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갑 교수, 불교의학의 대체의학 가능성 제시

한국불교상담학회가 5월28일 개최한 춘계학술대회는 방역단계 조정에 따라 대면및 비대면을 겸해 열렸다.
한국불교상담학회가 5월28일 개최한 춘계학술대회는 방역단계 조정에 따라 대면및 비대면을 겸해 열렸다.

“불교의학은 서양의학의 보완 내지 대체의학으로 충분한 의학적 치료방법과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코로나 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불교와 의학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학술대회에서 불교의학의 가능성을 제기한 주장이 나와 주목받았다.

윤종갑 동아대 철학생명윤리학과 교수는 5월 28일 한국불교상담학회(회장 안양규)가 경주 지엄선실에서 개최한 제17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불교의학과 심신치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윤종갑 교수는 “불교가 의학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모든 괴로움[병]의 원인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찾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며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신체적 고통과 더불어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불득고(求不得苦), 오음성고(五陰盛苦) 등 정신적 고통을 함께 치료한다”고 분석했다.

윤종갑 동아대 교수가 '불교의학과 심신치유'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박용기 동국대 한의대 교수.
윤종갑 동아대 교수가 '불교의학과 심신치유'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박용기 동국대 한의대 교수.

특히 불교에서 거론하는 번뇌와 정신적 질병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불교와 정신의학의 주된 관심이 마음의 활동, 즉 심리적 고통과 원인으로 번뇌를 치유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윤종갑 교수는 “정신의학이 없던 시절에 붓다는 실제로 의사, 특히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면서 “붓다와 승단의 주치의였던 명의 지바카는 재가신도로 활동하며 자신이 고칠 수 없는 영역인 정신적 문제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붓다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불교가 종교와 철학에 머물지 않고 의학이 될 수 있는 학문적 바탕이 신체와 정신을 대상으로 작용과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윤종갑 교수는 “몸이 병들면 신체와 정신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 불교 병인론(病因論)의 핵심”이라며 “병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수행이며 지혜이고, 이것이 불교의학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윤종갑 동아대 교수의 발표에 대해 현암스님(왼쪽 끝)이 논평을 하고 있다.
윤종갑 동아대 교수의 발표에 대해 현암스님(왼쪽 끝)이 논평을 하고 있다.

한국불교상담학회 학술대회

‘불교의학과 심신치유’ 조명

불교학자, 의사, 한의사 참석

이같은 견해에 대해 한국불교상담학회 학술이사 현암스님은 논평을 통해 “윤종갑 교수의 발표문은 서양의학과 대비해 불교의학의 정초와 의학적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암스님은 “지금까지 불교의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학문적 독자성과 정체성을 완전히 확립했다고 단언하기 힘들다”면서 “그러나 불교의학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려는 시도는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교의학의 학문적 정립은 이론적 차원만이 아니라 임상적, 실천적 차원에서 동시에 행해질 때 학문성과 전문적 독자성이 주어질 것”이라며 “이에 관한 깊은 연구와 실천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한국불교상담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자와 논평자및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한국불교상담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자와 논평자및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밖에도 박용기 동국대 한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정구 인제대 백병원 교수가‘후성유전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김현일 경북한의사회장이 ‘한의학에서 본 명상과 건강’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문일수 동국대 의대 교수와 이태호 여명힐링센터장이 각각 논평을 했다. 

한편 총무이사 여정스님 사회로 진행된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안양규 한국불교상담학회장은 “불교는 고통의 치유이고, 의학은 질병의 치유”라면서 “질병도 고통의 일부이기에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경주 지엄선원에서 열린 한국불교상담학회 춘계학술대회.
경주 지엄선원에서 열린 한국불교상담학회 춘계학술대회.

이어 안양규 회장은 “의학은 주로 육체적인 질병에, 불교는 심리적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몸과 마음에 대해 의학계와 불교계에서 어떻게 서로 조망하고, 고통의 문제를 완화시키고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준비했다”고 학술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심신(心身)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겸해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불교학자, 의사, 한의사 등 50여 명이 참여해 불교의학의 가능성을 함께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경주=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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