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스님, 자신을 응원해 준 수도자들의 이야기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 책으로 펴내

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스님이 40년 수행길에 스승이 되어주고 도반이 되어 준 32명의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를 펴냈다. 스님이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은 그들을 생각하며 결론은 하나다. “그리운 이에게는 자주 안부를 물어라.” 일러스트=신진호
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스님이 40년 수행길에 스승이 되어주고 도반이 되어 준 32명의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를 펴냈다. 스님이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은 그들을 생각하며 결론은 하나다. “그리운 이에게는 자주 안부를 물어라.” 일러스트=신진호

출가해 40년 가까운 세월

나 자신을 성장시킨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 (현진스님 글/담앤북스)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 (현진스님 글/담앤북스) 

청주 마야사에서 산사를 가꾸며 꽃과 바람이 들려주는 자연의 법문을 펴고 있는 현진스님이 사람에 관한 책을 펴냈다. 출가 이후 지금까지 만나고 헤어졌던 스승 및 도반에 관한 이야기,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이다.

성철스님, 혜암스님, 법전스님, 월암스님, 여연스님, 혜남스님, 관암스님, 함현스님, 설곡스님, 성안스님, 동은스님, 일선스님 …. 저자가 소개하는 인연들은, 먼발치에서 봐도 우뚝한 불교계의 큰 스승들부터 불문(佛門)에 들어온 저자를 이끈 은사, 함께 울고 웃으며 말없이 귀감이 된 도반들이다. 책은 32명 수행자 각자에게 표하는 저자의 오마주이자,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 스스로 40년 수행길을 돌아보는 점검이기도 하다.

“몇 해 전 내가 청주의 시골 지역에 작은 거처를 마련했을 때 제일 먼저 방문한 도반이 관암 스님이다. 새로운 불사를 시작할 나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기 위해서 일부러 찾아왔다. 당시 나는 혼자서 밥을 끓여 먹고 있었는데 도반의 방문은 가슴 울컥한 위안이 되었다. 그가 나에게 안겨 주고 간 쌀 열 포대는 그해 겨울 내 우거(寓居)의 귀중한 양식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세심한 배려와 아울러 보살심의 자애가 넘쳐난다. 가난한 절에 양식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참 든든했다.”

“스승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그 자리를 대신할 인물이 필요하다. 절집의 어른이건 선배가 되었건 간에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싶은 분을 각별히 모시면 된다. 나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문중의 사형이신 함현스님을 늘 마음에 두고 있다. 윗사람으로 배울 바도 많거니와 출가본분이 오롯하여 경모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내가 어려운 상황과 마주할 때 상의하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도움 주는 말씀을 해 주어서 활로가 된 적이 참 많았다.”

“일선스님은 도반이기보다는 수행의 지남(指南)으로 삼는 스승이라 말해야 옳을 것 같다. 강원에서 같이 지냈던 어떤 스님은 삭발날이 되면 일선스님 몰래 욕실에서 그의 고무신을 씻어 놓았다고 한다. 그 정도로 도반들이 대견스럽게 생각하는 스님이다. 일선스님을 보면 진정한 수행은 입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일임을 거듭 깨닫는다. 그는 도반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우리 곁에 살고 있는 거룩한 선지식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수행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고, 고립되거나 쓸쓸하지 않았으며 인생이 알차게 됐다. 스승이자 도반이자 죽비였고 선지식이었다. 문득 돌아보니, 그들은 그곳에서 늘 저자의 삶을 응원하며 서 있었다. 그래서 현진스님은 말한다. “그리운 이에게는 자주 안부를 물어라. 생을 사랑하고 축복할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는 비슷한 에너지를 지닌 사림들끼리 자주 만나고, 그들과 행복한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저자는 이들과의 수행담을 통해서 40년 출가의 길을 돌아보고자 했다. 그 어떤 이든 저자의 허물을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했으며, 따스한 정을 나누었고, 가치관에 변화를 주었다. 책은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향기를 각각 품고 있다.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 저자 현진스님. 사진출처=담앤북스
'문득 돌아보니 늘 그곳에 있었다' 저자 현진스님. 사진출처=담앤북스

저자 현진스님은 월간 <해인> 편집위원과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수행자와 정원>, <꽃을 사랑한다>,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 <스님의 일기장>, <산 아래 작 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 <삭발하는 날>, <번뇌를 껴안아라>, <언젠가는 지나간다>, <삶은 어차피 불편 한 것이다>, <오늘이 전부다>, <두 번째 출가>, <산문, 치인리 십번지>, <잼있는 스님 이야기> 등 마음을 끄는 책들을 펴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