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봉 성파 종정예하 추대에 부쳐

1700년 한국불교의 법통을 계승한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대종사 추대법회가 3월30일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에서 여법한 의례로 진행됐다.

법회에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해 원로회의 의장 수봉 세민대종사와 원로의원, 전국 교구본사 주지와 중앙종회의원 및 중진 스님,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정관계 주요 인사 등 사부대중 3000여 명이 참석해 한국불교의 전등을 밝힐 종정예하를 추대했다.

이날 추대법회는 한국불교를 상징하는 도량 조계사에서 부처님 전 국태민안과 불교중흥의 서원을 다지는 법석의 자리였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오색연등과 감로꽃비의 장엄함 속에서 한국불교를 이끌 최고 어른에게 법통을 상징하는 법장(法杖)을 봉정하는 순간, 조계사에 운집한 사부대중 모두가 자긍심을 넘어 환희심이 넘쳐났다.

중봉 성파 종정예하는 제9대 종정을 지낸 월하대종사의 제자로, 환성 지안선사의 13대 법손으로 한국불교사에 있어서도 상징적 어른이다. 스스로의 수행은 물론 후학양성과 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평생 헌신했다. 27안거를 성만하고도 일상 속의 수행정진으로 수행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왔으며 전통문화와 예술 분야에 대한 조예와 애정이 깊어 일찍이 문화포교의 길을 개척한 대종장(大宗匠)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명성은 출세간의 담을 넘어 세간에서도 회자되기도 했다.

중봉 성파 종정예하는 추대에 부쳐 “상요청규(常要淸規)하고 필수화목(必須和睦)하며 보리군생(普利群生)하라”는 교시를 내렸다. 근본,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간결하면서도 무거운 가르침이다. 불제자에게 가장 중요한 지계와 승가의 제일 덕목인 화합을 품었으며, 불교의 팔만사천 법문이 교시에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우리 종단이 나아갈 길을 교시로써 펼쳐보였다.

중봉 성파 종정예하는 추대법회에서 “이 사회의, 이 세계의 얼어붙은 마음들을 따스한 화합하는 기운으로 굴려서 사람들에게 얼굴에 웃음꽃이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불자의 임무와 책임”이라고 법문했다.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과 불교의 나아갈 길 역시 열어 보였다. 이는 생활 속 자비의 구현이다. 우리 불제자들이 자비를 구하고 자비를 실천할 때 세상에 웃음꽃이 필 수 있음을 일러준 것이다.

이제 모든 사부대중은 “어느 때나 청규를 굳게 지키고 모름지기 대중과 화합 이루며 널리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라”는 의미를 되새기고 수희봉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과업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중앙종무기관을 비롯해 각 교구, 관계기관‧단체가 한마음이 되어 교시를 봉대하고 중봉 성파 종정예하의 추대법어에서 설한 가르침을 구체화하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불교신문 3710호/2022년 4월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