게 전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상은 곧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며, 동시에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부처님께서 3000여 년 전부터 하셨던 일이기도 하다. 이처럼 좋은 ‘명상’을 매철 마다 2000명 가까이 되는 스님들이 선방에 앉아서 하면서도 해제 이후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해제를 하면 부처님 법을 전하러 온 동네방네를 다녀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 결국 한국 선불교는 결제만 있고 해제 이후엔 없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넘치는 노하우를 선방에서 썩히고 있다. 결제 때만 묵언을 하면 되지만, 해제 때도 묵언을 하고 있는 게 문제다.
Q. 교계 기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A: 어려운 환경에서도 원력과 신심을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 이 중 교계 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신심’이다. 신심을 표현하는 그 시작은 바로 ‘공양 기도문’이다. 어디 외부 사람을 만나서 공양할 때 이를 하지 못한다면 신심이 없는 것이고, 어느 자리에 가도 불교를 자신 있게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다들 어렵고 교계 언론계도 상황은 좋지 않지만, 신심과 원력으로 회사의 발전과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
Q. 마무리 정리 말씀
A: 이상훈 교수불자연합회장이 지난 11월11일 열린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전법기금 모연 행사에서 11월11일을 전법의 날로 정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이에 크게 공감한다. 포교원 등 종단에서 11월11일을 전법의 날로 정해서 관련 내용을 추진하길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