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에 있으면 남을 돕는 일에 전념할 수 없으니 출가해 더 많은 분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는 출가의 변을 남겼던 각현스님의 원력이 조계종 스님들 복지를 담당하는 요양병원으로 결실 맺었다.

의료법인 인덕원에서 운영하던 안성 파라밀 병원이 종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아미타불교요양병원’으로 전환됐다.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의료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스님은 지난 1월30일 업무협약식을 갖고 스님 전문 요양병원으로 거듭났다.

이로써 ‘승려복지 강화를 통한 승가공동체 안정화’라는 제37대 총무원 핵심 종책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총무원장스님은 200병상 규모의 요양병원 건립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는데 아미타불교요양원으로 그 공약은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아미타 불교요양병원’은 종단 차원의 정책과 지원방안을 준비해 오는 5월 초 개원기념식을 갖는다. 앞으로 스님들이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건물을 리모델링해 병상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장례와 다비 기능까지 갖춘다고 한다.

승가 노후 복지를 위한 요양병원 설립은 종단의 숙원이었다. 수십년 전부터 스님 전용 병원 설립 꿈을 꿨지만 막대한 비용과 종단 차원의 승가 복지 의식 부족으로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을 정도로 스님들의 고령화와 이로인한 의료비 지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십수년 전부터 교구 차원에서 노스님 전용 방사를 마련하고 수행연금을 지급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심각한 질환에 놓인 스님을 돌보는 기능은 불가능하다. 종단 차원의 요양병원 건립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가 되었다.

이에 제37대 총무원 집행부는 출범 직후 종단 직영 요양병원 운영을 핵심종책 과제로 제시했다. 현 집행부는 당초 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기존 불교 병원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이런 가운데 의료법인 인덕원 대표이사 성운스님이 파라밀 요양병원을 무주상으로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해 종단 직영 요양병원 공약은 빠르게 실현될 수 있었다.

종단은 요양병원 운영을 위해 1월18일 ‘조계종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령’을 공포하는 등 제도적 절차도 체계화했다. 안정적 체계적 운영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갖춘 것이다. 현 집행부의 승가전문 요양병원 건립에 대한 의지와 원력이 얼마나 강렬한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미타불교요양병원에는 창립자 각현스님의 불교 복지 원력이 스며 있음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협약식에서 총무원장스님이 언급한 것처럼 “초기 설립자인 각현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 명실상부한 종단의 중심 기관으로 위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종단이 노력할 때다. 종도들도 갈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가는 스님들 노후 복지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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