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노위 출범 10주년 기념식
​​​​​​​‘10년 평가와 전망’ 세미나도 열려
“차별 없는 세상 위해 끝까지 연대”

8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10주년 기념식에서 행사 이후 찍은 기념사진. 

“연대하는 민중은 반드시 승리한다!” 8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10년 기념식에서 위원 혜찬스님이 힘찬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거리에서 스님들과 함께해온 단체 활동가들도 목탁소리에 맞춰 ‘비정규직 철폐하자’, ‘평등세상 앞당기자’는 구호를 외치며 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이날 기념식에서 사노위 스님과 사부대중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연대해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치사를 통해 “다양한 문제에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했던 시기 사노위 출범은 불교 대사회적 활동의 중요한 변곡점이 됐고, 이후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불교에 대한 국민들 신뢰가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정리해고를 당한 후 길에서 보낸 노동자,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 희생자 가족, 산재사고로 가족을 잃으신 분, 장애가 있는 분들 가족 여러분이 함께하고 계시다”며 “모든 분들에게 용기의 마음을 전하며 부처님의 대자비심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사노위와 함께 연대해온 단체 활동가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총무원장 스님은 “조계종은 사노위의 원만한 활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대승보살 정신을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지회에 감사패도 전달했다.

위원장 지몽스님도 환영사에서 “되돌아보면 10년이라는 시간은 우리가 서로 있는 자리는 다르지만, 묵묵히 우리 사회의 차별과 부조리에 맞서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차별이 사라진 평등한 사회,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오는 날까지 거리에서 기도의 목탁 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부처님의 자비와 평등사상을 실천하는 사노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도 축사를 통해 “2012년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달라며 사회적 힘을 모으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을 때, 당시 총무원장 스님이 따뜻하게 손잡아 준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면서 “사노위 출범 이후 10만배 기도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힘입어 노동자들이 복직하고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쌍차 지부는 앞으로도 사노위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위 10주년 축하 동영상. 
김득중 쌍차 지부장 축사.
목탁 퍼포먼스. 

기념식에 앞서 ‘사노위 10년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양한웅 사노위 집행위원장은 “노동위 주인은 조계종단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라는 마음을 갖고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불교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상근 활동을 하는 스님들 숫자가 많아져 노동, 사회, 인권, 빈곤 등 전문 역량을 갖춘 스님들이 많아지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한 목소리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감사하다 든든하다 따뜻하다’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사노위는 늘 우리에게 기댈 언덕이 돼 주셨다”며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 확산에도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도 “지난 10년은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빈곤철폐와 평등 평화를 바라는 이들을 위해 목탁을 울려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빈곤을 발생시키지 않는 세상을 위해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박영락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목사는 “3개 종교 노동연대라는 모임에서도 사노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비정규직 제도 자체가 지닌 악한 속성 등 사회 근본적 모순에 대해 연구하고 기도하며 종교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운동 신장에 사노위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박한희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도 “좀 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운동의 든든한 동료로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약자들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2012년 8월27일 설립된 사노위는 그동안 쌍용자동차, KTX 여승무원, 콜트콜텍, 파인텍 등 수많은 농성 현장을 찾았고, 세월호 참사 현장도 지켜 왔다. 최근에는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와 연대하며 실천하는 불교로 사회 운동에 앞장섰다. 현재 20여명의 스님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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