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위, 미얀마 군부 퇴진 외쳐
민주화 기원하며 ‘108배’ 정진
주한미얀마대사관에 서한 전달

조계종 사노위가 1월31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얀마대사관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 퇴진과 미얀마 민주주의 기원 기도회’를 봉행했다. 사노위 스님들은 민주화 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미얀마인들의 영정 앞에서 108배 기도를 올렸다.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던 표제야또 씨는 힙합가수였고, 푸른빛의 티셔츠만큼이나 밝게 웃고 있던 마칸킨 씨는 타인을 치료하는 간호사였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영정이 주한미얀마대사관 인근에 놓였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2년째. 누군가의 11살 난 아들, 대학생, 시인 등 미얀마 시민들의 영정 앞에 이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기도소리가 이어졌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는 1월31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얀마대사관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 퇴진과 미얀마 민주주의 기원 기도회’를 봉행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는 지난 2021년 2월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시작됐으며,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이날 기도회에는 10여 명의 영정 사진만 자리했지만,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29일 기준 약 2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3000여 명이 구금 중이다.

사태 직후 미얀마를 위한 기도회, 오체투지 등을 진행해온 사노위는 미얀마에 평화가 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기도회를 열었다.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은 “2년이 지났음에도 미얀마 군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악행과 탐욕이 파멸을 가져온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그 누구도 예외는 없기 때문”이라며 “미얀마 민중들의 평화를 향한 강인한 마음들이 미얀마에 가득찼기에 머지않은 시기에 반드시 기쁨과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강력히 말했다.

기도하는 스님들.
사노위 스님들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미얀마 군부의 퇴진을 촉구하며 108배를 하고 있다.

이어 목탁소리에 맞춰 108배 기도가 시작됐다. 차가운 돗자리 바닥 위에 선 사노위 스님들은 지난 2년간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투쟁하다 죽은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한편, 미얀마 군부의 퇴진을 촉구하며 한 배 한 배 간절히 절을 올렸다.

이날 기도회에는 미얀마인 묘헤인(미얀마 국민통합정부 NUG한국대표부 공보관) 씨도 참석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묘헤인 씨는 “고통받는 미얀마인들을 위해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안다”며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오늘 기도하시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미얀마 친구들에게 전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 강인남 대표는 미얀마 사태를 ‘군부 쿠데타’로 기억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인남 씨는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시민들의 염원은 단 하루도 거리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미얀마 시민들의 ‘강렬한 희망’으로 기억해 미얀마에 평화가 오는 그날까지 다함께 연대하자”고 전했다.

기도회를 마친 사노위 스님들은 주한미얀마대사관에 ‘미얀마 군부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 고금스님, 위원 현성스님, 서원스님, 시경스님, 동신스님, 법정스님, 도승스님 등이 참여했다. 사노위 양한웅 집행위원장과 이권수 사무국장, 시민단체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은 “머지않은 시기 미얀마에게 반드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인 묘헤인 씨도 참석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기도하는 시민들.
사노위 ‘미얀마 군부 퇴진과 미얀마 민주주의 기원 기도회’.
사노위 ‘미얀마 군부 퇴진과 미얀마 민주주의 기원 기도회’.
사노위 스님들이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주한미얀마대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대사관 측이 나오지 않자, 스님들은 서한 전달을 우편함에 넣는 것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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