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오늘은 詩] 유용주 ‘사랑’

2019-07-05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


별은 하늘에 떠 있는 섬이고
섬은 바다에 떠 있는 별이다
외롭고 쓸쓸해
서로의 심장 깊은 곳에
상처를 내며 잠들어 있다

-유용주 시 ‘사랑’에서


광활한 밤의 공간에 별은 빛난다. 끝도 없이 펼쳐진 대양의 한복판에 섬은 솟아 있다. 트이고 넓은 곳에 별과 섬은 떠 있다. 우리의 심장에도 현재의 사랑이나, 사랑의 기억이 별처럼 섬처럼 잠들어 있다. 별과 섬이 없다면 밤의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 것인가. 우리의 심장에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살아가겠는가.

유용주 시인은 시 ‘봄꽃’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산은 낮아지고/ 물은 높이 올라간다// 산은 깎여 내려앉고/ 물은 살이 쪄 차오른다” 이러한 시들은 짧은 시편들이지만, 세계를 멀리 바라보는 큰 안목이 있어서 우리의 정신을 미루나무처럼 푸르고 높게 서게 한다.     

[불교신문3501호/2019년7월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