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인도순례 12일차] 회주 자승스님, 인도 불자들 환대 축원으로 화답
“부처님 후손인 여러분 만나러 저희가 왔습니다” 순례단 발걸음 거듭되며 현지 환영 열기 뜨거워 회주 자승스님 순례 후 첫 주민 앞에 나서 인사
“우리는 부처님 후손 만나기 위해 43일간 계속 걷겠습니다.”
상월결사 순례단의 발걸음이 거듭되면서 인도 주민들의 환영 열기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더니 이제 벽마저 무너졌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놀라고, 그 다음에는 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봤으며, 한국에서 온 불교 순례단 소식을 뉴스로 접한 뒤에는 불자들을 중심으로 꽃을 선물하고 합장 인사했다.
보드가야를 40km 가량 앞둔 10일 쯤 부터는 저녁 예불 동참이 당연 시 되고 거리에는 환영 악단까지 등장했다. 순례단 발아래 머리 숙여 인사하는 불자도 나왔다. 순례 초기에는 없던 환영 현수막, 그림도 등장하는 등 인도인들의 상월결사 인도순례단 환영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이다. 엄어와 지역 마을 주민들은 순례단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청소하고 정비한 학교를 숙영지로 내어주고 부처님을 가운데 두고 태극기와 인도국기를 그런 환영 벽화를 붙이는가 하면 보리수 나무를 장엄해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나무 주위에 둘러앉아 법을 논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순례단도 들판 야영에다 매일 30km 강행군으로 지친 상태이지만 주민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친밀도를 강화하는 등 적극 호응한다. 이런 가운데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순례 후 처음으로 인도 주민들 앞에 나서 “인도에서 다시 진리의 불꽃을 피울 날이 있을 것”이라며 축원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수기(授記)처럼 인도불교 중흥을 예견한 것이다.
순례 11일 차 엄어와 숙영지에서 봉행한 저녁 예불 후 자승스님은 순례단을 보기 위해 몰려든 500여 명의 주민들을 향해 “이곳은 부처님 나라, 진리의 땅이며 부처님 후손인 여러분을 만나러 저희들이 여기에 왔다. 이곳에는 보이지 않지만 부처님의 피가 흐르는 후손들이 훗날 3000년 전 부처님이 계셨던 그 시절로 진리의 불꽃을 피워올릴 날이 꼭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우리는 부처님의 후손들을 만나기 위해 43일간 계속 걸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와 함께 부처님께 예를 올린 이러한 소중한 인연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있는 꿈이 부처님 가피로 꼭 이루어지기를 축원드린다.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이 같은 자승스님의 인사말은 힌두어 통역으로 주민들에게 전해졌다. 주민들은 자승스님의 말에 귀를 세우고 경청했으며, 그 뜻을 알고는 크게 박수로 화답했다. 순례단이 저녁 공양 후 매일 진행하는 저녁 예불, <금강경> 독송, 108배 등 불교의식도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달됐다.
예불 후에는 인도 내에서 30만 명 회원을 보유한 아소카클럽 대표단이 자승스님에게 부처님상과 아소카왕 석주모형을 선물했다. 지역 주민들은 점심 무렵 도착해서부터 예불 회향 때까지 7시간에 걸친 상월결사 순례단의 활동과 움직임 인도와의 교류 과정, 드론과 무거운 방송 장비가 동원된 취재까지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12일째 순례단은 엄어와를 떠나 더다파 마라하를 거쳐 카파시아에 도착했다. 이날은 비교적 짧은 22km를 걸었다. 보드가야 21km 전방 지점이다.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들판 거리를 걷는 동안 밴드를 동원한 환대를 두 차례 받았으며, 숙영지에서는 마을 이장, 경찰서장, 학교 교장 설립자가 나와 선물을 증정하고 환영 인사를 했다. 순례단이 가는 길 골목 마다 주민들이 늘어서 박수치고 합장 인사했다. 순례단이 지난다는 소식을 알고 있는 듯 꽃 목걸이를 준비하는 마을도 많았다.
