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의 근간이 되는 경전
문수진실명경 역해
불교에서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은 자비의 상징인 관음보살과 함께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부처님이다. 특히 티베트 불교에서는 신앙과 수행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때문에 170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진 <문수진실명경>은 문수보살의 심오한 본성과 공덕 등을 찬탄하고 있는 티베트 불교에서 근간이 되는 경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그 뜻이 심오하고 난해해 아직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경전이기도 하다. 네팔의 양라쉬 성지에서 티베트 경전을 번역하며 정진하고 있는 중암스님이 최근 인도와 티베트 주석서들을 참조해 방대한 설명과 각주를 달아 놓은 <문수진실명경 역해>를 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수진실명경>은 원래 하나의 독립된 경전이 아니라 <대환망속>이라고 부르는 경전의 한 품(品)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방대해 별도로 분리해 하나의 독립된 경전으로 널리 전파했다. 이는 <법화경>의 보문품을 별도로 분리해 <관음경>이라고 부르는 것과 흡사하다.
예로부터 인도와 티베트의 성자들이 이 경전을 일상의 일과로 독송했다. 또한 여래의 지신(智身)을 밝히는 보석 거울과 같은 경전으로 여기면서수행과 해탈의 지남으로 삼아왔다. 18세기에 이 경전의 주석서를 쓴 용진 예시걜챈(智幢)은 “인도와 티베트의 선대의 현자와 성취자들은 이 딴뜨라 왕을 수행의 핵심으로 간직한 뒤 널리 전파했다”면서 “특별히 법왕 쫑카빠 대사는 이것을 수행의 핵심으로 간직한 뒤 날마다 새벽이면 이 문수진실명송을 3차례에 걸쳐서 독송하되 끊어짐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에까지 이어져 티베트 불교에서는 종파를 떠나 모든 수행자들이 수지 독송하고 있다.
중암스님은 “문수진실명송은 ‘모든 딴뜨라의 왕’으로 불리지만 그 내용이 심오하고 어려워 설령 배움과 깨달음이 있는 자들 또한 선뜻 주석하기를 기피하는 경전”이라며 “그럼에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책을 번역, 출간하는 것은 이 경전의 참의미가 알려져야 할 시절이 도래했고, 지력과 서원을 갖춘 이들에게 수행의 길잡이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의미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