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불자.방송사 협력체제 구축 나서야”

사진설명: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불교계 방송의 발걸음이 바쁘다.
한국불교는 세계에 자랑할만한 포교매체를 갖고 있다. 세계 최초의 ‘불교방송’과 ‘불교TV’가 바로 그것. 불교방송은 1990년에 개국했고 불교TV는 1994년에 개국했다.

두 방송매체는 개국 후 전파포교의 첨병으로 많은 불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10년이 채 못돼 두 방송매체는 경영과 방송 두 측면에서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불교방송은 청취율 하락, 불교TV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불교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어떻게 해야 전파포교의 첨병이 제 역할을 다하게 될지를 살펴본다.


라 디 오

1990년 첫 전파를 발송한 불교방송국은 초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불자연예인을 초빙한 ‘스타시스템’을 구축했다. 그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불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불교방송을 청취할 만큼 높은 수준의 청취율을 유지한 것이다. 성공의 요인은 또 있었다. 바로 후원회의 결성이다. 수천명을 상회하는 불교방송 후원회는 후원금뿐만 아니라 청취율을 올리는 또 다른 공신이었다.

광주 부산등 지방국을 확장하며 잘나가던 불교방송은 그러나 IMF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더욱 치명적이었던 것은 불교방송 경리사고였다. 불교방송 경리사고는 대내외적인 신뢰도를 결정적으로 하락시켰다. 두사건은 낙후된 장비를 교체하고 능력있는 신입사원을 채용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할 불교방송의 발목을 잡았다.


또하나의 원인은 불자들과 종단의 외면이었다. ‘차 한잔의 선율’ 등 몇몇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청취율이 바닥을 헤맸다. 가장 큰 이유는 재정압박으로 인한 제작비 동결이었다. 현재까지도 불교방송은 개국초기 제작비를 유지하고 있다. 약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제작비 동결과 재미없는 프로그램은 불자들이 불교방송을 외면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불교계 ‘무관심’도 큰 몫을 했다. 조계종이 방송포교를 목적으로 허가권을 따내 개국한 불교방송은 개국초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종단과 별개로 운영돼 왔다. 이같은 원인은 방송의 전문성과 종단재정의 빈약함을 채우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교의 이런 현실과는 다르게 타종교방송은 막대한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디지털 방송환경에 따른 종교방송으로 거듭나고 있다.


디지털장비 도입 광고물량 확보등 과제 산적

좋은 프로그램 제작해 청취율 배가운동 필요



종교 방송중 가장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는 기독교방송은 찾아가며 듣는 특화된 각종 프로그램을 곳곳에 마련해놓고 있다. 예배음악, 국악찬송 등 선교음악외에도 클래식, 재즈프로그램등 일반프로그램도 음악 매니아들을 끌어들일 수준으로 제작방송하고 있다. 천주교의 평화방송과 원불교의 원음방송도 불교방송보다 낫다는 평가다.

이들 방송이 불교방송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선교목적’을 위해 교단과 신도들로 부터 재정을 전폭적으로 지원받고 있다는 점이다. 타종교의 방송들을 방송의 재정수입보다는 선교의 목적에 비중을 둠으로써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기독교방송이 군사정부시절 광고방송을 못하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틸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계의 지원이 얼마나 적극적인가를 말해준다. 이에 비해 불교방송은 IMF대 거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무관심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재정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기독교계는 청취율의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청율을 올리기 운동을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을 정도다. 불교방송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 처해있는 것이다.

불교방송의 가장 큰 현안과제는 두달앞으로 다가온 광고자율경쟁체제와 30억여원이 소요되는 DMB디지털방송장비를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난관에 부딛친 상태다.