순례단은 다음 날 어거니 바이야비가 콜하우라를 거쳐 마침내 보드가야에 입성한다. 보드가야에서는 순례 14일 차인 2월22일에 부처님 성도지 마하보디대탑에서 순례단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여러 스님 신도들과 함께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개최한다.
“인도불자들 환대 감격 매일 눈물”
■ 순례단 사부대중 대표 4인의 소감
2월20일 12일차 순례단을 동행 취재하는 취재단이 합동으로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 대표 1명씩을 만나 순례 소감과 각오 당부 등을 들었다. 기자단은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와 이슈를 갖고 합동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첫 번째로 비구 대표 포교원장 범해스님, 비구니 대표 묘수스님 (비구니 6조 조장), 우바이 대표 성계순 보살, 우바새 대표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이 자리했다. 4명 모두 예상보다 뜨거운 환영 열기와 깊은 불심에 놀라고 눈물 났다며 감격했다.
범해스님(조계종 포교원장)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각오하고 왔으므로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모든 분들이 동참하고 있다 순례를 하면서 연도에 많은 인도분들이 한국스님 지나는 것을 보고 손뼉 치고 좋아해 놀랍고 고맙다. 아직 불교가 미미하지만 상월정신이 인도에 널리 퍼져 불교가 새롭게 꽃피우기를 기대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처럼 인도는 힌두교가 우세하지만 순례단으로 인해 ‘K문화’처럼 한국불교 문화가 인도에 접목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상월결사 원래 취지이기도 하다. 입재식에서 종정예하께서 법문 하셨듯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이 불교의 양 날개다. 지금까지는 불교가 대중 속에 녹아 있지 못했다. 대중과 함께 있을 때 나도 공존하고 같은 사람들 끼리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상월결사 회주스님이 걱정하는 한국불교 사양화 조짐도 불교가 대중과 괴리된 결과다. 이번 순례서 경험했듯이 찾아가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포교원장으로서 이를 어떻게 포교 정책으로 녹여낼 것인 가 고민이 많다. 한국의 불자들도 이번 순례 의미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주기를 바란다. 108명의 순례가 아닌 한국불교를 살리고 사회화를 하는데 있음을 집중했으면 한다. 순례의 길은 힘들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다. 부처님께서는 성지를 돌아야 한다고 하셨다. 출가인들은 불평 불만을 가지면 안된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기도가 되고 지구촌 여러 난제들이 해결되도록 그런 바람으로 걷고 있다."
묘수스님(순례단 6조 조장)
"이런 좋은 순례 불사에 함께 했다는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로 오면서 점점 환경이나 사는 모습이 열악해지는 것을 보고 아마 부처님께서도 이 지역에 더 큰 연민을 느꼈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을 했다. 거리에서 만나는 불자들을 통해 부처님을 향한 조건없는 향심이 얼마나 중요한 지 느꼈다. 행색이 초라한 어느 어르신이 제 손에 꽃을 집어주셨는데 부처님께 올리려는 공양물을 부처님 제자인 저에게 주신 것 같았다. 꼭 쥐고 있다가 부처님 전에 올리면서 그 분의 안락을 위해 기도했다. 좋은 것만 골라서 올려야 참 공양이라는 생각을 하는 한국 불자들은 진정한 향심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행선을 통해 자비 인욕 분별없는 마음으로 회향할 수있기를 발원한다."
주윤식(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저는 굉장히 복이 많다. 훌륭한 분들 만나고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오기 전 설레고 기대 했다. 사부대중 함께 움직이는 것 쉽지 않은데 다들 잘하고 있어 감사하다.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까지 나와 우리를 맞아주는 모습을 보고 불자들이라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 자리를 빌어 지원단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장소를 찾아가고 정확하게 시간을 맞춘다. 이를 위해서 얼마나 많이 애쓰고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 다해 좋은 결과 있도록 노력하겠다."
성계순 보살
"행선을 할 때 마다 만나는 인도 불자들을 보면서 울보가 됐다. 본래 인도인들 밑바탕에는 불심이 있는데, 밑에 가라앉아 있다가 이번 한국순례단을 보면서 밖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기마저 자연스럽게 합장을 한다. 너무 환희심 난다. 그래서 기쁜 나머지 울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