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총 39회에 걸쳐 80 화엄경 합송
법문 듣고 사경하며 이웃돕기 실천

해인총림 해인사가 3년 3개월 동안 이어지는 화엄경 완독대법회 대장정을 3월19일 시작했다. 갑작스런 기온변화로 눈이 내렸지만, 개막법회에 동참한 스님과 불자들은 합송을 쉬지 않았다.
해인총림 해인사가 3년 3개월 동안 이어지는 화엄경 완독대법회 대장정을 3월19일 시작했다. 갑작스런 기온변화로 눈이 내렸지만, 개막법회에 동참한 스님과 불자들은 합송을 쉬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대방광불화엄경(이하 화엄경)>을 설한 해인삼매의 경지를 실체화한 도량, 해인총림 해인사(주지 현응스님)가 사부대중과 함께 80권 화엄경 전권을 독송하고, 법문을 듣고, 사경하는 대작불사에 나섰다. 해인사는 80 화엄경을 총 39회로 나눠, 3월19일부터 3년 3개월 동안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후1시 법계탑 마당에서 화엄경 독송법회를 봉행한다.

해인사 대방광불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가 열린 3월19일, 가야산에는 지난 밤부터 서설(瑞雪)이 내렸다. 갑작스럽게 내려간 기온으로 추워지고, 법회 내내 싸라기눈이 내렸지만, 기도하고 수행하는 사부대중의 원력을 꺾지 못했다. 이날 해인사에는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 전계사 무관스님, 주지 현응스님, 전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 등 사부대중 400여 명이 동참해 화엄경을 합송했다. 싸라기눈을 맞으며 마당에서 합송하는 불자들을 비롯해, 처마 밑, 새로 개원한 만불보전 안에도 불자들로 가득했다.

해인사 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향적스님, 주지 현응스님, 전계사 무관스님, 방장 원각스님 등.
해인사 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향적스님, 주지 현응스님, 전계사 무관스님, 방장 원각스님 등.

 

해인사가 80 <화엄경>을 완독하는 법석을 기획한 것은 주지 현응스님이 ‘해인사다운’ 기도 수행법을 고민한 결과다.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해인삼매에 드셔서 설한 가르침이며, 해인사는 신라 때 창건된 화엄십찰 가운데 한 곳이다. 중국 화엄종 2대조인 지엄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배우고 신라로 돌아온 의상스님의 법손인 순응.이정스님은 가야산에 사찰을 창건하고, ‘해인사’라 명명했다. 부처님께서 화엄경에서 설한 일심법계의 세계를 현실에 구현해 놓은 사찰 해인사가 화엄경을 합송하며 부처님의 수승한 가르침을 널리 펼친다는 의미에서 이번 법회는 의미 있다.

개막법문을 설한 방장 원각스님은 “경전 중의 왕이요, 대승불교의 꽃이라 찬찬한 대방광불화엄경을 해인사에서 사부대중이 한 자리에 모여 독송하며 그 의미를 깨닫고 법회를 하는 것을 신심이 나고 포교가 되는 일”이라고 법문했다. 이어 “지금 세상이 복잡하고 코로나로 인해 고통스럽다”며 “3년간 완독대법회를 통해 대한민국과 인류사회가 질병에서 건강한 삶으로, 빈부격차의 불행에서 고루 번영하는 사회로, 대립과 전쟁에서 화합과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싸라기눈을 맞으며 법문하는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
싸라기눈을 맞으며 법문하는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

 

화엄경 완독대법회 강설법주 무비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은 이날 영상으로 화엄경 합송의 의미를 설명했다. 신라 화엄십찰 중 한 곳으로, 화엄사상을 통해 신라인을 제도하기 위해 창건된 해인사는 고려시대까지 화엄사상을 선양해 왔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어려움을 겪었다. 무비스님은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화엄삼매에 들어 설한 가르침으로, 당시에는 중생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안타까워하셨다”며 “경전에는 첫째 부처님께서 얻은 정각의 내용과 둘째 깨달음에 의거해 보살행을 펼치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무비스님은 “화엄경을 공부해야 비로소 진정한 불자로 거듭나게 된다”며 완독대법회 동참한 사부대중을 찬탄하며 3년 3개월 완독대법회에 동참하고, 집에 돌아가 사경해 경전의 깊은 이치를 마음에 새기고 이해하라고 당부했다. 스님은 “물질계에 태양이 있다면 마음에는 화엄경이 있다. 화엄경을 읽고 쓰고 공부하면 내 자신이 얼마나 완벽하고 훌륭한 존재인지 알게 되고, 이대로가 화장장세계이며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설했다.

법회 시작에 앞서 참가한 사부대중에 꽃비를 뿌려주는 스님들
법회 시작에 앞서 참가한 사부대중에 꽃비를 뿌려주는 스님들

 

한편 해인사는 2022년 3월19일부터 2025년 5월17일까지 3년 3개월 동안 총 39회에 걸쳐 화엄경을 합송한다. 이를 위해 무비스님의 <대방광불화엄경>을 발췌 수정해 독송집과 사경집을 각각 발간했으며, 법회에 동참하는 사부대중에게 배포해 합송하고 각자 사경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법회 기간 총 10회에 걸쳐 무비스님 강설법이 예정돼 있으며, 영가 천도의식, 이웃을 위한 자비나눔 등도 실천한다. 총무국장 진각스님은 “화엄경은 ‘10바라밀’과 ‘보현보살 10대 행원’으로 삶과 세상을 보는 올바른 지혜를 열어주고,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이루는 큰 자비를 펼치게 한다”며 “완독대법회에서는 화엄경을 합송하는 것 외에 법문을 듣고, 각자의 자리에서 사경하고, 영가시식 외에 이웃을 돕는 보살행을 함으로써 경전 속 부처님 가르침을 오롯이 실천하게 된다”고 밝혔다.

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에 참석한 불자들
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에 참석한 불자들
화엄경 합송하는 불자들
화엄경 합송하는 불자들
처마 밑에서 화엄경을 합송하는 모습.
처마 밑에서 화엄경을 합송하는 모습.
만불보전에서 화엄경을 독송하는 불자들
만불보전에서 화엄경을 독송하는 불자들
눈을 맞으며 화엄경을 합송하는 사부대중
눈을 맞으며 화엄경을 합송하는 사부대중
해인사 법계탑 마당에서 열린 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
해인사 법계탑 마당에서 열린 화엄경 완독대법회 개막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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