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는 불교계의 움직임이 점차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며 확산돼 나갈지 주목되고있다.全 盧 두전직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교계 일각의 여론은 우선 그들이불자라는 심정적 동조에서 출발해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전후로 본격 제기됐다.가장 먼저 선수를 치고 나와 세인의 이목을 끈 것은 중앙승가대 학생회.중앙승가대 학생회는 全 盧사면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지난 5월초 청와대에제출했다. 또한 연등축제가 있던 11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불자를 상대로 서명운동까지 벌였다.전노 사면이 단행돼야 한다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교계지역은 대구 경북. 동화사 파계사를 중심으로 이곳 사찰들은지역정서를 등에 업고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주위의 따가운 눈총도 있어 아직은 드러내놓고 할만큼 분위기는 무르익지않았지만 불자와 시민들의 서명참가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全盧사면"을 바라는 불자들의 소리없는 동참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직할교구 조계사에서도 신도회를 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조계사 신도회는지난 28일 全盧 두전직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키로 결의하고 이를 위한 공식기구를 발족했다.주지 현근스님도 법회등을 통해 신도들을 상대로 全盧사면의 당위성을역설해오고 있었던 터라 조계사의 全盧사면촉구운동은 조만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조계사 신도회가 全盧사면문제에 적극성을 띠는 배경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여사가 조계사신도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올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비롯해 주요법회가 있을 때면 빠짐없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었다.지난 26일 12.12 및 5.18사건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전 전대통령을 비롯한 5공인사들의 부인이 서대문구 연희동 전씨집에 모여 이들의사면을 위한 1백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힌것도 불자들의 격려에 힘입은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이씨등 5공인사 부인들은 서명운동에 불교계의 폭넓은 동참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全盧사면 서명운동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아직도 그들에 대한 저항감과 거부감이 짙게 자리하고 있고, 교계단체에서도 이와 관련한 반발움직임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불교운동연합(의장 지선)은 전노사면에 대한 부당성과 이를 위한 교계 일각의 서명운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서를 지난 22일 발표했다.사면절대불가라며 첫 포문을 연 전불련은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가해자의참회와 고백이 전제된 상태에서 피해자들의 용서가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강조하고 서명운동에 강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청원서를 제출한 중앙승가대는 총의를 묻지 않고 독단으로 한 것이라며 회장 무량스님을인책 사퇴시켰다.실제로 전노사면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교계에서 뜨겁게달아오를 경우 이에 맞선 반대운동도 거세질 전망이다.대불련 경불련 전승련등 교계단체들은 전노사면이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부상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명운동이 아직 교계에서는 "찻잔속의 태풍" 정도이지만 수면위로 떠오르면 격랑이 예고되는 대목이다.전노사면 서명운동은 현실적 요인과 교리적 측면이 어우러져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현실적 요인은 두전직 대통령이 모두 불자라는 점. 또 하나는 기독교계 원로목사들이 이미 전노의 사면을 서명한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해 놓은 것이 불교계를 자극했다고 지적된다. 전민정당대표이자 정각회 고문이었던 박태준씨가 권력에 쫓겨 외로운 이역생활을 할 때 타종교의 도움을 받고 개종한 최근의 소식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실례. 이러한 현실적 정황이 전노사면을 향한 서명운동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외도의 꾐에 빠져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살인마 앙굴리마라와 관련된 부처님의 가르침도 교계의 사면여론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국법이 버릴지라도정법은 넉넉히 포용한다는 섭수의 보살정신, 그리고 국가적 위기상황에서절실하게 적용되는 화쟁과 회통사상이 사면주장에 힘을 붙이고 있다.이는 최근 대선주자들이 화합과 대통합을 난국해결의 열쇠로 보는 이치와비슷하다.어쨌든 전노 두전직대통령 사면 서명운동과 관련한 불교계의 찬반입장은 조만간 격돌의 기운을 맞고 있다.<金鍾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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