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나툰 ‘상월 부처님’

‘불감’ 내 부처님 제외하고는 인도 불교성지순례 마친 뒤 다시 귀국한 최초의 부처님 조계사 이어 불교박람회서 ​​​​​​​공개돼 스님과 불자들 친견

2023-03-30     박인탁 기자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기간동안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1층 로비에서 친견할 수 있다. 3월30일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에게 삼배의 예를 올리는 불자들.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개막한 3월30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로비에서 낯익은 부처님이 스님과 불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전국 각지에서 불교박람회를 찾아온 스님과 불자들은 자연스레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인사를 올리며 색다른 이력을 가진 부처님을 친견하며 찬탄했다. 부처님 앞에 마련된 좌복으로 자리를 옮긴 뒤 3배의 예와 함께 공양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 부처님은 바로 순례대중이 직접 앞으로 메고 상월결사 인도순례에 나선 한국불자들을 인도한 ‘상월 부처님’이다. 불상 옆에는 인도에서 기증받은 ‘사리’가 함께 참배객을 맞았으며 43일간의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족적을 담아낸 사진과 영상물이 함께 전시돼 불심과 더불어 환희심을 자아냈다.

상월 부처님은 서울 봉은사가 보물 제1819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가운데 한 분은 석가여래좌상을 높이 40cm 크기로 축소해 조성한 뒤 2월11일 부처님 초전법륜지인 인도 사르나트 녹야원에서 점안의식을 통해 부처님으로 태어났다. 이어 성도지인 보드가야 마하보디사원, 라지기르 영축산, 바이샬리 대림정사, 열반지인 쿠시나가르 열반당,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 마야데비사원, 쉬라바스티 기원정사까지 43일동안 1167km에 달하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모든 여정을 함께 하며 이끌었다.

특히 스님이 원불을 불감(佛龕)에 모신 뒤 인도 성지순례를 한 경우는 있지만 적지 않은 크기의 불상을 직접 안고 성지순례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즉, 한국에서 조성된 뒤 인도와 네팔의 주요 불교성지를 순례하고 다시 4600여 km를 날라온 최초의 부처님이다.

2월21일 ‘상월 부처님’을 앞세운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보드가야에 도착할 당시 인도 주민들이 꽃을 뿌리며 반갑게 맞았다.

상월 부처님은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법회가 열린 3월23일부터 29일까지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자들의 친견을 받았다. 이어 3월30일 오전8시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서울국제무역컨벤션(SETEC)으로 이운한 뒤 4월2일까지 전국의 스님과 불자의 예경의 대상이 됐다.

한편 ‘상월 부처님’은 두 분이다. 불상 조성 장소 및 시기, 점안 장소는 달랐지만 2월11일 같은 날 새벽과 저녁에 각각 점안한 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을 무사회향으로 이끌었다. 순례 대중이 안고 순례한 ‘목조 부처님’과 달리 나중에 모신 부처님은 인도 현지에서 조성한 ‘석조 부처님’이다. 흰색 대리석으로 높이 160cm, 무게 1.3톤 크기로 조성해 ‘흰 부처님’ ‘큰 부처님’ 등으로 불렸다. 높이 40cm 크기의 ‘작은 부처님’과 달리 ‘큰 부처님’은 대중들이 머무는 곳에 상주하며 아침과 저녁예불을 할 때 모셨던 부처님이다. 인도에서 배를 통해 이운해야 하는 만큼 한국 사찰에 모실 때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향후 두 분의 상월 부처님을 어디에 모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몇몇 스님과 불자가 서울 봉은사나 위례 상월선원 가운데 한 곳에서 다시 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다. 상월 부처님이 어디에 상주하시던 한국불교 중흥을 일구고 불법홍포를 이끌 위신력과 가피력은 한량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