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광스님, 탄허스님 39주기 추모사서 강조

5월24일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서 봉행된 탄허대종사 열반 39주기 추모대례재 가운데 육법공양.
5월24일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서 봉행된 탄허대종사 열반 39주기 추모대례재 가운데 육법공양.

근현대 한국불교의 석학이며 선지식으로 꼽히는 탄허스님의 추모다례는 종단차원에서 모셔야 한다는 발원이 나왔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자광스님(조계종 원로의원)은 5월24일(음4.24)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불교박물관 보광명전에서 열린 탄허스님 열반 39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젊은 시절 탄허스님 회상에서 잠시 수학한 적 있다는 자광스님은 “추모재에 참석한 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추모사를 이어갔다. 자광스님은 “탄허스님은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여러분이 잘 아는 분”이라며 “다례재를 종단 차원에서 모셔야 할 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탄허스님은 어려운 한문 경전을  후학들이 쉽게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대한민국의 유명 학자들을 모셔 놓고 불교를 소개할 만한 분이 없을 때 강의를 했던 분이며 그 당시 강의를 듣던 학자들로부터 “진정한 스승”이라는 얘기를 들은 분이 바로 탄허스님이라고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

원로의원 성우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의 헌화 모습.
원로의원 성우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의 헌화 모습.
원로의원 자광스님의 추모사 모습.
원로의원 자광스님의 추모사 모습.

이에 앞서 불교TV 이사장 성우스님(조계종 원로회의 수석부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금 같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혼탁할 때 부르고 싶은 분이 바로 탄허스님”이며 “그런 분이 우리 시대에 계셨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라고 강조하면서 “그 희망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마음껏 누리자”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중진 스님들은 추모사를 통해 탄허스님의 유지를 이어온 원로 스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더 정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원시절 탄허스님 교재로 공부한 주경스님(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은 탄허스님의 발자취를 잊지 않게 해주는 혜거스님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이 더 널리 퍼지길 발원했다. 2013년 탄허스님 탄신100주년 및 열반30주기 특강을 통해 ‘탄허학’을 제창한 문광스님(동국대 불교학술원 연구교수)은 “혜거스님이 이끌어 주셔서 탄허스님을 더 깊게 연구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하고 “내년 40주기에는 ‘탄허스님 강설집’을 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추모사를 대신했다.

탄허기념불교박물관장 헤거스님의 인사말.
탄허기념불교박물관장 헤거스님의 인사말.

이날 추모다례재를 마련한 탄허기념불교박물관장 혜거스님(서울 금강선원장, 동국역경원장)은 채수정 교수가 지도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의 전통 육법공양으로 추모다례재의 격을 한 증 더 높였다. 혜거스님은 “영산대재 때 올리는 육법공양을 한예종 학생들의 (범패)소리와 함께 올리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회심곡과 같이 이 육법공양(곡)이 널리 알려지도록 함께 발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한예종 학생들은 전통의례에 맞춰 육법공양을 정성스럽게 올리며 탄허대종사의 가르침으로 전쟁 없고 질병 없는 태평성대가 열리길 발원했다. 학생들은 발원문을 통해서도 “탄허당 택성대종사님 속히 사바세계에 돌아오셔서 천재지변이 없는 나라, 전쟁 없고 질병 없는 태평성세 이루어주시고 세계 중심국이 되도록 이끌어 주시길 지심으로 발원하며 육법공양을 올리니 강림해 흠향해주시옵서소”라고 발원했다.

금강선원 주지 성안스님의 ‘탄허대종사 행장 낭독’으로 시작된 추모다례재는 내빈 소개와 추모사, 혜거스님 인사말, 육법공양 등 1부와 2부 추모공연으로 진행됐다.

육법공양 중 소리공양 모습.
육법공양 중 소리공양 모습.
2부 추모공연 모습.
2부 추모공연.

추모다례재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수석부의장 무봉 성우대종사(BTN 불교TV 이사장), 원로의원 불영 자광대종사(동국대 불교학술원장),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주경스님과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 문광스님,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스님을 비롯한 한마음선원 대중, 박희도 회장을 비롯한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회 임원, 탄허스님 생존 시 직접 모시던 박미중 회장을 비롯한 보문회 회원, 주지 성안스님을 비롯한 금강선원 대중 및 신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탄허스님.
탄허스님.

■ 탄허스님은 …

1913년 전북 김제에서 독립운동가 율재 김홍규 선생의 차남으로 태어한 탄허스님은 1934년(22세) 오대산 상원사로 입산, 한암스님을 은사로 계를 받고 1983년 법랍 49년, 세수 71세로 열반할 때까지 평생을 경전번역과 인재양성에 매진한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석학이다.

1939(27세) 화엄산림을 개설, 한암스님의 증명 하에 중강을 맡으면서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을 현토한 것을 계기로 입적할 때까지 역경사업을 지속했다. 1967년 원고를 탈고, 1975년 간행한 <신화엄경합론>은 화엄학의 집대성으로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빛나는 대작불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탄허스님이 번역한 수많은 경전은 전국 강원 교재로 사용되었으며 스님들뿐만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불교경전에 쉽게 다가가 진리탐구의 수행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신화엄경합론>은 화엄경을 비롯해 중요한 화엄학 관련 저작을 모두 집대성하고 현토역해(懸吐譯解)해 펴낸 것으로 총 47권, 원고 매수만 6만2000장, 번역과 출판에 17년이 걸린 대작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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