다행한 것은 위기에 처한 불교방송에 대한 관심이 불교방송 후원회등을 중심으로 조용히 일고 있는 점이다. ‘전파포교사’를 살리자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청취자들 스스로가 청취율을 올려주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청취율의 상승만이 광고자율경쟁체체속에서 재정확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리방송모니터회 김재일 회장은 “마음이 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제작과 함께 종단과 불자들의 유기적인 공조가 절실하다”면서 교계와 불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 T V

재방율이 높고 자체제작방송이 적어 시청율 0.039%대에 머물고 있는 불교TV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시청율이 119개 종합유성방송업자중 60~70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개국 초기에 수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과 대규모 인원을 선발,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불교텔레비전은 기대와는 다르게 전체케이블업계의 불황과 함께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다. 만성적인 재정과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부도의 위기에 몰렸던 불교텔레비전은 불자들의 양해를 얻어 대규모 감자까지 결행했다. 대규모 감자와 함께 대주주들의 재투자로 인해 불교텔레비전은 회생의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사옥신축, 무상사, 경영의 문제 등이 겹쳐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불교텔레비전이 당면한 가장 큰 난관은 재정압박으로 인한 프로그램 확보의 실패와 이로 인한 높은 재방율이다. 최소한의 인력과 재정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불자들에게까지 외면받을 정도로 심각한 시청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단의 무관심도 한몫을 했다. 불교텔레비전 역시 불교방송과 똑같은 전철을 밝아온 것이다. 포교차원에서 설립된 불교계 전체의 방송이라는 인식의 부재는 ‘망하든 흥하든 방송국 관계자들의 몫’으로 남겨지고 있는 것이다. 포교방송국의 설립은 범불교적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모아주었으면서도 운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 우리불교계의 현실이다.


방송포교의 중요성 인식 시급

범불교적 지원.관리체제 필요



불교텔레비전을 비롯한 케이블 업계는 내년부터 채널별로 차등배급받는 구조하에 놓이게 됐다. 높은 시청율의 확보만이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서강대 신방과 원용진 교수는 “범종단적인 관리속에서 지원받는 구조를 고려해 보아야할 때다. 자율경쟁체제 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시청율 경쟁이기 때문에 범불교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며 불교텔레비전 시청율 올리기 운동을 전개할 때 불교텔레비전은 포교방송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불교텔레비전의 회생은 불교계 종단의 관심과 불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율을 통한 재정확보를 위해서는 포교차원의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불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신행활동의 하나로 불교텔레비전을 인식 시청율 올리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질이나 어려움을 탓해서는 안된다.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텔레비전의 채널을 하루에 한번쯤은 불교텔레비전에 고정시키는 신심이 필요하다.

불교텔레비전과 불교방송은 특정인들의 것이 아니다. 모든 불교인들의 것이다. 전체 불교인들의 마음과 막대한 삼보정재로 이루어졌다. 두방송국의 어려움은 곧 포교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진다. ‘망하든 흥하든 방송관계자들의 몫이 아니라 부처님 포교를 위해 내 부처님을 모신 우리의 방송국’으로 생각을 전환해야 할 때다.


























“차안에서 항상 불교방송 틀어놓고 있죠”

불교방송 듣기 캠페인 벌이는 운불련 회장 조홍인 씨


“불교계 방송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 일환인 불교방송 듣기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야 합니다.” “불교방송 후원회에 불자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불자들의 정성이 모여 질 높은 방송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불교방송은 불법을 전하는 불교계의 유일한 방송입니다. 두 방송이 살아야 불교계도 살아나는 것 아닙니까. 불자들이 TV와 라디오를 열심히 애청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달리는 포교사인 운전불자연합회 회장 조홍인씨는 “8년전부터 불교방송 듣기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그 당시 부산불교방송 지국이 생길 때 쯤이었지요. 교통통신원을 모집한다기에 신청한 것이 시작이었다”면서 불교방송과 인연을 말했다.

이후 불교방송에 정보를 알려주는데 동참을 해왔고, 이후 난시청지역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는 ‘불교방송의 숨은 일군’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제가 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스티커를 배부해 불교방송을 듣도록 알리고, 항상 차안에서 불교방송을 틀어 놓는 일이지요. 승객들이 불자들인 경우엔 반가워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현재는 부산을 비롯해 대구, 광주 등 지사가 생길 때마다 캠페인을 전파해 현재는 타 지역에서 더 활성화 되어 있다.

“오랜 캠페인 덕인지 이미 택시에서 불교방송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젠 자연스런 일이 됐습니다.”



[불교신문 2047호/ 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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