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불교언론문화상 특별상 수상


“부처님은 제 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누구에게나 불성이 있듯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삶의 화두이자 종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팬 분들이 더욱 공감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금강심’법명 받은 불자…수행모임 ‘길벗’도 열심

 아픈 어머니위해 시작한 108배 매일하고 있어



노희경(42, 법명 금강심) 방송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흔치 않은 불자다. 최근 매니아 층에서 화제를 일으킨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종영한 다음날인 지난 17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그녀는 작은 체구에 어울리는 동자승 같은 해맑은 미소를 지녔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은 시청률에 관계없이 의미가 있었어요. 한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극중에서 진관사 템플스테이 현장을 남녀 등장인물의 이별 장소로 선정했던 부분도 그렇구요.”

집필기간 중에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오로지 작업에만 몰두하는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취재를 포함해 1년 3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 “극중에서 드라마 작가가 나오는데 글을 쓰다 화분을 옮기거나 유리창을 닦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저도 글을 쓰다 막히면 빨래나 설거지를 하는데 그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거예요.”

1995년부터 노 작가의 여린 손가락 끝에서 완성되어 나온 드라마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솔로’ 등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기에 충분했다. 가족, 동료, 주변 사람들과의 화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연법을 따뜻하고 섬세한 시각으로 그려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 “앎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나눔과 비움’의 원칙을 세웠다. 지난해 기부드라마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출연작가, 배우들 전부가 개런티를 반납해 제3세계 어린이 돕기에 앞장섰다. 정토회에서 주최하는 거리모금에도 탤런트 배종옥, 김여진 씨 등과 함께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사진> 지난 17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노희경 방송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나눔과 비움의 사상을 자연스레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그 공로였는지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가상, KBS 연기대상 작가상 등 수많은 수상경력에다 최근엔 제16회 불교언론문화상 특별상을 보탰다. “드라마는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일을 하는 연출부, 배우, 촬영팀 등 모두의 힘이 합해질 때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요. 드라마를 한편씩 끝낼 때마다 무엇보다도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바쁜 와중에도 방송인 수행모임인 ‘길벗’ 회원들과 문경 정토수련원 깨달음의 장을 찾아 수련하고, 매주 서울 양재동 정토법당을 찾는 그녀다. 26살 때 위암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시작한 108배를 매일 해오고 있다. 드라마를 쓰는 도중에는 드라마를 위한 특별기도도 빼놓지 않는다. “쉴 틈 없이 차기작품을 구상 중”이라는 노 작가는 ‘금강심’이라는 법명처럼 굳건히 드라마 현장을 오래도록 지켜나갈 것이다.

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불교신문 2488호/ 12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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