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불교도 금강산서 ‘통일’ 발원

15일, 신계사 복원 8주년 기념 조계종-조불련 합동법회 봉행

2015-10-19     금강산=이경민 기자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이후

첫 공동행사 …민간교류 신호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조선불교도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지성스님(오른쪽)이 지난 15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열린 ‘신계사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에 참여하기 전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번 만남은 지난 3월 중국 심양에서 열린 최고위급 대표자 간 회담 이후 두 번째이다.

 

남북불교도들이 남북불교교류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에서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발원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스님)와 북측 조선불교도련맹(위원장 지성스님)은 지난 15일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에서 ‘신계사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했다. 남측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민추본 본부장 지홍스님, 전 호계원장 자광스님, 중앙승가대 총장 원행스님 등이, 북측에서는 조선불교도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지성스님(강수린), 부위원장 연암스님, 서기장 서명스님(차금철), 신계사 주지 진각스님 등 사부대중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봉행된 합동법회는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이후 처음 진행되는 민간차원의 공동 행사로, 이날 법회를 시작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해 남북교류가 줄을 이을 예정이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신계사는 소실된 불교문화유산을 남북이 힘을 합쳐 복원해낸 뜻 깊은 불사였을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복원해 화해와 통일의 큰 걸음을 이끌게 한 원력의 실천이기도 하다”며 “이번 법회를 계기로 우리 마음처럼 금강산 길이 다시 열리길 바라며 며칠 후 있을 이산가족 상봉이 그리운 얼굴을 마주보고 평생 가슴으로 흘렸던 눈물을 어루만지는 뜻 깊은 만남이 되길 바란다”고 서원했다. 조불련 위원장 지성스님은 “신계사 복원은 명실공히 남과 북의 불교도들이 불심으로 합심해 이뤄낸 결실로, (신계사 복원) 착공 첫 삽을 함께 뜨고 준공 테이프를 함께 끊으며 우리 모두 헤어질 수 없는 한 민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민족의 화합과 통일은 우리 겨레의 지향점이기에 불교도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앞장서 나가야 하며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신계사 순례길을 열어 불법이 넘치는 통일도량을 이뤄가야 한다”고 발원했다.

이날 남북 불자들은 6·25 때 전소(全燒)됐던 신계사를 복원하기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았던 것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장과 리현숙 조불련 중앙위원회 전국신도회 부회장은 공동발원문 낭독을 통해 “오랜 세월 분열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우리 겨레는 공동선언 발표로 반목과 대결에서 벗어나 화해와 단합의 새 시대를 열고 민족끼리의 기치 밑에 조국통일을 위한 길로 힘차게 나가게 됐다”며 “남과 북의 불교도들은 불교공동선언을 조국통일의 자등, 법등으로 삼고 이 땅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용맹정진하겠다”고 서원했다.

이날 법회는 타종, 삼귀의, 반야심경, 헌화, 신계사 복원 경과보고, 남북 공동발원문 낭독 등으로 약 1시간가량 여법하게 봉행됐으며, 남북불교도들은 법회를 마친 뒤 금강산 구룡연을 오르며 덕담을 나눴다. ▶관련기사 4면

[불교신문3146호/2015년10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