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원전 '보리도등론난처석' 완역 출간

티베트불교의 교리적 근간이 된 ‘보리도등론’의 저자 아띠샤가 직접 쓴 주석서 ‘보리도등론난처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티베트불교의 교리적 근간이 된 ‘보리도등론’의 저자 아띠샤가 직접 쓴 주석서 ‘보리도등론난처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티베트불교 ‘보리도차제’
사상적 뿌리 보리도등론
저자가 쓴 상세 주석서

보리도등론난처석 원전
중암스님 국내 첫 완역
현교ㆍ밀교수행 함께 도와

 

보리도등론난처석(아띠쌰 지음ㆍ중암 선혜 역주/ 불광출판사) 
보리도등론난처석(아띠쌰 지음ㆍ중암 선혜 역주/ 불광출판사) 

“보리심의 나무가 발아하는 데는 물의 촉촉함과 같은 두 가지의 법이 선행(先行)하니, 이같이 마음을 닦는 수심(修心)과 스승님께 예물을 올리는 헌공(獻供)이다. 첫째, 스승님께 예물을 올리는 헌공은 또한 <현겁경(賢劫經)>과 <비화경(悲華經)>에서 그와 같이 설함과 같다. 둘째, 마음을 닦는 수심은 ‘보현행원’에서 앞서 설함과 또한 보리행(菩提行)에 들어가는 도리로 행하는 것이다.

그 뒤 상사(上士)의 법의 궤도인 대승도(大乘道)를 한 스승으로부터 일맥(一脈)으로 전승하는 아사리 적천보살의 의궤 또는 아사리 무착보살의 의궤에 의해서 사무량(四無量)을 미리 닦는 것으로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도록 한다.”

티베트불교의 교리적 근간이 된 <보리도등론(菩提道燈論)>의 저자 아띠샤가 직접 쓴 주석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돼 나왔다. 화제의 책은 <보리도등론>을 국내에 소개한 중암스님이 번역해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보리도등론난처석(菩提道燈論難處釋)>이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비추는 등불’이라는 의미의 <보리도등론>은 티베트불교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논서이다. 수행자의 근기를 작은 사람(下士), 중간 사람(中士), 큰 사람(上士)으로 나눠 궁극에는 모두가 보살에 이르는 수행법을 담은 이 책은 훗날 티베트불교의 수행체계인 보리도차제(菩提道次第)의 토대가 됐으며, 현재 티베트불교의 교리적 근간이 됐다. 하지만 68구의 게송이라는 짧은 분량 탓에 그 속에 담긴 심오한 이치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보리도등론>에 대한 다양한 주석서이다. 대표적인 주석서만 뽑아도 15종에 달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주석서가 저자 아띠쌰 본인이 남긴 <보리도등론난처석>이다. <보리도등론>의 난해한 곳과 근저에 깔린 심오한 의미를 아띠쌰 자신이 직접 해설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번역돼 나왔다.

티베트불교 원전을 번역,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는 중암스님이 <보리도등론>과 다양한 주석서를 바탕으로 비교ㆍ대조해 오류를 바로잡고, 원전의 내용을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어와 용어에 대해 상세하게 주석을 달았다. 또한 부록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티베트불교의 용어와 인물에 대해 풍부하게 설명했다. 30여 년간 인도와 네팔에 머물며 수행과 경론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역자의 공부와 수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 책은 티베트불교 수행법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보리도등론>과 <보리도등론난처석>의 저자 아띠쌰는 인도 비끄라마씰라 사원의 장로로 있던 고승으로 후기 인도불교의 사상에 정통했으며, 현교와 밀교 양측의 가르침을 모두 깊이 알고 있는 뛰어난 스님이었다. 티베트의 법왕 장춥외는 온갖 사견(邪見)과 비행 등의 심각한 문제로 인해 쇠퇴의 길에 들어서 있던 티베트불교를 정화하기 위해 아띠쌰를 초청해 바른 법의 등불을 밝혀 달라고 청했다. 그 간청에 대한 답이 바로 <보리도등론>이었다. 아띠쌰는 이 논서에 후기 인도불교의 사상은 물론이고, 현교와 밀교 양측의 견해와 가르침을 모두 녹여내 서로를 무시하거나 배격함 없이, 그 둘을 함께 닦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68구의 게송이라는 짧은 분량 때문에 그 심오한 의미를 모두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고,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나름으로 해석하여 오해와 의심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법왕 장춥외는 아띠쌰에게 <보리도등론>의 내용 중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질문하고, 그에 대해 아띠쌰가 다양한 경전과 논서를 바탕으로 불분명한 부분을 명확히 밝힌 것이 바로 <보리도등론난처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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