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종교 광신자 부대장에 의해 마대자루에 담겨 야산에 버려졌던부처님이 금빛 찬란한 모습으로 되돌아 오셨다.이를 지켜보는 불자들이나부대관계자 모두는 반가움과 함께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우리의 종교현실에 대해 새삼 그 의미를 되씹는듯 했다.지난해 4월 훼불사건으로 법당이 폐쇄되고 불상이 유기되었던 육군 제17사단 전차대대호국신흥사가 그간의 시련을딛고 말끔히 새단장을 마치고 지난 6일 점안및 회향법회를 가졌다.이날 법회에는 17사단 장교불자회장(포병연대장)인 강대만 대령, 전차대대장 안성용중령, 사단군승 김문환법사를 비롯한 군관계자와 부천불교연합회장 영담스님(석왕사주지)등 경인지역 6개시 불교연합회 소속 스님.신도 2백여명으로 법당에 발디딜 틈이 없었다. 군악대와 합창단은 법당밖에서 연주할 정도로 호국신흥사 재개원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입춘을 맞아 그동안의 모든 과거를 깨끗이 잊어버리고 오늘 호국신흥사의 재개원이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강대령의 인사는 이날 행사에 대한 군당국의 입장을 한마디로 대변해주었다.호국신흥사는 본래 지난 90년 6월17일 영담스님과 군불자들의원력으로 부대 창고시설의 일부를 개조해 13평 크기의 법당으로 개원됐다.그러나 92년 4월 타종교를 신봉하던 당시 대대장 조병석중령이 부임하면서 시련은 시작됐다. 급기야 지난해 2월 법당이 강제폐쇄되고 불자장병 강제전출뿐 아니라 불상이 훼손되는 전대미문의 훼불사건이 발생했다.지난해 4월 이사건이 교계에 알려지자 불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듯했었다. 연일 국방부와 사단에서 불자들의 항의시위가 계속됐고교권수호협의회결성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급기야 국방부장관이 공개사과하고 해당 대대장이 구속되고서야 교계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있었다.이번에 법당불사를 통해 호국신흥사는 25평으로 규모를 두배나 늘리고내부구조도 새롭게 단장했다.소요경비 1천7백만원은 부천.인천.시흥.안산.안양.광명등 인근 6개지역불교연합회에서 적극 희사해 마련됐다."저희들 입장에선 무엇보다숙원 이었던 지도법사님이 오셔서 기쁩니다. 수요일은 사단법사님이,일요법회는 중앙승가대에 재학중인 덕림스님 지도하에 매주 50여명의장병 및 가족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대대군종병인 고경태일병의 말처럼대대불자장병들로서는 규모의확대보다 지역교계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관심이 더 반가은 듯 했다.이날 법회가 끝난후 부대식당에서는 부대간부들과 참석 신도들간에정겨운 간담회와 회식이 열렸다. 그동안 서로에게 쌓였던 분노와 불신을풀고 상호 적극지원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영담스님은 이자리에서 부대후원비로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다.문득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타종교인장병의 견해가 궁금해졌다.한 사병을 만나 그의 솔직한 느낌을 들을 수 있었다.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정모병장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일병때 이번 사건이일어났습니다.그후 한달간 갑자기 부대가 뒤숭숭해지고 이상한 외부손님들이 부대에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간부들도 초조한 빛을 띠기 시작했고 저희들도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때는 불교계에서 해도 너무한 것이 아닌가 원망도 했습니다. 다행히 한달여만에 사태가 수습되고부대분위기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자유롭고 공평한부대내 종교활동이보장된 것은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정병장의 바램처럼 군대내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종교갈등불식과상호협력을 위해 호국신흥사 사건이 커다란 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모든 이들의 바램일 듯 싶다. 올해를 종교화해의 원년으로 삼았으면 하는대다수 불자들의 기원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辰>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